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힘들게 하는 공감이 있다
기분이 울적할 때, 같이 화내고, 속상해하는 친구의 반응은 분명한 위로가 됩니다. 그렇다면 공감은 무조건 크고 많을수록 좋은 걸까요? 오히려 나를 힘들게 하는 공감은 없을까요?
공감이 짙을수록, 감정이 확실해지니까

같이 화내주는 친구가 옆에 있으면 속이 다 시원합니다. “맞아, 그건 진짜 너무했다”, “걔가 잘못했네” 같은 말 한마디에 그간 억울함과 답답함이 한 번에 풀리는 것 같죠. 그런데 집에 돌아오면 마음이 찜찜하고, 괜한 얘기를 한 것 같습니다. 친구와의 대화 이후, 부정적인 생각을 떨치기가 더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감정은 표현한다고 줄어들지 않습니다. 오히려 입 밖으로 감정을 내뱉을수록, 특히 같은 표현을 반복할수록 더 또렷하게 굳어지는 경향이 있죠. 억울한 감정을 친구에게 털어놓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결론 없이 불평불만이 계속된다면 감정은 흘러가지 못하고 그 자리에 고일수 밖에 없습니다. 친구와 반복해서 감정을 곱씹는 것이 불안과 우울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을만큼요(Rose, Child Development, 2002).
좋은 공감은, 새로운 시선을 함께 찾는 것

공감에는 두 가지 역할이 있습니다. 하나는 감정을 이해해 주는 것, 또 하나는 그 감정이 흘러갈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좋은 공감은 이 둘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죠. 먼저 상대의 상황과 감정을 충분히 들어주는 것이 첫 번째 입니다. 그다음엔 부정적인 감정에 매몰되지 않도록, 상황을 다르게 볼 기회를 함께 찾는 것이죠. “속상했겠다. 근데 그 사람은 아마 이런 입장이었던 거 아닐까?”처럼요. 나를 힘들게 할 사람 혹은 상황을 피할 수 없다면, 그들에 대한 해석이 굳어지지 않도록 유연한 사고를 갖는 것이 앞으로를 위한 방법입니다.

그간 속이 후련했던 대화를 돌이켜보세요. 화만 내고 끝난 대화가 아닌, 앞으로의 방향성을 함께 의논해 준 대화가 마음속에 더 깊게 남아 있을 겁니다. 친구의 슬픔과 힘듦 혹은 분노에 동조하고 싶다면, 단순히 공감하는 것에서 그치지 말고, 그 감정을 잘 배출하고 흘려보낼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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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 Instagram, @ariloufourni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