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악동의 귀환에 열광하다, 24 SS 메종 마르지엘라 아티즈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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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ison Margiela Artisanal 2024 S/S 오트 쿠튀르 컬렉션

펜데믹 즈음이었을까? 존 갈리아노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넘어 영화, 연극, 런웨이를 결합한 새로운 장르를 만들기 시작한 것 말이다. 1월 25일 저녁 7시, 오트 쿠튀르 컬렉션의 피날레를 장식한 메종 마르지엘라 아티즈널은 충격적이고 근사한 새로운 장르를 선사하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2022년 7월 이후 잠시 오트 쿠튀르를 선보이지 않았던 존 갈리아노의 화려한 귀환!

존 갈리아노는 포토그래퍼 브라사이(Brasaï)의 관음증적인 사진에서 영감을 얻었다. 컬렉션은 센 강을 가로지르는 알렉상드르 3세 다리(Pont Alexandre III) 아래 아치형 동굴에서 열렸는데, 마침 컬렉션이 열리는 시간에 소나기가 내리고 안개가 끼면서 꼭 브라사이 사진 같은 분위기가 연출됐다. 컬렉션 베뉴는 1920년대 나이트클럽의 모습을 재현하여 연극 무대같이 꾸며졌다. 런웨이에서 러키 러브(Lucky Love) 가스펠 합창단의 라이브 공연이 시작됐고, 이어 흑백 단편 영화가 상영되었다. 보름달이 뜬 밤, 늑대의 울음이 들리고 코르셋을 입은 두 명의 남성이 뒤엉켰다. 이어 보석 도둑이 등장하고 깨진 유리와 진주 목걸이 위로 피가 뚝뚝 떨어지며 한 남성이 도망자와 같은 다급한 몸짓으로 밤의 거리를 내달렸다.

단편영화의 내러티브는 런웨이로 이어졌다. 아델(Adele)의 데뷔곡인 <홈타운 글로리(Hometown Glory)>가 사운드트랙으로 흘러나왔고, 메종 마르지엘라를 가장 잘 표현하는 모델 레온 데임(Leon Dame)이 런웨이로 다급하게 뛰어들어와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안도하듯 비틀거리며 워킹했다. 이후 모델들은 고장 난 마리오네트 인형처럼 독특한 몸짓으로 런웨이와 관객 사이를 천천히 걸었다. 2000년대, 존 갈리아노와 디올 오트 쿠튀르의 전설적인 무대를 숱하게 만들어낸 메이크업 아티스트 팻 맥그라스(Dame Pat McGrath)가 모델의 얼굴을 도자기 인형처럼 메이크업하여 극적인 분위기를 더했다.

코르셋, 버슬, 크리놀린 등으로 인체를 과장되게 강조하는 19세기 스타일이 해체됐다. 레이스와 거즈 소재 시스루 드레스가 몸을 드러내고, 속옷과 겉옷, 안과 밖이 어지럽게 뒤섞였다. 트렌치코트는 튤 소재로 레이어링하고, 블랙 드레스에는 물고기 비늘 문양의 슬릿을 더했다. 오간자, 울 크레이프, 펠트 등의 고전적인 소재를 담배나 기름으로 얼룩지거나 바랜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특별하게 가공했고, 일부는 비에 젖은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실리콘을 코팅했다. 모자, 장갑, 토트백, 스타킹 등 액세서리는 낡고 찢어진 것처럼 연출했으며, 검은 조로 마스크는 에로틱한 느낌을 더했다. 크리스챤 루부탱(Christian Louboutin)과 협업을 통해 마르지엘라의 상징적인 타비 슈즈는 애니멀 프린트와 송치 소재로 재해석되고 붉은 밑창을 드러냈다.

마르지엘라의 전복적인 철학과 존 갈리아노의 빅토리아 취향이 멋지게 뒤섞이는 한편 1996년부터 2011년까지 존 갈리아노가 디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누렸던 영광의 시간들도 스쳐 지나갔다. 존 갈리아노는 2014년, 메종 마르지엘라에 왔고 이후에는 비교적 조용하게 지내며 지난 10년을 보냈다. 존 갈리아노는 자신만의 들끓는 감정으로 마르지엘라에서의 10주년을 기념한 것이 아닐까? 쇼가 끝난 이후, 객석에서는 큰 박수와 휘파람이 터져 나왔다. 사람들은 앙코르를 요청하듯 5분 동안 바닥을 세게 발을 구르며 존 갈리아노가 피날레에 등장하기를 청했지만 존 갈리아노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조용한 럭셔리가 대세인 시절, 존 갈리아노의 순수하고도 환상적인 판타지는 카타르시스를 불러일으켰다.

프리랜스 에디터
명수진
영상
Courtesy of Maison Margiela Artisa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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