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lentino 2023 S/S Haute Couture Collection

명수진

발렌티노 2023 S/S 오트 쿠튀르 컬렉션

특별한 소수에게만 공개되던 오트 쿠튀르가 대중에게 활짝 열리면 어떨까? 발렌티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피엘파올로 피춀리는 이에 대한 해답 같은 쿠튀르 컬렉션을 선보였다. 그는 고급 쿠튀르 컬렉션에 전혀 다른 우주인 ‘클럽’ 컨셉을 도입했다. 이른바 ‘발렌티노 르 클럽 쿠튀르(Valentino Le Club Couture)’. 모두가 평등한 클럽 안에서 쿠튀르는 민주적이며 보편적 즐거움을 지닌 것으로 변모했다. 1월 25일 밤 9시 30분. 파리 센 강에서도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운 것으로 유명한 알레산드로 3세 다리 밑이 오트 쿠튀르를 위한 베뉴가 되었고, 원한다면 모든 사람이 이를 지켜볼 수 있었다(실제로 많은 대중들이 다리 위에서 이를 지켜봤다). “물론, 저는 오트 쿠튀르가 불가능한 도전과 마법에 관한 것이라는 점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오트 쿠튀르가 좀 더 쉽게 느껴지는 것도 좋아합니다. 자신을 위해 무언가를 갖는 느낌에 관한 것이고, 이를 원하는 사람이 될 수 있는 자유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민주적이기도 합니다.” 지난 몇 년간 패션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온 피엘파올로 피춀리다운 아이디어였고 해답이었다.

전설적인 클럽 스튜디오54를 비롯해 런던의 뉴 로맨틱 블리츠 클럽(New Romantic Blitz Club), 클럽 포 히어로즈 원나이터(Club For Heroes one-nighter), 그리고 예술가이자 클럽 프로모터인 리 보웨리(Leigh Bowery)가 만든 타부(Taboo) 등 1980년대를 풍미한 몇몇 클럽은 발렌티노 오트 쿠튀르 컬렉션의 영감이 원천이었다. 피에르파올로 피춀리는 이러한 하위문화의 요소를 미스터 발렌티노가 1980년대에 선보였던 우아한 쿠튀르 컬렉션과 대담하게 믹스했다. 턱시도 재킷을 입은 모델은 큼직한 발렌티노 핑크 리본을 장착한 쇼츠로 ‘하의 실종’한 모습이었다. 드레시한 턱시도는 미니 드레스로 변형하거나 대담할 정도로 짧은 쇼트 팬츠와 매치했고, 레이스나 튤 등 시스루 소재와 과감한 컷아웃 기법을 통해 전략적인 신체 노출이 이루어졌다. 아름다운 꽃처럼 풍성하게 피어난 발렌티노의 러플과 퍼프소매 블라우스는 디스코풍 형광색 타이즈와 믹스 매치했고, 핑크 오간자 드레스를 입은 모델은 온몸에 타투를 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총 89개의 룩 중에서는 남성복도 꽤 커다란 비중으로 존재감을 드러냈고 때로는 남성복과 여성복 이미지가 서로 교차하며 젠더 플루이드한 감성을 보여줬다.

컬렉션 외적으로도 화제가 있었다. 모델 크리스틴 맥메나미가 런웨이에서 넘어져 하이힐을 벗고 런웨이를 걷는 해프닝 영상이 천만 뷰를 금세 넘었다.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슈가가 발렌티노의 앰버서더로 선정되어 참석했는데 싱어송라이터 샘 스미스(Sam Smith)와 나란히 앉아 컬렉션을 감상하는 모습이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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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스 에디터
명수진
영상
Courtesy of Valent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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