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통에서 주운 <프렌즈> 대본집, 경매에서 3천만원대 낙찰

노경언

시트콤보다 더 시트콤 같은 이야기

1994년부터 2004년까지 미국 NBC 방송에서 방영된 시트콤 <프렌즈> 대본이 폐기 직전 발견돼 경매에서 약 3천7백만 원에 낙찰됐습니다.

불에 타 잿더미가 될 뻔한 대본집이 구사일생으로 살아나 수천만원 대 몸값에 팔린 사연. 정말 기가 막히지 않나요?

경매에 나온 대본은 <프렌즈> 시즌 4의 2부작 에피소드 ‘로스의 결혼식’ 편입니다. 대본은 약 26년 전 <프렌즈> 측이 영국 웸블리에 있는 어느 스튜디오에서 해당 에피소드 촬영을 마치고 떠난 뒤 행정 지원 업무를 맡은 한 직원에 의해 쓰레기통에서 발견됐습니다.

이 직원은 순간적으로 “에피소드 결말이 유출되는 것을 막아야겠다”고 생각했고 즉시 버려진 대본을 회수했다고 알려졌죠.

1년 뒤 스튜디오를 퇴사한 그는 대본을 집으로 가져갔고, 그 뒤로 대본에 대한 존재는 새까맣게 잊고 살았습니다. 결국 이사를 위해 집을 청소하던 중 오랜만에 대본집을 발견했고 이번 경매에 내놓게 됐죠. 무려 20년 만의 일입니다.

경매회사 측은 “사람들이 이 대본에 열광했다. 전 세계적 관심은 경이로운 수준이었다”며 “<프렌즈>의 마지막 에피소드가 20년 전인 2004년 방영됐지만 수백만명이 여전히 이 프로그램을 사랑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꾸준한 인기 덕에 당초 약 1백만 원 대로 예상했던 낙찰가가 3천7백만 원 대까지 껑충 뛰어올랐죠.

내가 만약 당시 스튜디오에서 대본집을 발견한 직원이었다면 어떻게 행동했을까요?

이쯤에서 다시금 머릿속에 떠오르는 말이 있네요. “꺼진 불도 다시 보자”.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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