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리스 룩의 최강자, 코르셋.
치마 입는 남자, 네일 하는 남자. 성의 경계를 구분짓지 않는 젠더 플루이드의 파이가 점점 커지면서 여자의 전유물 같았던 패션 요소들이 하나 둘씩 남자들에게도 스며들고 있다. 이 중 최근 가장 돋보이는 것은 단연 코르셋 패션. 아이러니하게도, 여성들이 느끼는 사회적 억압을 대표하는 이미지였던 코르셋이 이제는 사회적 혹은 정치적 이미지를 떠나 심플한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잡고, 남성 룩의 영역까지 파고드는 것이다. 여자는 이래야 하고, 남자는 이래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탈피하는 이 현상이 한 편으로 또 다른 의미의 탈코르셋으로 한 걸음 나아가는 듯 해 반갑기도 하다.
ACT N1 2023 S/S
물론 난이도로 치면 최상이다. 남성이 잘록한 허리 라인을 보여주는 일은 흔하지 않으니까. ‘게이 같거나’, ‘입지 말아야 할 것을 입은 느낌’이란 의미 없는 비난의 화살이 스스로를 검열하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BALENCIAGA 2023 S/S
BALENCIAGA 2023 S/S
하지만 잘록한 허리 라인 위로 넓은 어깨 라인이 더욱 부각되어 보이는 액트 넘버원과 발렌시아가 런웨이 룩은 남성의 관능미를 배가하고, 그래서 오히려 강인해보인다. 슈트 위에 코르셋을 매치한 돌체앤가바나는 또 어떤가. 머신 건 켈리와 에반 모크가 과감한 코르셋 패션을 입었다고 이들의 매력이 사라지진 않았다. 차근차근 시도해보고 싶다면, 올리버 심처럼 베스트로 보이도록 연출하는 것도 방법이다. 새로운 것을 멋지게 도전하는 사람이 주목받는 시대다. 남들의 불필요한 시선과 스스로의 검열은 잠시 미뤄두고 즐기자, 이 패션을.
DOLCE&GABBANA 2023 F/W
Machine Gun Kelly
Evan Mock
Oliver S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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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 에디터
- 장진영
- 사진
- Getty images, Courtesy of James Cochran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