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선에 선 다섯 소년, 코르티스(CORTIS)

김민지, 전여울

출발선에 선 다섯 소년. 갓 데뷔한 코르티스의 마틴, 제임스, 주훈, 성현, 건호가 있다.

“적당히론 배가 차지 않아.” 데뷔곡 ‘What You Want’에서 말했듯, 꿈꾸는 소년들은 자신들만의 좌표를 향해 나아간다.
이제 막 첫걸음을 뗐지만, 이들의 달리기는 이미 시작됐다.

왼쪽부터 | 성현이 입은 베스트는 Small Stupid Tunes, 셔츠는 Balenciaga by WWTW, 팬츠는 Goomheo, 슈즈는 Ernest W. Baker, 타이는 Juun.J 제품. 두건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건호가 입은 재킷과 팬츠는 Juun.J, 슈즈는 Ernest W. Baker, 네크리스와 팔찌는 Chrome Hearts, 레이어드한 네크리스는 Diesel, 반지는 Louis Vuitton 제품. 마틴이 입은 재킷, 톱, 팬츠, 슈즈는 Rick Owens, 더블 네크리스는 Tom Wood, 체인 네크리스와 펜던트 네크리스는 Vivienne Westwood 제품. 제임스가 입은 재킷, 톱, 팬츠는 Dior Men, 레이어드한 점프슈트는 Stefan Cooke X Lee, 슈즈는 Christian Louboutin, 안경은 Maison Margiela x Gentle Monster 제품. 주훈이 입은 재킷은 Balenciaga by WWTW, 팬츠와 슈즈는 McQueen, 네크리스는 Dior Men제품.

MARTIN

JAMES

JUHOON

SEONGHYEON

KEONHO

WHAT YOU WANT

코르티스의 데뷔는 새로운 시대를 알리는 징후처럼도 읽혔다. 해를 거듭하며K 팝은 정교한 시스템과 전략으로 굴러가는 거대한 산업이 되었다. 그 치밀한 톱니바퀴 속에서 설계된 기획보다 퍼포머 자신이 더 크게 드러나는 순간 과은연 얼마나 될까.
그런데 코르티스는 다르다. 다섯 멤버 마틴, 제임스, 주훈, 성현, 건호는 작사·작곡부터 뮤직비디오와 비주얼 작까업지 자신들의 색을 직접 입힌다.

어딘가 ‘수제’의 흔적이 역력한 것이다. 9월 8일 발매된 데뷔 EP의 타이틀곡 ‘What You Want’에는 이런 가사가 등장한다.
“적당히론 배가 차지 않아.” 세상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 이렇게 말할 수 있는 패기는 과연 무엇을 예고하는 걸까. 이제 막 경계 밖을 색칠하기 시작한 이들의 다음 한 걸음이, 내일을 얼마나 다르게 물들일지 궁금해진다.

건호가 입은 후드 집업은 Project G/R, 티셔츠는 Sansi, 팬츠는 Protocol Index, 부츠는 Grounds, 네크리스는 Diesel, 펜던트 네크리스는 Chrome Hearts, 반지는 Louis Vuitton 제품.

KEONHO(건호)

건호가 입은 재킷과 데님이 믹스된 팬츠는 Juun.J, 슈즈는 Ernest W. Baker, 네크리스와 팔찌는 Chrome Hearts, 레이어드한 네크리스는 Diesel 제품

<W Korea> 팀에서 막내로 살아남기 위한 건호만의 팁이 있을까요?
건호 밥 많이 먹기입니다. 여러분, 밥 많이 드세요!

건호를 설명하는 표현 세 가지는?
첫째는 ‘쌀’. 돌잡이 때 쌀을 잡았다는데, 그래서인지 지금도 쌀 없이는 못 삽니다. 둘째는 ‘달걀’. 달걀로 만든 음식이라면 뭐든 좋아해요. 셋째는 ‘수영’. 어릴 때부터 해와서 제 인생의 일부처럼 느껴져요. 지금도 시간이 나면 언제든 수영하러 가고 싶어요.

대회에서 신기록을 세울 정도로 활약을 펼쳤죠. 수영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물을 정말 좋아해요. 어릴 때 축구랑 태권도도 잠깐 했는데, 땅에서 하는 운동이다 보니 다칠 일이 많았거든요. 그때 엄마가 수영을 권하셨는데, 막상 해보니 너무 재미있고 좋은 거예요. 대회를 앞두고는 늘 자기 한계에 도전할 수 있다는 점도 큰 매력으로 다가왔어요.

코르티스가 가진 무기는 무엇일까요?
저희만의 색깔을 제한 없이 솔직하게 표현하는 게 무기라고 생각해요. 창작 과정에서 하고 싶은 게 떠오르면 주저하지 않고 바로 시도해요. 그게 너무 재미있어요. 뮤직비디오 작업도 마찬가지예요. 다 함께 아이디에이션을 하고 카메라 무브먼트를 고민한 뒤, 그걸 스크립트로 옮겨 현장에서 실현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그저 즐거워요.

‘세상이 정한 기준과 규칙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사고한다.’ 코르티스라는 이름에는 이런 의미가 담겼죠. 시대와 국적을 떠나건호에게 룰을 깨도 좋다고 알려준 사람이 있을까요?
비행기에서 퍼렐 윌리엄스의 다큐멘터리 <피스 바이 피스>를 본 적이 있는데, 예술의 많은 영역에 관여하면서도 끝까지 자기 색깔로 채워가는 퍼렐의 모습이 정말 멋있었어요. 저도 틀에 얽매이지 않고 꿈꾸는 모든 영역에 도전하고 싶어요.

가장 좋아하는 나의 모습은 무엇인가요? 반대로 나에게 없어 탐나는 타인의 모습은요?
좋아하는 옷을 입고 있는 제 모습을 좋아해요. 그래서 한번 마음에 드는 옷을 찾으면 계속 그 옷만 입기도 해요. 탐나는 모습이라면, 미국 LA 송캠프에서 만난 싱어송라이터 티조 터치다운의 아티스틱한 면모예요. 티조는 늘 자신을 발전시키고 성장해가는 아티스트라 생각하는데, 제가 가장 좋아하는 아티스트 중 한 명이기도 해요.

“바지 내려 입고 우린 스튜디오로 가지.” 수록곡 ‘Go!’에서 건호가 부른 파트예요. 평소 건호가 선호하는 패션 스타일은 어떤가요?
요즘은 아트 디렉터 마크 칼만의 스타일에 푹 빠져 있어요. 단순하면서도 거칠고 날것 같은 매력이 좋더라고요. 또 저스틴 비버의 스타일도 좋아해요. 오버핏의 심플함이나 파스텔 톤을 재치 있게 활용하는 방식이 멋지다고 생각해요.

코르티스 숙소만의 독특한 규칙이 있나요?
원래는 규칙이 있었는데 다들 무시하는 바람에 지금은 사라졌어요(웃음). 그나마 남아 있는 유일한 규칙이라면, 365일 거실에 트리 조명을 켜두는 거예요. 귀찮아서 치우지 않은 건 절대 아닙니다. 일정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조명을 켜면, 숙소로 이사 온 첫날 다 같이 트리를 꾸미던 기억이 자연스럽게 떠올라서 좋아요.

한 번쯤 그대로 살아보고 싶은 영화 속 주인공이 있다면요?
스파이더맨. 어릴 때부터 제 손에서 거미줄이 나오면 어떨까 상상했어요. 높은 건물을 자유롭게 오르내리면 정말 짜릿할 것 같아요. 물론 쉽진 않겠지만, 그만큼 멋있잖아요.

데뷔 축하 파티를 연다면, 초대장을 보내고 싶은 사람은 누구일까요?
프레드 어게인을 꼭 초대하고 싶어요. 루프톱에서 그가 디제잉을 하고, 다 같이 느긋하면서도 신나게 즐기는 파티를 열면 정말 완벽할 것 같아요.

주훈이 입은 톱과 데님 팬츠, 슈즈는 Prada, 레이어드한 스웨트 쇼츠는 Roaringrad, 벨트는 Amiri, 네크리스는 Dior Men, 반지는 Repossi 제품.

JUHOON(주훈)

주훈이 입은 재킷은 Balenciaga by WWTW, 팬츠와 슈즈는 McQueen, 네크리스는 Dior Men 제품

<W Korea> 키즈 모델, 유소년 농구단, 학교 오케스트라 단원. 어린 시절의 주훈은 하고 싶은 게 많은 사람이었나요?
주훈 호기심이 많았던 것 같아요. 하고 싶은 건 일단 부딪쳐보는 성격이라 축구, 농구, 탁구 가리지 않고 즐겼고, 피아노와 플루트 같은 악기를 배우거나 오케스트라에서 타악기를 치기도 했어요. 무엇을 하든 다른 친구들보다 잘하고 싶다는 승부욕이 강해서 늘 열심히 한 기억이 나요.

뮤지션이 되겠다 마음먹은 특별한 순간이 있어요?
모델 활동을 잠깐 했지만 곧 학업에 전념하려 했어요. 그러다 중학교 졸업 무렵 처음으로 뮤지션이라는 꿈을 진지하게 그려보게 됐어요. 단기 연습생으로 지낼 기회가 생겼는데, 그때 지금의 멤버들을 만나 함께 수업을 들었거든요. 멤버들의 첫인상이 아직도 선명해요. 다들 굉장히 멋지고, 무엇보다 멤버들이 만들어내는 음악이 너무 새롭게 다가왔어요. 그 경험이 결국 꿈을 품게 만든 결정적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세상이 정한 기준과 규칙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사고한다.’ 코르티스라는 이름에는 이런 의미가 담겼죠. 시대와 국적을 떠나 주훈에게 룰을 깨도 좋다고 알려준 사람이 있을까요?
커트 코베인이 가장 먼저 떠올라요. 그는 힘든 유년 시절을 보냈지만 좌절하지 않고, 오히려 그 소외감을 자신의 색깔로 만들어 끝까지 밀고 나갔잖아요. 그 모습이 존경스러워요. 또 패션 디자이너 에디 슬리먼 역시 저에게 큰 영향을 줬어요. 그가 커리어를 시작했을 무렵엔 스키니 실루엣이 표준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새로운 멋으로 승화시켜 자기만의 스타일로 만들어냈잖아요. 그런 태도에서 많은 영감을 얻는 것 같아요.

코르티스가 가진 무기는 무엇일까요?
솔직함요. 데뷔 앨범의 노래, 안무, 뮤직비디오를 비롯한 전반적인 작업에 참여할 수 있었는데, 이때 저희가 추구한 게 바로 솔직함이었어요. 작업 당시 느낀 감정을 최대한 꾸밈없이 담아내는 걸 목표로 했어요. 진심으로 만들고, 또 진심으로 무대에서 즐길 수 있는 곡을 생각한 거죠.

음악 작업을 할 때 주훈이 고수하는 규칙은 무엇인가요?
남의 시선을 판단의 기준으로 삼지 않는 것. 좋은 결과물을 만들겠다는 욕심 때문에 타인의 말에 흔들릴 때가 많잖아요. 하지만 결국 창작은 자신을 드러내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진짜로 좋다고 느끼는 것을 만들어내야 하고, 그렇게 나온 결과물일 때 비로소 창작자의 색깔이 선명하게 묻어날 수 있다고 믿어요.

주훈을 설명하는 표현 세 가지는?
첫째는 ‘칠(Chill)’이에요.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별다른 일 없이 소소한 시간을 보낼 때 안정감과 행복감을 느껴요. 둘째는 ‘은근한 고집’. 제 안에 뚜렷한 주관이 있어서 다 같이 작업하다 보면 의견이 갈릴 때도 있지만, 그 고집 덕분에 오히려 제 색깔이 더 진해지는 것 같아요. 마지막은 ‘욕심’. 원하는 게 생기면 이룰 때까지 멈추지 않고 노력해요. 목표가 있을 때 더 큰 동기부여를 얻는 편이에요.

주훈과 가장 다르다고 느껴지는 멤버는 누구인가요?
마틴이요. 팀에서 유일한 동갑내기지만 성향은 거의 반대예요. 저는 낯을 많이 가리는데, 마틴은 처음 만난 사람과도 금세 대화를 나누거든요. 또 마틴은 늘 차분하고 ‘T’ 같은 면모가 강해요. 언젠가 부모님들의 영상 편지를 함께 본 적이 있는데, 모두가 울고 있을 때 혼자 평정을 유지하는 걸 보면서 ‘정말 T구나’ 싶었던 기억이 있어요(웃음).

완벽한 휴일이 주어진다면, 주훈이 그리는 최고의 하루는 어떤 모습일까요?
우선 늦잠으로 시작합니다. 일어나서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돼지고기 김치찌개와 흰밥을 든든히 챙겨 먹겠죠. 밥을 먹으면서는 유명한 옛날 영화를 보고요. 시간이 된다면 친구들과 축구나 농구를 하다 삼겹살을 먹고 집에 돌아올 것 같아요. 개운하게 씻은 뒤, 자기 전엔 꼭 휴대폰으로 빈티지 옷을 쇼핑하다가 유튜브에서 요가 니드라 영상을 틀어둔 채 잠드는 것. 제가 생각하는 완벽한 하루예요.

“난 원해 다시 뛰게 할 무언갈 나의 심장.” 데뷔곡 ‘What You Want’의 가사처럼, 지금 주훈을 흠뻑 빠져 움직이게 하는 것들은 무엇인가요?
요즘은 패션에 푹 빠져 있어요. 시간이 나면 과거 패션 쇼 사진을 찾아보거나 빈티지 쇼핑을 해요. 또 옛날 록 밴드 앨범을 하나씩 들으며, 그 시절을 직접 살아본 적은 없지만 묘한 노스탤직한 기분에 빠지기도 해요. 옛날 영화 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데, 한 편을 보면 마치 다른 사람의 인생을 잠시 살아보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 좋아요. 가장 최근에는 <화양연화>를 재미있게 봤어요.

마틴이 입은 후디와 팬츠는 House Never Dies, 티셔츠는 Vetements by Love Train, 네크리스와 이어링은 Tom Wood, 반지는 Louis Vuitton 제품.

MARTIN(마틴)

<W Korea> 팀에서 리더를 맡고 있죠. 마틴이 생각하는 ‘좋은 리더’란 어떤 사람일까요?
마틴 방탄소년단의 리더 RM 선배님께 많은 영향을 받았어요. 누나의 추천으로 처음 방탄소년단을 알게 됐는데, 원래도 음악을 사랑했지만 선배님들을 보며 제가 어떤 회사에 들어가 어떤 음악을 하고 싶은지 확신을 갖게 됐어요. 언젠가 RM 선배님이 “멤버들이 지칠 때 옆에서 다시 에너지를 끌어올려주는 게 리더의 역할”이라고 조언해주셨는데, 그 말을 늘 마음속에 새기고 있어요. 우연히 보게 된 인터뷰에서 “리더의 자리는 트로피의 가장 끝자리에 불과하고, 팀이 없었다면 결코 성공을 이뤄낼 수 없었다”는 말을 남긴 것도 잊을 수 없어요.

최근 라디오에 출연해 A$AP 몹, 우탱 클랜, 오드 퓨처 등의 힙합 크루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죠. 그들의 어떤 지점이 마틴을 끌어당겼나요?
제 또래는 소셜미디어가 활발한 시대를 살잖아요. 다양한 유형의 사람을 접할 수 있지만 정작 서로를 이해하기보단 판단하고 규정하기 바쁜 것 같다고 느껴져요. 보는 눈이 많다는 이유로 자신감을 잃어가는 시대라고도 생각하고요. 그런데 힙합 크루들은 시선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작업하고 결과물을 내놓더라고요. 반항적이되 결코 선을 넘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
었어요. ‘나도 저렇게 자유롭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면서, 그때부터 눈치 보지 않고 더 재미있게 마음껏 해보자는 마음으로 연습생 생활을 이어간 것 같아요. 가끔은 새벽까지 회사에 남아 있다가 숙소로 돌아갈 때 장을 넘기도 하면서…(웃음). 지금만 느낄 수 있는 짜릿함과 자유를 만끽하면서 평범한 일상에서 벗어나려 해요. 그런 경험들이 저희 앨범에도 많이 녹아든 것 같
고요.

코르티스가 가진 무기는 무엇일까요?
멤버 모두가 음악뿐 아니라 각자 무언가를 만들고 시도하기를 진심으로 즐긴다는 것만큼 큰 무기가 있을까요? 저희끼리 농담 삼아 “우리 나중에 선풍기도 만들어볼까?”라고 얘기한 적도 있어요(웃음). 저희는 장르나 카테고리에 제한을 두지 않고, 단순히 아이디어에서 끝날지라도 일단 해보는 편이에요.

마틴이 입은 크롭트 재킷, 톱, 팬츠, 플랫폼 슈즈는 Rick Owens, 더블 네크리스는 Tom Wood, 체인 네크리스와 펜던트 네크리스는 Vivienne Westwood 제품.

타이틀곡 ‘What You Want’는 송캠프의 마지막 순간까지 고민해 만든 곡이라 들었어요. 처음 곡을 작업한 계기는 무엇이었어요?
어느 날 티조 터치다운이 작업실에 풍선을 들고 오면서 시작된 곡이에요. 티조가 풍선을 꺼내곤 방 안에 있던 모두에게 각자 인생에서 가장 원하는 게 무엇인지 물었어요. 사랑, 명예, 자유··· 한 명씩 자신의 바람을 이야기하면서 풍선에 숨을 불어 넣었죠. 그 순간의 분위기가 정말 좋았는데, 이때 나온 단어들로 바로 데모곡을 녹음했어요. 너무 드라마처럼 완성돼서 초현실적이라고도 느껴지는 곡이에요. ‘작업이 이렇게도 시작될 수 있구나’라는 걸 새삼 깨닫게 됐고요.

‘세상이 정한 기준과 규칙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사고한다.’ 코르티스라는 이름에는 이런 의미가 담겼죠. 그렇다면 마틴에게 룰을 깨도 좋다고 알려준 사람이 있을까요?
아버지의 영향이 가장 컸던 것 같아요. 새로운 걸 배울 때도 늘 독학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이끌어주셨고,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어느 날 아버지가 컴퓨터에 깔아두신 음악 프로그램 덕분이었어요. 그때는 게임이라고 속이셨지만요(웃음). 직접 가르치기보다는 멀리 서 지켜보며 제가 스스로 깨쳐가는 과정을 함께해주셨어요. 덕분에 틀 안에 머무르지 않고 더 넓은 각도에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마틴을 설명하는 표현 세 가지는?
첫째는 ‘말 잘 듣는 반항아’예요. 저는 항상 회색지대에서 놀기를 좋아해요. 평소 깍듯하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누군가에겐 반항처럼 느껴지는 대범한 시도를 즐기는 편이거든요. 둘째는 ‘리더’. 팀에서 리더인 것을 떠나, 저는 어떤 문화를 만들어가는 걸 좋아해요. 지금처럼 다 같이 모여 작업하는 방식도 제가 제안해 만든 문화 중 하나예요. 마지막은 ‘낭만파’. 낭만이 없으면 무언가를 온전히 즐기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에 가까운 시대잖아요. 말리부 해변을 달리는 차 안에서 ‘JoyRide’ 가사를 썼던 것처럼, 한발 물러나 낭만을 누리는 태도가 제겐 중요해요.

나와 닮았다고 느낀 만화 속 캐릭터가 있다면요?
더 좋은 답변이 있을 것 같지만, 지금으로선 스폰지밥인 것 같습니다(웃음). 엉뚱하고 어디로 튈지 모르면서,친구들의 잔소리도 긍정적인 태도로 넘기는 모습이 저의 추구미인 것 같아요.

‘What You Want?’ 궁극적으로 마틴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물론 성공도 좋지만… 결국엔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인 것 같아요. 어떤 자리에 있든 마음가짐과 생각이 변하지 않으면 좋겠다는 바람이에요. 사실 크게 바뀔 것 같지도 않지만요. 초심을 잃지 않고 지금의 나로 남는 것, 그게 가장 큰 바람이에요.

성현이 입은 니트 톱은 Diesel, 케이프는 8IGB, 팬츠는 Goomheo, 슈즈는 No Idea, 머리에 쓴 선글라스는 Maison Margiela x Gentle Monster, 이어커프는 Tom Woods 제품.

SEONGHYEON(성현)

성현이 입은 베스트와 벨트는 Small Stupid Tunes, 셔츠는 Balenciaga by WWTW, 팬츠는 Goomheo, 슈즈는 Ernest W. Baker, 타이는 Juun.J 제품. 두건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W Korea>“야밤 새벽 배송 같은 프레시 송.” 타이틀곡 ‘What You Want’에서 성현이 부른 파트예요. 그렇다면 성현의 새벽 배송 장바구니에서 빠지지 않는 아이템 3가지가 있다면요?
성현 사과즙, 옷, 과일!

영화를 좋아한다고 들었어요. 최근 마음을 확 사로잡은 작품은 무엇인가요?
<중경삼림>을 봤는데 분위기부터 색감까지 모든 게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느좋’이었습니다(웃음).

뮤지션이 되겠다 마음먹은 특별한 순간이 있어요?
연습생 생활을 5년 정도 했어요. 원래도 음악을 좋아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음악을 하는 게 더 재미있어졌어요. 특히 연습생 시절 미국에서 비욘세와 드레이크 콘서트를 본 뒤 ‘나도 언젠가 저 무대에 서고 싶다’는 꿈이 확실해졌어요.

코르티스가 가진 무기는 무엇일까요?
공동 창작을 한다는 점이요. LP 색감 같은 사소한 부분까지 의견을 내고 직접 제작에 참여해요. ‘What You Want’를 작업할 때도 제가 프리스타일로 톱라인을 녹음했는데 실제 완성본에 많이 반영됐고, 수록곡 ‘Joyride’에도 제가 쓴 가사가 많이 담겼어요. 그래서 앞으로도 우리만의 스타일을 더 발전시키고 싶어요. 또 작업할 땐 생각을 최대한 비우고, 그날그날의 분위기에 따라 즐기면서 하되 그 안에서 좋은 것을 건져내자는 마음으로 임해요.

‘세상이 정한 기준과 규칙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사고한다.’ 코르티스라는 이름에는 이런 의미가 담겼죠. 시대와 국적을 떠나 성현에게 룰을 깨도 좋다고 알려준 사람이 있을까요?
제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은 공통적으로 남들이 정해 놓은 규칙이나 틀에서 벗어나려 했던 것 같아요. 그걸 보면서 ‘자신의 것을 하는 게 가장 멋있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생겼고, 저 역시 규칙보다는 자연스러움과 새로움을 추구하게 된 것 같아요.

가장 좋아하는 나의 모습은 무엇인가요? 반대로 나에게 없어 탐나는 타인의 모습은요?
편하게 쉬거나 놀 때 나오는 저의 칠(Chill)한 바이브가 마음에 들어요. 반대로 저는 글로 생각을 표현하는 건 어느 정도 자신 있는데, 말로 설명하거나 정리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거든요. 그래서 말 잘하는 사람을 보면 부럽습니다.

성현을 표현하는 표현 세 가지는?
작업할 때 저만의 스타일이 뚜렷하다는 점에서 ‘Style’. 일상에서 늘 추구하는 가치라는 면에서 ‘Chill’. 때로 나서서 분위기를 띄우기도 하고 평소 독특한 상상으로 가득하다는 점에서 ‘Mysterious’.

데뷔 축하 파티를 연다면, 초대장을 보내고 싶은 사람은 누구일까요?
고향 친구들이요. 데뷔 직전까지 연습생 생활을 했다는 걸 말하지 못해서, 다들 뒤늦게 제 데뷔 소식을 알게 됐거든요. 그게 늘 미안했어요. 그래서 꼭 고향 친구들과 함께 축하의 자리를 나누고 싶어요.

한 번쯤 그대로 살아보고 싶은 영화 속 주인공이 있다면요?
영화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에단 호크로 살아보고 싶습니다.

완벽한 휴일이 주어진다면, 성현이 그리는 최고의 하루는 어떤 모습일까요?
일단 늦잠을 자고 일어나 노래를 빵빵하게 틀어둔 채 샤워하고 밖에 나갈 거예요. 친구들과 밥을 먹고 디저트까지 야무지게 챙긴 다음, 빈티지 숍에 가서 쇼핑을 하고 싶어요. 저녁 식사 메뉴로는 맛있는 고기, 이후엔 영화관에 가는 것도 좋겠어요. 집에 돌아와서는 좋아하는 유튜브 영상을 틀어놓고 잠이 들면 완벽할 것 같습니다.

제임스가 입은 티셔츠와 네크리스는 Sansi, 폴로 티셔츠는 Telfar by WWTW, 팬츠는 Protocol Index, 슈즈는 Goomheo, 반지는 Tom Wood 제품.

JAMES(제임스)

제임스가 입은 재킷과 안에 입은 톱, 팬츠는 Dior Men,레이어드한 점프슈트는 Stefan Cooke X Lee, 슈즈는 Christian Louboutin, 안경은 Maison Margiela x Gentle Monster 제품.

<W Korea>‘What You Want’ 가사에 이런 구절이 등장하죠. “바라던 걸 찾아 집을 떠나.” 제임스가 고향에서 가장 그리워하는 건 무엇인가요?
제임스 아침 식사 가게가 제일 그리워요. 기회가 된다면 멤버들과도 꼭 가보고 싶어요.

어린 시절 마이클 잭슨을 보며 뮤지션의 꿈을 키웠다고 들었어요. 그의 어떤 점이 특히 제임스를 사로잡았나요?
무대를 완전히 장악하는 힘이 정말 멋졌어요. 특히 1993년 슈퍼볼 하프타임 쇼에서 1분 넘게 가만히 서 있다가 선글라스를 벗는 장면은 아직도 기억에 선명해요. 아무런 움직임 없이도 수많은 관객을 하나로 묶어내는 그 힘이 너무 인상적이었어요. 그 무대 이후로 등하굣길마다 마이클 잭슨의 음악을 들으며 춤을 따라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방탄소년단 지민 선배님의
‘Serendipity’ 무대를 본 순간, 아이돌이라는 꿈이 제 안에서 또렷하게 피어난 것 같아요.

제임스가 주도적으로 안무 창작을 이끈다고 들었어요. 안무를 짜는 과정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뭔가요?
전체적으로 물처럼 자연스럽게 흐르되, 어느 순간에는 확실히 각인될 포인트를 넣는 걸 중요하게 생각해요. 강약 조절이 무대의 핵심이니까요. 또 무대를 보러 오시는 분들과의 소통도 중요하잖아요. 동작 사이사이 자신의 느낌을 표현할 수 있는 프리스타일 구간도 꼭 넣으려는 편이에요.

‘세상이 정한 기준과 규칙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사고한다.’ 코르티스라는 이름에는 이런 의미가 담겼죠. 그렇다면 제임스에게 룰을 깨도 좋다고 알려준 사람이 있을까요?
아버지인 것 같아요. 저는 육아 난도가 높은 편이었다 들었어요(웃음). 부모님이 뭐라고 하셔도 쉽게 멈추지 않는 아이였는데, 아버지는 규칙을 억지로 강요하기보다 제가 직접 ‘된다’와 ‘안 된다’의 경계를 배우도록 두셨어요. 지금 돌이켜보면 정말 고마운 방식이었다고 생각해요.

제임스를 설명하는 표현 세 가지가 있다면요?
첫째는 ‘Out of box’. 남들이 쉽게 떠올리지 못하는 독특한 아이디어를 자주 생각해내는 편이에요. 둘째는 ‘Trying to do better’. 늘 어제의 나보다 더 멋진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있어요. 셋째는 A‘ teenager that loves art’. 이보다 지금의 저를 잘 설명할 수 있는 말은 없는 것 같아요.

제임스와 가장 다르다고 느껴지는 멤버는 누구인가요?
마틴이요. 음악과 예술에 대한 애정은 같지만, 추구하는 스타일이나 표현 방식에서 미묘한 차이가 있어요. 말로 설명하기는 쉽지 않은데, 아마 저희가 만든 결과물을 나란히 두고 보신다면 금세 느낄 수 있을 거예요.

가장 좋아하는 나의 모습은 무엇인가요? 반대로 나에게 없어 탐나는 타인의 모습은요?
목표가 생기면 한눈팔지 않고 끝까지 달려간다는 점이 제일 마음에 들어요. 반대로 타고난 재능으로 단번에 해내는 사람을 보면 부러울 때가 있어요. 특히 제가 갖지 못한 재능이라면 더더욱 그렇죠.

완벽한 휴일이 주어진다면, 제임스가 그리는 최고의 하루는 어떤 모습일까요?
푹 자고 일어나 아침 식사를 직접 요리해 먹어요. 분명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먹겠죠? 이후 영화관에 가서 평소 보고 싶었던 영화를 연달아 두 편 관람해요. 집으로 돌아와서는 또 애니메이션을 봅니다. 저녁으론 가볍게 달걀찜을 만들어 먹고요. 마지막으로 개운하게 씻고 나와선 또 애니메이션 남은 회차를 보면서 잠에 들 거예요.

나와 닮았다고 느낀 만화 속 캐릭터가 있다면요?
<마다가스카의 펭귄>에 나오는 모트요. 호기심이 많아서 가끔 정신줄을 놓는 캐릭터인데, 은근히 저와 닮았
습니다(웃음).

포토그래퍼
박종하
스타일리스트
김지수, 김선영(ES)
헤어
이현우
메이크업
조혜미
네일
김나현
세트
다락
로케이션
용산공원 장교숙소 5단지
어시스턴트
김수림, 박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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