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보물, 손흥민이 밝게 빛났다

김민지, 권은경

“제가 최근에 한 선택 중 가장 잘한 선택인 것 같아요.”

런던에서 LA로 무대를 옮긴 손흥민이 말했다. 햇살 강한 기운 속에서 특유의 긍정적 에너지로 앞날을 돌파해갈 우리의 쏘니. 한국의 보물이, 한국적인 색으로 가득한 공간에서 밝게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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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의 표현에 따르면 그는 어린아이로 토트넘에 입단해 어른이 되어 그곳을 떠났다. 2015년 8월의 손흥민은 성인이지만 커다란 소년 같은 앳된 모습이었다. 아이는 파괴력을 숨길 수 없는 데다 드라마를 쓰는 감각이 있어서, 홈 데뷔전부터 두 골을 터뜨렸다. 그 골에서 모든 게 시작되었을 것이다. 2019년 원맨쇼를 하듯 수십 미터를 돌파한 끝에 넣은 골이 FIFA 푸슈카시상(올해의 골)을 받았을 때, 2021-2022 시즌 EPL 득점왕에 등극했을 때, 2023년 토트넘의 주장이 되었을 때, 그리고 2024-2025 시즌 UEFA 유로파 리그에서 그토록 열망한 우승컵을 들어 올렸을 때, 그 모든 순간에 손흥민은 귀로 듣고 눈으로 봐도 믿기지 않은 놀라운 궤적을 그리고 있었다. 손흥민의 LAFC 이적 소식이 공식 발표된 8월 7일(한국 시간), 토트넘 홋스퍼 유튜브 채널에는 손흥민에 관한 영상 아홉 개가 올라왔다. ‘토트넘에서의 마지막 인터뷰’, ‘팬들에게 전하는 편지’ 등 대동소이한 제목의 영상들은 결국 손흥민의 ‘마지막 인사’를 담고 있다. 그가 눈물을 훔치며 남긴 말 중 일부는 이렇다. “토트넘 팬 여러분, 저는 정말 어려운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젠 스퍼스 가족을 떠나기로 했습니다. 제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결정 중 하나였어요. 말했듯이, 영원한 것은 없습니다. 저는 모든 것을 쏟아부었어요. 실망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저도 경기장에 서 여러분을 보지 못하는 게 아쉬울 거예요. 10년이라는 시간은 길지만, 수많은 골과 좋은 추억으로 가득했습니다. 이 결정이 얼마나 어려웠는지 잊지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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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손흥민의 이적보다 더 놀라운 것은, 토트넘을 입에 올리는 것이 이미 지나간 시대를 구태여 들춰내는 일처럼 느껴지는 이 기분이다. 손흥민의 모든 기록과 온 세상의 예쁨을 받는 듯한 인간적 매력은 물론 여전히 현실에 남아 있다. 하지만 그가 단순히 팀만 옮긴 게 아니라 대륙을 이동함으로써, 분명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손흥민이라는 판의 이동. 저널 리즘과 축구 팬들의 관심사가 재설정되는 속도는 손흥민의 공수 전환처럼 빨랐다.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뛰기 전까지, 국내 해외축구 뉴스에서 토트넘이 거론되는 일이 과연 얼마나 있었는지 새삼 따져볼 필요가 있을까? 적어도 한국인들에게 토트넘을 향한 눈길은 10년 전 유망주 손흥민을 따라 움직인 것이었다(토트넘 유튜브는 한국 팬덤을 고려해, 같은 영상을 두 가지 버전으로 업로드한다. 일반 영상과 ‘한글 자막’이 있는 영상. 나는 손흥민 없는 토트넘이이 성실함을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손흥민이 ‘어른’으로 성장하는 동안, 그는 세계의 눈길이 따르는 이름이 되었다. 미국이 축포를 터뜨리는 것이야 자연스럽다. 베컴과 메시에 이은 축구 스타가 미국 프로축구 리그인 MLS(Major League Soccer)에 등장했으니. 지역 언론들은 ‘손흥민의 입단 결정은 경기장을 넘어서는 문화적 의미를 지닌다’(<NBC 로스앤젤레스>), ‘특히 코리아타운을 중심으로 월드컵급 열기를 불러일으켰다’(<로이터>) 같은 내용의 기사를 쏟아냈다. 공사다망할 LA시장은 손흥민의 공식 입단 기자회견에 참석해 ‘이 도시에서 여러 세대에 걸쳐 기억될 순간’이라고 발언했다. 쏘니가 LA로 터전을 옮긴 것은 문화의 용광로로 대변되는 미국에서 도시의 풍경은 물론 정체성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사건이 될 수 있다. 작은 예로, ‘사커’가 아닌 ‘풋볼’이나 야구 경기 영상을 틀어놓던 코리아타운의 펍들은 이제 LAFC 경기 스케줄을 챙기기 시작했다. 그런 식으로 시작된 변화가 얼마나 큰 파급력을 갖는지는 지난 10년간 런던에서도 충분히 확인된 바다.

2007년 데이비드 베컴이 MLS로 향할 때만 해도 축구계는 그 의외의 선택에 놀랐지만, 그 후부터 티에리 앙리, 웨인 루니, 개러스 베일, 리오넬 메시, 루이스 수아레스 등 별 중의 별이 미국에서 뛰었거나 뛰고 있다. 그들과 손흥민의 다른 점 하나는, 손흥민은 국가대표로서도 미국 그라운드에서 뛸 예정이라는 것이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의 본선 무대가 바로 미국이다. “저는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시작을 했습니다. 내년에는 미국에서 월드컵이 열리고요. 팬들이 즐겁고 행복한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할 테니 많이 응원하고 사랑해주시면 좋겠어요.” 손흥민이 <더블유>에 건넨 말이다. 토트넘을 떠나며 남긴 영상에서 ‘지금은 울고 있지만, 다음에 만날 때는 웃는 얼굴로 만날 수 있었으면’이라고 말한 손흥민은 생각보다 빠르게 그 웃는 얼굴로 다시 그라운드에 나타났다. 런던이 아닌, 밝고 햇살 가득한 LA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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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Korea> 지금은 LA에 계시지만, 한여름 서울의 더위 속에서 두터운 옷을 입고 <더블유> 화보 촬영을 하셨죠. 손흥민을 대한민국의 국보라고 부르잖아요. 화보 콘셉트를 잡을 때 ‘한국의 상징적인 문화를 품고 있는 한국가구 박물관에, 한국의 상징 중 하나인 손흥민이 있는 모습’을 떠올렸어요. 마음에 들었나요?
손흥민 촬영 날, 정말 너무 더웠죠(웃음). 사실 서울 시내에서 한국적 운치가 있는 곳을 처음 가봤어요. 한옥과 자연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아름다웠고요. 한국의 역사와 정서를 담고 있는 장소여서 그런지 마음이 편안했던 기억이에요. 영국의 시대와 문화를 담고 있는 버버리, 그리고 그와 다른 한국의 문화와 가치가 어울려 멋진 결과물이 나온 것 같습니다.

모델로서 서 있는 모습을 보니, 문득 손흥민 선수의 옷장은 어떤 느낌일까 싶었어요. 옷장을 보면 그 사람의 패션 취향을 일차적으로 파악할 수 있거든요. 패션쇼에 다니는 앰배서더가 되기까지, 패션에 눈뜨게 된 계기도 늘 궁금했고요.
패션에 대한 관심은 어릴 적부터 있었던 것 같은데요? 아버지께서도 ‘운동한다고 후줄근한 차림으로 다니지 마라’라고 말씀하시기도 했고요(웃음). 제 옷장에는 뭐 별 거 없어요. 대부분 비슷한 옷이 많은 것 같기는 해요. 평소 깔끔하고 심플한 스타일을 좋아하고…. 대신 특별한 일이 있을 때는 스타일리스트의 도움을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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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도 바뀌고 있지만, 최근 그보다 더 큰 변화가 있었죠. 새출발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요즘 전반적으로 기분과 느낌이 어때요?
날씨도 좋고, 주변 사람들도, 팬들도··· 모든 것이 좋습니다. LAFC로 온 건 제가 최근에 한 선택 중 가장 잘한 선택인 것 같아요.

왜 예전에 호날두도 영국의 날씨를 힘들어했다는 말이 있잖아요. 런던에서 10년을 살다 LA로 터전을 옮기면 둘러싼 공기부터 다르게 와닿을 것 같네요.
날씨가 환상적이에요. 영국에서는 아무래도 해를 못 보는 경우가 많았으니까요. 꼭 날씨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이곳에서는 어떤 따스함과 여유가 느껴집니다. 행복감을 좀 더 느끼는 듯해요.

올해는 여름휴가 기간에 이적 관련 중요한 일이 이뤄진 셈인가요? 휴가다운 휴가를 제대로 보내진 못했지요?
매년 맞는 비시즌 때와는 다르게, 이번에는 중요한 선택을 둘러싼 일들 때문에 심적으로 조금 힘들기도 한 휴가였어요. 그래도 주어진 일정을 소화하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특히 토트넘에서의 마지막을 대한민국 팬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특별한 시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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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토트넘 VS 뉴캐슬 친선경기가 8월 3일 서울에서 열렸죠. 소속 팀으로서 마지막 순간을 고국에서 맞았다는 점에서는 묘한 드라마 같다는 생각이 드는 반면, 토트넘 홈구장에서 마지막 인사를 하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클 듯합니다. 돌이켜보면 그날의 감정이 어땠나요? 언젠가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인사할 적절한 기회가 있을 거라고 보시나요?
토트넘은 저에게 가장 많은 추억이 있는 곳이에요. 10년이라는 시간을 보내면서 즐겁고 행복했던 순간이 많이 스쳐 갔습니다. 말로 다 표현하기 힘든 복잡한 감정이었지만, 팀이나 동료들에게 즐겁고 행복한 모습만 남겨주고 싶었어요.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저 개인적으로도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인사할 자리가 만들어진다면 좋겠습니다.

8월 28일에는 LA 다저 스타디움에서 시구자로 나섰습니다. 비하인드 영상을 보니 손흥민답지 않게 긴장을 좀 한 것 같던데요?
뭐든지 ‘처음’은 늘 떨리잖아요. 야구장에 가본 것도 처음이고, 많은 야구팬이 지켜보는 가운데 글러브를 끼고 직접 공을 던져본 것도 당연히 처음이었어요. 연습을 일주일 정도 했는데··· 제 마음대로 되지 않더라고요(웃음). LA 홈경기에 좋은 기운을 주고 싶었고, 잘하고 싶었고, 우스운 모습 보여드리고 싶지 않았어요. 다저스의 블레이크 스넬 선수가 공을 잘 받아줘서 너무 고마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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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선경기 즈음과 시구 사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졌죠. 경기 전날 기자회견으로 토트넘을 떠난다는 소식만 알린 후, 우리 시간으로 8월 7일에 LAFC 이적 발표가 났어요. 뭔가 큰일이 벌어졌다는 느낌을 아직까지 떨칠 수가 없네요. 미국행을 택한 주요인은 뭔가요?
큰일인가요?(웃음) 요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LAFC가 들려준 미래의 비전이 마음에 들었어요. 팀 동료인 요리스, 베일, 또 주변 사람들이 해준 좋은 이야기 영향도 있었고요. 국가대표로서 월드컵 준비를 위한 부분까지, 이 모든 게 미국행을 선택하는 데 작용한 것 같아요.

이적 과정에서 평생의 스승이신 아버지는 어떤 말씀을 하셨습니까?
아버지는 제가 즐겁게 축구할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상관없다고 하셨고, 제 결정을 존중한다고 하셨어요.

MLS(메이저리그 사커)는 EPL뿐 아니라 유럽 쪽과 분위기도 리그 시스템도 아주 다르잖아요. 승강제가 없고, 정규 시즌 후 플레이오프로 우승팀을 가린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 특징이 혹시 선수한테도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시스템이 다르다고 해서 큰 의미로 다가오지는 않은 것 같아요. 저는 똑같은 축구를 하는 거니까요. 지금으로선 팀 동료들과 함께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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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에 죽고 살 정도인 유럽과 역사나 정서가 다르다 보니 관중의 느낌도 다르겠죠. 아직 낯설 이들을 위해, 손흥민 선수가 파악하는 MLS에 대해 소개해준다면요?
제가 MLS에 온 지 얼마 안 되었고, 저도 바쁜 일정 속에서 적응 중이라 아직 자세한 건 알지 못해요. 하지만 세계 어느 곳이나 축구를 사랑하는 팬들은 있어요. 여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첫 번째 홈경기 때 제가 느낀 분위기는 그 동안 여느 경기장에서 느낀 열정과 응원 못지않았고요. 유럽과 달리 미국에서는 축구가 1등 스포츠는 아니다 보니 비교할 수야 없겠지만, 또 그렇기에 성장 가능성이 더 크다고 생각해요.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더 많은 사람들 이 MLS 리그를 즐기고 사랑할 수 있게 저 역시 더 노력 해야겠다고 생각해요.

영국에서도 팀 주장으로서 본보기가 되었지만, 미국에서는 아무래도 손흥민을 우러러보는 선수가 더 많지 않을까요? 한 팀에서, 또 리그 전체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선수는 여러모로 ‘기준’이 될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이제 팀에 온 지 3주 정도 지났는데 크게 다르지 않아요. 대부분의 선수가 새로운 팀 동료를 맞이하고 그 새로운 선수와 소통하는 데 익숙하니까요. 물론 저에게는 모든 것이 새로운 환경이다 보니 팀 분위기를 파악하거나 동료들의 경험과 팁을 듣고, 제 경험이나 생각을 공유하는 시간을 많이 갖는 편이에요. LA 맛집도 많이 추천받고 있고요(웃음). 제가 모범을 보여야겠다고 뭐 특별하게 하는 건 없어요. 팀이 바뀌어도 저는 똑같은 것 같아요. 먼저 웃으며 인사하고, 스킨십도 하고, 좋은 경기를 준비하기 위해 동료들을 독려하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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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14년 전에 나카타 히데토시를 인터뷰한 적이 있어요. 세상에 대한 호기심도, 소양도 깊어 보여서 ‘선수 시절에는 그 많은 욕구를 어떻게 컨트롤했느냐’ 물으니, ‘프로 스포츠 선수는 매일 일정한 루틴으로 살기 때문에 훈련 외 시간 동안 관심사와 에너지를 꾸준히 축적해뒀다’고 하더군요. LA는 축구 이슈를 떠나 런던과 문화적인 환경, 소스, 즐길 거리가 꽤 다를 텐데요.
물론 저도 자연스럽게 LA의 여러 요소를 경험하겠지만, 지금은 이곳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잖아요. 프로 선수로서 팀에 잘 적응하고,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도록 경기에 집중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것들은 저도 차차 축적해나갈 것 같습니다.

낯선 동네로 이사했는데 그 동네에 친구가 살고 있다면, 이것저것 자잘하게 물어보겠죠. 과거 토트넘 동료였던 골키퍼 위고 요리스가 2024년부터 LAFC에서 뛰고 있는데, 그와 생활에 필요한 대화를 좀 나눴나요?
네! 그렇죠, 요리스와는 서로 너무나 잘 아는 사이니까요! 지금 이 팀에서 제가 가장 오래 알고 지낸 사람이기도 하고요. 요리스에게서 팀과 팀 동료들에 대한 얘기도 듣고, 어떤 식당의 어떤 음식이 맛있는지, LA 생활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있어요. 요리스뿐 아니라 다른 동료들도 LA에서 생활하는 데 도움이 되는 팁들을 알려줘서 매번 고마운 마음입니다.

저는 인터 마이애미의 구단주 베컴과 그 팀에서 뛰고 있는 메시도 쏘니의 존재를 진심으로 반가워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경쟁하는 사이지만, 미국에서 사커의 입지가 활발히 성장하는 과정에 스타 플레이어가 함께한다는 건 그들에게도 고무적인 소식일 거예요. 혹시 메시와 밥 먹을 일이 생긴다면 그에게 뭘 물어보고 싶으세요?
메시 선수가 MLS에 미친 영향이 굉장히 크다고 생각해요! 음, 그러니까 함께 밥 먹게 된다면 리그와 축구 이야기가 대화의 대부분일 것 같은데요?

9월 중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미국, 멕시코와 평가전을 치릅니다. 10월에는 한국에서 평가전이 있죠.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무대가 바로 미국인데, 내년 월드컵을 앞두고 어떤 각오와 기대를 하시나요?
저에게 마지막일 수 있는 월드컵이잖아요! MLS를 선택한 이유 중에는 월드컵을 잘 준비하고 싶은 이유도 있기 때문에,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생각입니다. 경기를 지켜보고 응원해주는 대한민국 팬들을 기쁘게, 행복하게 해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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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선수는 뼈아픈 경험과 좋지 않은 기억이 스스로를 더 강하게 만든다는 말씀을 여러 차례 했습니다. 천성적으로 낙천적인 기질인가요? 혹은 절제된 생활과 오랜 훈련으로 긍정적인 마인드를 습득한 쪽인가요?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잖아요. 양발을 잘 쓰고 싶었고, 누구보다 빠르게 달리고 싶었고, 나만의 슛을 하고 싶었고···. 그런 바람을 실현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어요. 많이 넘어지고 실수도 했지만, 그런 경험들은 결국 보상을 주더라고요. 어릴 때부터 잘 안 되는 걸 잘 되게 하고자 노력하는 과정에서 어떤 마인드가 자연스럽게 습득된 것 같아요. 물론 타고난 긍정적인 성격도 한몫하는 것 같기는 해요. 그리고 저는 경기가 끝난 후에는 늘 복기를 하거든요. ‘이번에는 이런 부분이 마음처럼 안 됐어’, ‘이런 부분이 부족했어, 훈련을 해야겠다’ 같은 생각을 하는 거예요. 혼자 생각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팀 동료들과 ‘이럴 때는 어떻게 하면 더 좋았을까’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거기서 얻는 긍정적 에너지도 크다고 생각해요.

‘강한 승부욕’과 ‘경기를 즐기는 마음’은 어떻게 균형을 맞출 수 있는 걸까요? 승부욕이 너무 크면 즐기는 마음은 승부욕에 뒤덮이곤 하지 않습니까?
어려운 질문이네요. 승부욕은 승리를 위한 동기, 포기하지 않게 해주는 힘, 또 경기에 집중할 수 있는 힘을 주지만, 동료나 상대에 대한 존중이 없으면 문제가 되겠죠. 축구는 혼자서 하는 스포츠가 아니잖아요. 저도 모르게 승부욕이 커질 때면 주변을 보려고 노력해요. 나와 같이 땀 흘리고 있는 팀 동료들, 응원해주는 팬들, 헌신해주는 가족, 주변 사람들, 그리고 처음 축구를 시작할 때 어떤 마음이었는지도 떠올리고요. 그러면서 스스로에게 ‘재미있게 해’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 그러다 보면 균형이 맞춰지는 것 같아요.

‘행복’을 유독 자주 입에 올리시죠. 뭘 하고 어떤 시간을 보낼 때 큰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인가요?
저는 모든 시간에 행복감을 잘 느끼는 것 같은데요?(웃음) 팬들이 응원해줄 때 행복하고, 가족이나 소중한 지인들과 함께하는 시간에도, 쉬는 시간에 게임할 때도, 잠잘 때도, 혹은 동료들과 땀 흘리며 훈련할 때도, 다 행복해요! 그래도 하나만 꼽으라면 가장 큰 행복은 바로 ‘내가 좋아하는 축구를 하고 있다는 것’이 아닐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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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많은 이들이 손흥민의 인품과 헌신적인 태도에 대해 말했어요. 동료들과 축구 팬들에게서 쏘니는 리스펙트를, 예쁨을 받는 선수라는 걸 알 수 있었죠. 미국에서도 쏘니만의 매력으로 사람들을 물들일 수 있을까요?
그렇게 되면 좋겠습니다. 선수로서도, 축구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도 늘 겸손하고 또 감사할 줄 아는 좋은 사람이 되도록 제가 더 노력해야겠죠!

LA 기반 매체들에서는 손흥민 선수 영입을 두고 단순히 스포츠계의 일이 아니라 문화적 사건이라는 식의 보도를 했어요. 거창한 표현 같지만, 어느 정도 맞는 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미국으로 터전을 옮긴 손흥민 선수의 목표는 무엇입니까? 어떤 야망이 있죠?
우선은 동료들과 좋은 플레이로 팀에 좋은 결과를 내고 싶어요! 나아가 전 세계 많은 축구팬들이 MLS 리그를 주목하고, 경기를 보며 행복하고 즐거울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토트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영상으로 작별 인사를 남기셨죠. “어린아이로 여기 왔는데, 어른이 되어서 떠나는 건 정말 특별한 경험이다.” 어른이 된 손흥민이 10년 전의 아이 손흥민에게 뭐라고 말할 수 있다면, 무슨 말을 해주시겠어요?
자신감을 갖고, 스스로를 더 믿으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네요. 너는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잘할 수 있다고.

포토그래퍼
김희준
스타일리스트
이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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