여기 비와이가 랩을 하노니 천지가 개벽하고 청중은 눈과 귀가 번쩍 뜨이노라. 누가 그를 막는다면 화 있을진저 스스로를 믿는 자, 래퍼 중의 래퍼로 우뚝 섰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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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화이트의 줄무늬 퍼 코트는 소윙 바운더리스, 비즈 장식 십자가 목걸이는 넘버링 제품.

<쇼미더머니5>(이하 <쇼미더머니>)가 끝난 후 얼마나 바쁘게 보내고 있나?
지난 이틀 동안만 해도 여러 도시를 오갔다. 어제는 대구와 부산, 그저께는 전주, 천안, 대전에 다녀왔다. 지방에 내려가는 김에 스케줄을 더 잡으면 좋을 것 같아서 공연과 기타 행사를 소화했다.

광고도 찍었는데 기분이 어떤가?
기분 좋다. 재밌다. 한화 이글스와 NC 다이노스 경기 시구도 했다. 방송할 때는 그래도 방송 하나에만 집중하면 됐는데, 이젠 신경 써야 할 일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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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에 입은 하얀색 터틀넥은 이스트 하버 서플러스 by 샌프란시스코 마켓, 팬츠는 노앙, 스니커즈는 수퍼콤마비 제품. 프린지 장식 재킷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쇼미더머니> 방송 시작하기 직전, <더블유> 6월호에 쌈디와 그레이 화보 인터뷰가 실렸다. 그때 쌈디가 올해 우승 후보로 씨잼과 비와이를 꼽았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선 실력 좋은 사람이 반드시 끝까지 가는 건 아닌데 정말 두 사람이 결승에 올랐다 .
그런가? 왜지?

방송이고 쇼니까. 돌발 상황에 처했을 때 멘탈 무너지지 않으면서, 촬영 과정의 피로와 긴장도 극복해내야 최후까지 남는 것 아닌가? 매력에 운도 있어야 하고.
오, 맞다! 그렇네?

비와이는 일단 긴장을 전혀 안 하는 것처럼 보여서 인상적이었다.
무대 위에선 긴장 안 한다. 건강한 긴장과 설렘은 있지만, 실수하면 어쩌나 걱정하는 일도 없다. 성격이라기보다 내가 잘 할 거라고 믿어서 그렇다.

작년 <쇼미더머니>에선 방송 분량도 많지 않았고, 3차 예선에서 탈락했다. 그런데 올해에는 첫 등장할 때부터 참가자와 프로듀서 모두 비와이를 주목했다. 작년 3월 발매한 첫 솔로 앨범 이 서서히 알려지며 래퍼들 사이에서도 인정받은 것인가? 대체 1년 사이에 무슨 일이 생겼나?
그사이 내 태도가 바뀌었다. 사실 작년과 올해 내 실력엔 별 차이가 없다. 오히려 준비는 작년에 더 열심히 한 것 같다. 작년에 떨어지고 나서 많이 생각 해보니, 내 위치를 낮게 잡고 스스로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지 않았던 게 이른 탈락의 원인이라고 판단했다. 나도 심사하는 사람과 같은 아티스트인데 그들에게 인정받으려고만 한 것이다. ‘왜 필요 이상으로 겸손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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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색 가죽 재킷과 팬츠는 김서룡, 안에 입은 터틀넥은 YMC by 플랫폼, 검은색 첼시 부츠는 스톤 아일랜드 제품.

마음을 다르게 먹었더니 센세이션의 주인공이 됐다고? 믿기 힘든 얘기다.
태도를 바꾸고 나서 어떤 일이 벌어진 줄 아나? 신기하게도 어릴 적부터 팬이었던 시아준수 측에서 피처링을 해달라는 연락이 왔다. 예전 같았으면 ‘와! 시아준수라니! 감사합니다!’라는 마음이 전부였을지 모른다. 그것보다 아티스트 대 아티스트로 같은 선상에서 음악에 포커스를 두면 되는 일이다.
굵직한 레이블이 참여한 힙합 페스티벌에서 공연했을 때도 공연 후 관객들이 꼽은 가장 인상적인 래퍼가 바로 나였다. <쇼미더머니> 우승자도 아니고 지금처럼 알려지지도 않았을 때 생긴 일이다. 누군지 밝힐 수는 없지만, 사회 문화적으로 영향력 있는 유명 인사가 내 팬을 자처하여 만남을 가진 경험도 태도의 변화에 영향을 끼쳤다. 태도를 바꿨다는 건 나에 대한 믿음이 더 생겼다는 뜻이다. 그다음부터는 믿는 대로 흘러갔다.

역시 ‘내가 가장 잘나가’라고 믿는 그 태도야말로 ‘스웩’의 시작인가?
그렇다. 자기를 의심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사람은 확신하는 대로 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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