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불편한 친구일수록 더 손절을 못할까?

최수

이젠 즐겁지 않은 우리 사이

오래된 친구와의 관계에서 회의감이 들 때가 있습니다. 예전처럼 편하지 않고, 대화는 겉돌고, 만남 후에는 피로감만 남죠. ‘오래 알고 지냈으니까’, ‘그래도 나쁜 사람은 아니니까’라는 생각이 핑계처럼 맴돕니다. 도대체 왜 우리는 불편한 관계를 정리하지 못하는 걸까요?

1. 함께한 시간이 아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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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관계가 오래될수록, 그 시간 자체가 하나의 무게가 됩니다. 지금까지 쌓아온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결정을 미루게 하죠. 지금이 손해인데도, 이미 투자한 시간이 아까워 계속 관계를 끌고 가는 매몰 비용의 오류와 같습니다. 특히 학창 시절 친구처럼 인생 특정 시기에 강하게 연결된 관계일수록, 그 시절의 감정까지 덤으로 떠안게 되죠. 하지만 중요한 건 그 친구가 지금의 나와 얼마나 잘 맞느냐는 것입니다. 과거의 친밀함이 현재의 피로감을 정당화할 수는 없습니까요.

2. 착한 사람 콤플렉스에서 오는 죄책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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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누군가를 직접적으로 거절하거나 상처 입히는 일을 본능적으로 꺼립니다. 사회적 존재로 살아가는 만큼, 무의식중에 ‘좋은 사람’이라는 인상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거든요. 그래서 불편함을 느끼면서도 내색하지 못하고, ‘상대방이 섭섭해하면 어쩌지’ 같은 걱정을 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런 배려가 자신을 지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감정을 숨긴 채 유지되는 관계는 금세 균열이 생기기 마련이고요. 착한 사람이어야 한다는 강박이, 오히려 관계를 어색하게 만드는 아이러니를 만들 수 있습니다.

3. 관계를 끊으면 외로울 거라는 착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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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를 정리하면, 사회적 고립으로 이어질까 봐 두려워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많은 인간관계에 안정감을 느끼는 유형일수록, 관계의 ‘수’를 줄이는 결정이 불안감을 주죠. 하지만 불안감을 피하기 위해 ‘좋지 않은 관계’조차 붙잡을 필요는 없습니다. 외로움을 피하려다 피로감을 선택하는 셈이니까요. 관계는 무조건 많다고 좋은 게 아니라, 소수의 긴밀한 연결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진하지 않는, 안정적이고 편안한 사람을 곁에 두세요.

사진
각 Instagram,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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