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orgio Armani 2023 F/W Collection

명수진

조르지오 아르마니 2023 F/W 컬렉션

우아함이란 이런 것! 대리석 질감의 아르데코풍 무대에서 펼쳐진 조르지오 아르마니 2023 FW 컬렉션은 부드럽고 유연한 컬렉션을 통해 브랜드 본연의 철학을 단단하게 드러냈다. 아르마니는 1975년 인간이 의상에 속박되는 상태를 가장 경멸한다’고 말하며 정장의 딱딱한 심을 제거하고 라운지웨어처럼 가볍고 편안한 슈트를 창조한 장본인이다.

살롱의 한 장면을 그림자로 재현한 연극적 무대로 컬렉션이 시작됐다. 베이지, 골드, 피치, 그레이의 우아한 컬러 팔레트가 실크, 저지, 울, 스웨이드, 벨벳 등 근사한 소재 위에서 빛을 발했다. 플루이드한 팬츠 위에 사롱 스커트를 레이어링 하는 것은 아르마니의 시그니처 스타일이며 하렘팬츠와 차이나 칼라 재킷과 프린지 장식의 숄 등 등 오리엔탈적인 요소를 가미해 세련된 이국적 취향을 뽐내는 것도 잊지 않았다. 블랙 베레모와 브로치, 이어링은 아르마니 패션 제국을 건설했던 80년대 전성기를 떠오르게 했다. 전반적으로는 드레시한 분위기였지만 드로스트링 팬츠나 카고 팬츠, 파카 등 스포츠 웨어나 유틀리트 웨어의 요소도 눈길을 끌었다. 단, 그것은 MZ 세대의 취향을 저격하기 위한 트릭 같은 건 아니었고 세련된 라이프스타일에 꼭 필요한 아이템일 뿐. 마지막 모델은 아르마니 컴팩트를 들고 파우더를 바르는 것과 같은 모습으로 런웨이를 걸어나오며 드라마 같은 컬렉션에 방점을 찍었다.

“패션은 여성을 위해 만드는 것이지 뉴스를 만들기 위한 것은 아닙니다. 저는 오랫동안 그런 점에 있어 확신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컬렉션에 임하는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철학이다. 총 74벌의 의상 중 가장 많은 사람들이 핸드폰을 번쩍 든 것은 피날레였다. 수많은 핸드폰이 살아있는 레전드를 사진에 담기 위해 반짝이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프리랜스 에디터
명수진
영상
Courtesy of Giorgio Arma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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