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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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이미 와 있다. 단지 널리 퍼지지 않았을 뿐.” 소설가 윌리엄 깁슨의 이야기는 지금의 할리우드에도 어렵지 않게 적용된다. 미남은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 단지 그 이름이 널리 퍼지지 않았을 뿐. 올여름이 지나면 입지가 전혀 달라질 남자 배우들을 일찌감치 추려봤다.

크리스 프랫
<그녀> → <가디언스 오브 갤럭시>

스파이크 존즈의 <그녀>에 등장한 캐릭터 중 와킨 피닉스의 회사 동료인 폴을 기억하나? 티무르 베크만베토브의 <원티드>에서 제임스 맥어보이가 휘두르는 키보드에 턱이 날아갔던 친구 배리는? 지금껏 주인공의 주변을 맴도는 조연이었던 크리스 프랫이 오는 7월 마블의 영웅으로 도약할 예정이다. 한결 경쾌하고 막나가는 <어벤저스> 정도가 될 제임스 건의 <가디언스 오브 갤럭시>에서 그는 기꾼 기질이 다분한 리더 스타로드 역할을 맡았다. 근육질로 거듭난 모습을 보면 배우자인 안나 패리스에게 축하 인사를 보내고 싶을 정도. 차기작 촬영에도 이미 돌입한 상태다. 2015년 개봉 예정작인 <쥬라기 월드>다.

안셀 엘고트
<캐리> →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킴벌리 피어스가 리메이크한 <캐리>는 한국에서 극장 개봉 기회도 얻지 못한 채 블루레이 시장으로 직행했다. <다이버전트>에서 가장 주목받은 건 아무래도 남자 주연이었던 테오 제임스다. 하지만 6월 초 북미에서 개봉해 엄청난 흥행을 기록 중인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는 안셀 엘고트가 드디어 누리게 된 스포트 라이트다. 존 그린의 동명 원작을 스크린에 옮긴 이 최루성 로맨스에서 그는 (<다이버전트>에서는 오누이 사이였던) 쉐일린 우들리의 상대역을 맡았다. 시한부 선고를 받은 10대 암환자들의 사랑이라는 고전적인 설정에 매력적인 배우들이 신선한 활기를 불어넣었다는 평.

브렌튼 스웨이츠
<말레피센트> → <더 기버>

<말레피센트>에서 해리 왕자로 짧게 얼굴을 비친 브렌튼 스웨이츠는 은근히 실속 있는 커리어를 쌓고 있는 중이다. 마이크 플래니건의 <오큘러스>는 썩 영리한 호러였고, 7월 한국 개봉을 앞두고 있는 <더 시그널> 역시 올해 초 선댄스 영화제에서 괜찮은 반응을 얻은 SF 스릴러다. 아마 필립 노이스의 <더 기버 : 기억전달자>가 공개되는 8월이 되면 그를 알아보는 관객이 훨씬 많아질 것이다. 이미 고전이 된 로이스 로우리의 디스토피아적인 동명 원작을 각색한 이 블록버스터에서 스웨이츠는 메릴 스트립, 제프 브리지스, 알렉산더 스카스가드, 케이티 홈스 등 쟁쟁한 배우들과 호흡을 맞춘다.

에디터
피처 에디터 / 정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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