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시아가의 모든 쇼 사운드트랙을 작곡한 BFRND와 얘기를 나눴다.
뎀나의 남편이자, 현대적이고 실험적인 사운드로 많은 팬을 보유한 그가 직접 얘기하는 일과 삶에 대하여.
<W Korea> 당신은 2016년 발렌시아가 아티스틱 디렉터 뎀나를 만났다. 1년 후, 당신들은 스위스에서 결혼했고, 발렌시아가 런웨이 쇼를 위한 첫 번째 사운드트랙을 만들었다. 음악적 협업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데, 삶과 일의 밸런스는 어떤가?
BFRND 우린 아주 밀접하게 일하기 때문에 변한 것은 거의 없다. 음악은 그가 하는 창조적 표현의 연장선이다. 발렌시아가에서 내가 하는 일은 옷을 음악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진화된 것은 우리의 관계다. 우리의 자신감에서 우러나오는 진화를 쇼, 컬렉션, 음악에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2024 S/S 컬렉션의 사운드트랙은 실험적인 테크노, 오케스트라 편곡, 이자벨 위페르의 테일러드 재킷을 꿰매는 방법에 대한 낭독 등 다양한 사운드의 집합체였다.
재밌는 것은 쇼 일주일 전까지 이자벨 위페르의 낭독을 전혀 들을 수 없었다는 거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게 어떻게 작용할지 알 것 같았다. 이자벨의 낭독은 템포나 모든 면에서 완벽했기 때문에 전혀 편집이 필요없었다. 우주적이었다고나 할까. 그녀 또한 쇼 전까지 음악을 듣지 못했기 때문에 어떤 상상도 할 수 없었다고 한다. 상당히 흥미로웠다.
당신은 모델이기도 하다. 발렌시아가의 캠페인에 등장하거나, 2024 S/S 쇼에서 빈티지 웨딩드레스 7벌로 만든 피날레 웨딩드레스를 입기도 했고, 2021년 화제였던 협업 에피소드 <더 심슨>에서 발렌시아가×소니 플레이스테이션 5 오버사이즈 후디를 입은 캐릭터로 등장하기도 했다.
심슨 가족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는 발렌시아가의 직원들이다. 유년기부터 좋아한 프로그램에 내가 아는 얼굴들이 등장해서 무척 놀랐다. 녹음실에서 심슨의 크리에이터들이 줌으로 디렉션을 주었는데, 만약 내가 10살 때 누군가 그런 일이 일어날 거라고 말했다면 정말 믿지 않았을 것이다. 난 심슨 가족의 문신이 여러 개 있을 정도로 열렬한 팬이다. 바트 심슨, 크러스티, 맷 그레이닝이 그려준 내 개들….
최근에는 2D 비디오 게임에서 영감을 얻은 당신의 발렌시아가 뮤직 시리즈가 공개됐다.
이 게임은 슈퍼 마리오의 정신에 가까운 것이다. 모든 레벨이 발렌시아가 쇼이고, 쇼의 사운드트랙이 쓰였다. 게임은 무서운 동물을 해치우며 발렌시아가 아이템을 모으는 것인데, 톱 플레이어는 선물을 받게 된다. 캠페인 사진은 가족 사진이어서 더 재밌었다. 가족들은 무척 보수적인 반면 나만 고스다.
어렸을 때부터 고스 신에 관심이 있었나?
난 프랑스 남부에서 자랐는데, 고스와 메탈 콘서트가 열리는 작은 콘서트 장에서 수년 동안 일했다. 라이브 음악은 그런 종류의 사운드를 경험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였다. 어떤 깨달음을 얻은 사람처럼 나는 데스 메탈 가수가 빨리 되어야겠다고 생각했고, 14세 때 밴드를 하며 더욱 진지해졌다.
어떻게 막 탄생한 데스 메탈 가수가 ‘BFRND’로 변신하게 됐나?
뎀나를 만났을 때 예명이 보이프렌드였는데, 공식적으로 사용한 적이 없었다. 뎀나는 보이프렌드가 ‘보이프렌드’가 아니라 ‘B-F-R-N-D’로 발음되는 ‘BFRND’라고 확신했기 때문에 항상 철자를 틀렸다. 개인적으로 BFRND가 더 스타일리시하다고 느껴서 나에게 훨씬 더 큰 반향이 있었다.
그럼 뎀나가 파트너가 됐을 때 ‘보이프렌드’를 그만둔 것인가?
나에게 완벽하게 이치에 맞는 일이었달까. 우리가 만나기 전에 난 사랑을 찾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의 만남이 이뤄졌고, 난 더 이상 사랑을 찾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