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가 한결 부드러워진 요즘, 손끝에도 계절을 입히고 싶어지지 않나요?
이번 봄은 베이비 핑크와 라일락 같은 클래식 파스텔은 물론, 채도를 끌어올린 네온 핑크와 라임처럼 팝한 컬러까지 스펙트럼이 넓어졌습니다. 디자인은 과감히 생략해도 좋겠습니다. 파츠와 아트는 과감히 덜어내고 한 가지 컬러로 열 손가락을 꽉 채우는 솔리드 풀 코트로요. 카리나처럼!
베이비 파스텔 블루

카리나가 절친들과 떠난 일본 여행에서 선택한 네일 컬러는 베이비 블루였습니다. 정확히는 올해 초부터 조용히 존재감을 키워온 ‘아이시 블루’ 계열이죠. 얼음 조각을 닮은 투명도, 한 톤 낮은 채도로 정제된 차가움. 차갑지만 날카롭지 않고, 맑지만 가볍지 않은 색입니다. 손끝에 얹는 순간 공기까지 서늘해지는 듯한 인상을 남기죠.

카리나의 새하얀 쿨 톤 피부와 대비를 이루는 흑발. 이 조합 위에서 아이시 블루는 가장 이상적인 선택인 듯합니다. 컬러가 피부의 투명도를 한층 끌어올리면서 전체 이미지를 더욱 선명하게 정리해 주니까요. ‘겨울 미녀’의 공식을 정확히 짚은 것 같죠?

이번 네일 아트에서 눈여겨볼 지점은 표현 방식입니다. 파츠도, 그래픽도, 그 어떤 장식도 배제했습니다. 오직 한 가지 컬러로 열 손가락을 꽉 채운 솔리드 풀 코트. 오히려 그 단순함이 더 세련되어 보입니다. 표면은 유리처럼 매끈하게 정돈하고, 광은 과하지 않게 눌러 컬러의 순도를 그대로 드러내는 방식을 택했죠.
언뜻 꾸안꾸처럼 보이지만, 짙은 네이비 오프 숄더와 비슷한 채도의 민소매 톱을 준비해 간건 채도와 명도를 맞춘 톤온톤 전략처럼 보입니다. 차가운 블루를 중심에 두고 의상 역시 같은 온도로 정리하면서 전체 룩의 결을 맞췄죠. 블루가 이렇게 여리게, 그리고 우아하게 표현될 수 있다는 사실을 카리나가 증명하네요. 올봄 컬러 차트에 아이시 블루를 추가해 보세요.
피치 핑크

살구빛이 은은하게 감도는 이 컬러는 손끝에 자연스러운 혈색을 더해줍니다. 채도는 낮고 명도는 높은 편이라 피부 톤을 부드럽게 보정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특히 웜톤 피부라면 손이 한층 화사해 보이고, 쿨톤이라면 의외의 따뜻함이 더해지며 분위기가 유연해집니다.

피치 핑크를 세련되게 바르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컬러를 두껍게 올리기보다 얇게 두 번 레이어링해 투명도를 살리는 것. 광은 글로시하게 유지하되, 과한 하이라이트는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그래야 손끝이 인위적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데일리 룩과의 궁합도 뛰어납니다. 화이트 셔츠, 데님, 베이지 니트처럼 기본 아이템과 만나면 전체 이미지가 정돈됩니다.
네온 핑크

이 사진을 보고 네온 핑크에 시선이 멈췄다면, 이미 이번 시즌의 흐름에 올라탄 셈입니다. 올 시즌은 채도를 한 단계 끌어올린 네온 핑크를 필두로 라임, 일렉트릭 블루 같은 팝한 컬러가 손 끝을 물들일 전망이거든요. 네온 계열처럼 형광에 가까운 채도는 피부 톤을 즉각적으로 환기해주는 메리트가 있습니다. 조명을 받으면 더욱 또렷해지고, 햇빛 아래에서는 컬러가 빛을 머금은 듯 반사됩니다. 반대로 어두운 공간에서는 작은 주얼리처럼 기능합니다. 손을 움직일 때마다 조명이 켜진 듯 주변을 밝게 화사하게 만들어주니까요.
네온 핑크를 세련되게 소화하려면 준비 단계가 절반입니다. 손등과 손가락 주변 각질을 매끈하게 정리하고, 큐티클 라인을 정교하게 다듬어야 합니다. 표면이 고르지 않으면 강한 컬러일수록 결점이 도드라집니다. 도포 방식은 카리나처럼 과감하게 풀 코트가 정답입니다. 다만 쉐입은 절제해야 합니다. 길고 날카로운 스틸레토보다는 짧고 단정한 스퀘어 혹은 라운디드 스퀘어가 균형을 잡아줍니다. 컬러는 강하게, 실루엣은 담백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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