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7집 [Kill My Doubt]으로 돌아온 ‘있지’

전여울

한여름 컴백을 앞둔 ‘있지’ 맴버 다섯명과의 대화

있지는 믿는다. 때때로 넘어지는 순간이 찾아와도, 그 순간 나를 구원해줄 이는 강인한 나 자신이라는 것을. 한여름 발매하는 미니 7집 <Kill My Doubt>에는 이런 다섯 멤버의 믿음이 고스란히 담겼다. 자신 안의 의심이 깨질 때까지, 있지는 달린다.

왼쪽부터 | 유나가 입은 셔츠와 플리츠 스커트는 페라가모, 채령이 입은 재킷은 페라가모, 예지가 입은 재킷은 쿠레쥬, 리아가 입은 재킷과 스커트는 페라가모 제품.

<W Korea> 올해 유독 숨 가쁘게 흘러갔죠? 4월 첫 월드투어를 끝내자마자 7월 31일 발매하는 미니 7집 <Kill My Doubt> 컴백 준비에 돌입했잖아요.

채 령 ‘시간이란 무엇인가’ 하는 철학적 질문에 빠져드는 요즘이에요(웃음). 작년 연말 무대가 엊그제 같은데, 눈 감았다 뜨면 또 올해 연말 무대를 준비하고 있을 것만 같아서···.
유 나 저희의 시간은 빠르게 흘렀는데 컴백을 기다리는 분들에겐 그 시간이 길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그 생각만 하면 좀 고되더라도 완성도 있게 준비해야겠다 싶어요.

전 세계 15개 도시를 순회하는 월드투어였는데, 그 마지막 도시가 방콕이었죠? 당일 무대를 마치고 데뷔 이래 첫 회식을 했다 들었어요.

류 진 그렇죠. 방콕의 한식당에 가서 제대로 갈비를 뜯었습니다(웃음).
채 령 그날 8개월간 동고동락했던 댄서 언니들에게 롤링 페이퍼를 받았어요. 너무 감동이었어요. 더 친해지지 못해 아쉽다는 얘기가 적혀 있었는데, 그걸 보는 제가 더 아쉬웠어요. 충분히 더 친근히 다가갈 수 있었는데.

2019년 데뷔와 동시에 미국 주요 도시에서 프리미어 쇼케이스 투어를 한 적이 있죠. 그로부터 4년이 흘러 다시 해외 무대에 오른 셈인데 가장 많이 달라진 점은 무엇이었나요?

리 아 우선 4년 전에는 다들 ‘애기애기함’이 있었죠(웃음).
유 나 저도 똑같은 걸 느꼈어요. 데뷔 때와 비교할 수 없게 공연장 규모가 커졌다는 것도 정말 의미 있었지만, 그보다 무대에서 멤버들 얼굴을 찬찬히 보는데 ‘다들 많이 컸구나’는 걸 피부로 느꼈거든요.
리 아 무대를 하다 가끔 멤버들과 눈이 마주칠 때가 있어요. 그럴 때면 서로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아도 알아요. 지금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이번 투어에서도 그런 순간들이 종종 있었는데 혼자 울컥해서 눈물이 차오르더라고요.
예 지 데뷔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코로나19가 닥쳤잖아요. 빈 객석을 앞에 두고 무대를 할 때면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 걸까 의심되는 순간이 많거든요. 그때마다 가수는 무대만 있으면 되는 게 아니라, 그 무대를 봐주는 사람이 필요한 직업임을 확실히 느꼈어요. 이번에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들을 보면서 ‘그래, 이거지’ 싶더라고요. 동시에 4년 사이 성장한 멤버들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스친 것 같아요. ‘아, 그래도 우리가 헛되게 시간을 보내진 않았구나.’

로고 패턴 케이프와 데님 팬츠, 리본 장식 펌프스 힐은 루이 비통, 이어커프는 알렉산더 맥퀸 제품.

리본 장식 톱과 가죽 스커트는 로에베 제품.

약 3주 뒤면 <Kill My Doubt>가 발매됩니다. 컴백을 코앞에 둔 지금, 마음속에 어떤 감정들이 교차하고 있나요?

유 나 아무래도 부담이 있죠. 여태 보여준 모습이 많았으니까 그 이상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하니까요. 그래서 자꾸만 미루고 싶은 마음도 있는데, 그것과는 상반되게 한시라도 빨리 컴백하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음악 방송, 사인회로 팬분들 만나는 순간이 저한테는 가장 큰 활력이거든요.
류 진 딱 지금이 음원 녹음도, MV 촬영도 끝났고 전체적인 그림이 나와 있는데 공개만 되지 않은 상황이잖아요. 모든 윤곽이 잡힌 상태기 때문에 ‘과연 이걸 좋아해주실까’ 하는 의문이 굉장히 구체적으로 드는 시기인 것 같아요. 기분 좋은 프레셔를 느끼고 있는 때죠.

있지가 이해한 <Kill My Doubt>는 어떤 앨범인가요?

리 아 작년 <Cheshire>의 후반 작업 당시 회사 제작팀과 멤버 개개인이 일대일 인터뷰를 진행했어요. 그때 각자 내면에 가지고 있는 얘기를 꺼내보는 시간을 가졌거든요. 가장 불안할 때 무엇을 하는지, 가장 힘들 때 어떻게 극복하는지에 관한 얘기였어요. 그때 오간 대화를 토대로 만들어진 앨범이 <Kill My Doubt>예요.
유 나 저희가 줄곧 데뷔 때부터 ‘나는 멋있어’, ‘나는 당당해’란 메시지를 전해왔잖아요. 그런데 저희도 어느 순간엔 불안을 느끼고 자신을 의심할 때가 분명 있거든요. 우리도 실은 나약할 때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럼에도 ‘다 괜찮아, 껌이야’라는 태도로 극복하고 자신감을 되찾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어요. 한마디로 ‘내 안의 의심을 깨자’는 거죠. <Kill My Doubt>는 개인적으로 신경을 가장 많이 쓴 앨범 중 하나예요. 저희가 여태 쌓아온 내공을 한꺼번에 보여줄 수 있는 앨범일 거예요.
리 아 앨범을 발매할 때마다 멤버들의 참여도가 높아지고 있거든요. 그런 시간이 쌓이니까 실제 멤버들이 훨씬 큰 사람이라 느껴지더라고요. 그게 대중의 눈에도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같이 생활하고 있는 저는 확실히 느껴요. 예전엔 자신감, 당당함의 메시지를 무대 위에서만 외쳤다면, 지금은 무대 아래서도 멤버들이 그 메시지대로 살고 있음이 보여요.

스스로에게 의심이 드는 순간, 어떤 주문을 걸며 그것에서 벗어나려 하는 편인가요?

유 나 평소 자주 하는 말이 있어요. ‘너 지금 굉장히 재미있게 하고 있는 거야. 무대에 있을 때만큼 행복한 시간이 없잖아.’
예 지 이번에 선공개한 ‘Bet On Me’에 이런 가사가 있어요. “이 불안한 날 믿어준 건 나뿐이니까.” 저는 지극히 현실적인 성향의 사람이거든요. MBTI도 ‘T(사고형)’ 유형에 속해요. 타인에게 조언을 구할 때도 대답이 극히 현실적이었으면 할 때가 많아요. 무엇이든 나에게 주어진 일은 스스로 해내야 하고 그 결과를 온전히 감당해야 하고, 믿을 건 결국 나 하나 뿐이라고 생각한단 말이죠. 그래서 저는 ‘Bet On Me’의 가사를 봤을 때 엄청난 위로를 얻었어요. 앞으로도 제가 의심 될 땐 그 가사를 떠올릴 것 같아요.
채 령 저도 비슷하면서도 다른데, 스스로를 벼랑으로 밀어서 결국 믿을 구석이 나 자신밖에 없도록 만들어요. 남들이 나를 의심한다? 오케이, 나는 오히려 그들보다 더 세게 나를 몰아간다(웃음). 그런 시간을 보내면 분명 나 자신을 굳게 믿게 되는 순간이 찾아와요.
류 진 저는 스스로를 못 미더워하는 구석이 있거든요. 만족을 잘 못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정말 내가 보기에도 ‘오케이다’ 싶을 정도의 노력을 하고, 그 이후는 그냥 상황에맡기는 편인 것 같아요.
리 아 저는 팀에 대한 뭔지 모를 믿음이 항상 있는 것 같아요. ‘어떻게든 멤버들과 잘 해낼 거다.’ 의구심이 드는 순간 멤버들 얼굴을 보면 그런 확신이 생겨요.

다들 한 멘탈 하는 것 같습니다(웃음).

리 아 원래 이렇게 순두부 스타일들이 더 멘탈이 강합니다 (웃음).
예 지 힘든 상황에서 극복하길 포기하고 놓아버리면 도망간 것밖에 되지 않잖아요. 도망간 사람이 되기는 싫은 것 같아요. 일단 돌파를 하자, 생각해요. 그럼에도 결과가 좋지 않으면 어쩔 수 없지만 최선을 다해본 거잖아요. 그런 상황은 충분히 납득할 수 있어요.

<Kill My Doubt>가 세상에 공개된 이후, 가장 듣고 싶은 피드백은 무엇인가요?

리 아 팬분들 입에서 ‘오래 기다린 보람이 있다’는 말이 나오면 여한이 없을 것 같은데요?
류 진 저도. 순위나 숫자보다 팬분들 어깨가 한번 으쓱 올라가면 좋겠다는 마음이 커요.
유 나 타이틀곡 ‘Cake’가 굉장히 청량하고 밝은 서머 송이거든요. 저희 노래로 여러분의 계절이 즐거워진다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대형 마트에 장 보러 갔다가 우연히 ‘Cake’를 듣고 이전보다 여름이 좀 더 설레게 느껴진다면, 무척 뿌듯할 것 같아요.

로고 패턴의 코르셋 톱과 팬츠는 베르사체 제품.

위┃리아가 입은 리본 장식 컷아웃 드레스는 발렌티노, 유나가 입은 홀터넥 드레스는 펜디 제품.
아래┃채령이 입은 트위드 원피스는 발렌티노, 예지가 입은 체크 재킷과 스커트, 셔츠, 리본은 셀린느, 류진이 입은 가죽 원피스는 미우미우 제품.

“난 특별하니까 남들의 시선 중요치 않아”(‘달라달라’)라고 말했던 데뷔 당시부터 있지는 줄곧 주체적인 태도에 대해 말해왔죠. 누군가를 짝사랑할 때조차 “내 맘은 내 거 그러니까, 좋아한다고 자유니까”(‘Not Shy’)라고 할 정도로 당당했잖아요. 이러한 팀의 정체성이 자신의 가치관에 크고 작게 영향을 끼친 점이 있을까요?

채 령 그런 가사를 부르다 보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요. 일단 퍼포머잖아요. 노래의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 입장에서 오는 일종의 책임감도 있고요. 무대 위에선 사람들에게 당당해지라 말하는데 실제론 세상에서 나를 가장 싫어한다면 그거야말로 어불성설이죠. 그래서 나 자신을 사랑하도록 스스로 노력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류 진 특히 데뷔 직후에 노래의 힘을 정말 많이 받았어요. 사실 무대 경험이 적으니까 불안하고 긴장될 수밖에 없잖아요. 그런데 ‘달라달라’를 부르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든단 말이죠. ‘나 진짜 좀 다른 것 같기도?’(웃음) 저도 모르게 홀려요. 있지로 여러 곡을 발표하고 소화하면서 나를 사랑한다는 것에 대한 정의를 스스로 발전시켜간 것 같기도 해요. 이제는 정말 자신을 사랑하려면 나의 못난 모습도 사랑해야 하고, 못난 걸 알면서도 도전할 수 있는 용기도 있어야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유 나 사실 데뷔 당시만 해도 큰 생각이 없었거든요. 가사도 그냥 다 제 이야기 같았어요(웃음). 그런데 오히려 시간이 지나면서 가끔 위축될 때면 과거 무대 위 제 모습을 보면서 생각했던 것 같아요. ‘맞아, 나 원래 이런 사람이었지. 너 이런 노래 부르면서 당차고 걱정 없던 아이였잖아.’ 확실히 저희 음악이 주는 어떤 힘이 있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있지에 관해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이들은 단순히 예뻐 보이는 것보다 멋있어 보이는 게 더 중요한 사람들이구나.’ 있지의 퍼포먼스는 난도 높기로 유명한데 완성도를 위해 무대에서 누구 하나 대충 넘어가는 법이 없어 보여요.

리 아 데뷔 초 특히 심했죠. 그런데 저희도 요즘엔 예뻐 보이는 법에 대해 생각하려고 노력 중입니다(웃음).
류 진 옛날부터 그런 걸 잘 안 챙기니까 방법을 모르겠더라고요. 예뻐 보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희는 그보다 ‘폼’
이 있으면 좋겠다는 데 중점을 둔 것 같아요.
유 나 저는 해결법을 찾았습니다. ‘그래, 얼굴만 예쁘자’ (웃음). 춤과 노래는 멋지게 가되, 얼굴만큼은 예쁘게 노력 하자. 가끔 주변에서 이런 얘길 해요. ‘너희 데뷔 때 진짜 달랐어.’ 정작 데뷔 당시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몰랐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왠지 알 것도 같아요. 멤버들이 말한 것처럼 다들 무엇보다 ‘멋있는 무대’에 몰두했기 때문에 다르다는 인상을 준 것 같아요.

소위 ‘칼각’이라고 하죠? 무대 위 칼각 군무를 볼 때면 평소 연습량이 만만치 않을 거란 생각이 들어요.

리 아 연습도 연습인데 평소 모니터링을 꼼꼼히 하면서 우리끼리 진솔하게 피드백을 주고받는 편이에요. 언제 류진이가 이런 말을 했거든요. ‘어차피 우리의 무대다. 남의 무대와 비교할 필요는 없다. 대신 나중에 봤을 때 우리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무대를 하자.’ 우리가 봤을 때도, 팬들이 봤을 때도 자랑스러운 가수가 되고 싶은 마음인 것 같아요.
류 진 멤버들에게 뼈를 깎는 노력을 하자고 말하진 않아요. 왜냐하면 이미 각자가 충분히 노력하고 있으니까요. 제가 자주 쓰는 표현인데, 최소한에서 최대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해요. 무대 영상은 영원히 남잖아요. 나중에 제 자식이 볼 수도 있고, 시부모님이 볼 수도 있단 말이죠(웃음). 거창한 목표를 잡기보다는 최소한 부끄럽지 않은 무대를 남기고 싶은 것 같아요.
리 아 다섯 명의 기준이 다 같을 순 없잖아요. 그런데 예를 들어 류진이 기준에서 부끄러움이 남겠다 싶으면 팀원으로서 류진이에게 맞춰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각자가 원하는 걸 맞춰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무대 퀄리티도 올라가고요.

컷아웃 장식 미니드레스와 스타킹, 벨크로 장식 뮬은 미우미우 제품.

벌룬 드레스는 선우 제품.

어느덧 데뷔 후 4년의 시간이 흘렀죠. 그사이 자신에게 일어난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요?

채 령 주변에서 ‘밝아졌다’는 말을 자주 들어요. 제가 보기에도 그런 것 같아요. 저는 밝아지기 위해 노력하는 제가 좋기도 해요. ‘내가 조금이라도 더 행복하려면 무얼해야 할까?’ 고민해요. 저는 욕심 있는 제 모습이 좋거든요. 과거 그러지 못한 시기가 있기 때문에 밝고 의욕 있는 태도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반대로 시간이 흘러도 결코 변치 않는 자신의 모습은 무엇인가요?

예 지 저는 거의 모든 게 그대로인 것 같아요. 주변에서 가끔 이런 말을 해요. ‘항상 같은 모습으로 있어줘서 고맙다.’ 사실 저한테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거든요, 제 모습을 지키는 게. 그런데 저는 누군가가 저도 몰랐던 저의 좋은 점을 발견하고 응원해주면 그것에 감사해하고 꼭 보답하고 싶어 하는 사람인 것 같아요. 돌이키면 데뷔 초부터 주변에서 긍정적인 말들로 동기 부여를 해줬고 저를 꽉 잡아줬기 때문에 더 변하지 않을 수 있었어요.

서로가 서로를 봤을 때 이런 모습만큼은 예전과 똑같다 싶은 게 있을까요?

유 나 우선 채령 언니의 투명한 피부만큼은 빛바랜 적이 없죠(웃음).
채 령 어휴(웃음). 유나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추진력이 좋은 친구였는데요. 시간이 흐르면서 그 장점이 훨씬 더
또렷해지고 성숙해지면서 판단력도 더 좋은 방향으로 커진 것 같은 느낌이에요. 일을 해결할 때도 체계적으로 딱
딱, 달성하고자 있는 게 있다면 분명히 성취해내고. 제가 부러워하는 모습을 갖고 있어요. 어렸을 때의 명랑한 느낌을 그대로 가지고 있되 장점이 더 극대화되고 있다는 인상이 있어요.
리 아 저는 류진이에 대해 할 말이 있는데, 변치 않는 모습이라기보다 이 친구에 대한 저의 믿음을 말하고 싶어요. 연습생 때부터 들었던 생각이거든요. ‘류진이는 잘할 거야. 류진이는 되게 만들 거야.’ 이런 막연한 믿음이 있었단 말이죠. 자기가 뭔가를 하겠다 마음먹으면 남들 입에서 ‘와’란 소리가 나올 정도로 노력하고 결국 해내는 친구예요. 사실 류진이가 많은 것에 욕심이 있는 성향은 아니거든요. 그런데 본인이 가진 능력 자체가 뛰어나고 거기에 악바리 근성도 있어요. 그래서 저는 류진이를 볼 때마다 멋지다고 느끼는 것 같아요.

곧 세상에 나올 <Kill My Doubt>는 ‘의심’에 관한 앨범이죠. 그럼 반대로 있지가 진짜로 믿는 것은 무엇인가요?

채 령 진심과 진실은 통한다는 것.
예 지 나 자신을 믿을 것. 제 좌우명이기도 해요.
류 진 저는 오히려 ‘아무것도 믿지 말자’라는 문장을 모토로 삼아요. 그 무엇도 신뢰하지 않고 마음을 열지 않는 태도라기보다, 그 무엇도 언제든지 떠날 수 있고 사라질 수 있다고 여기는 태도예요. 그러다 보면 실망감도, 상처도 적어지고 이성적으로 상황에 대처할 수 있으니까요.
유 나 저는 시간을 믿어요. 내가 무언가에 몰두해 보낸 시간은 결코 저를 배신하지 않았어요.
리 아 저도 시간인데요. 연습생 시절 잠들기 전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며 생각한 게 있거든요. 지금 불안하거나 힘들더라도 시간은 일정하게 흐를 것이고 그렇게 한 달이, 일 년이 흘러 내년이 올 것이다. 아무리 힘든 시기도 흘러 지나갈 거고, 결국 미래엔 사람들과 웃으며 잘 지낼 거라 믿으면 그 무엇도 견뎌낼 수 있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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