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ewe 2023 F/W Mens Collection

명수진

로에베 2023 F/W 맨즈 컬렉션

로에베 2023 F/W 남성 컬렉션은 1월 21일 토요일, 화창하지만 쌀쌀한 아침에 열렸다. 로에베 컬렉션에 열리는 파리 외곽의 불로뉴 비양쿠르(Boulogne-Billancourt)에 현재 가장 패셔너블한 배우이자 패션 아이콘인 티모시 샬라메(Timothée Chalamet)가 깜짝 참석해 모두를 기쁘게 했다(이번 파리 패션위크에서는 도통 얼굴을 볼 수 없었던 터라 더욱 반가웠다). 티모시 샬라메는 블랙 보머 재킷, 화이트 티셔츠, 네이비블루 팬츠, 화이트 스니커즈에 선글라스를 착용한 캐주얼한 모습으로 관객과 즐겁게 소통했다.

로에베의 아티스틱 디렉터 조나단 앤더슨은 매튜 마크스 갤러리(Matthew Marks Gallery)와 협의하여 아티스트 줄리엔 응우옌(Julien Nguyen)의 작품 <The Guise of Fortune>의 소형 사본을 600부 한정판으로 인쇄하여 발송했다. ‘사랑은 당신을 보게 한다(Love makes you see)’는 부제가 달렸다. 새하얀 컬렉션 베뉴에 줄리엔 응우옌의 회화 두 점이 거대하게 걸렸다. 옷을 반쯤 벗은 초상화 속 청년은 컬렉션에서 재현됐다. 이너 없이 코트만 입거나 실크 박서나 면 레깅스 등 속옷을 거리낌 없이 노출한 모델이 등장했다. 조나단 앤더슨은 ‘우리는 응우옌의 작품을 현재에 어떻게 주입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며 ‘남성 패션은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흥미로운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속옷이 주는 고요하면서도 관능적인 느낌이 좋다. 우리는 남성복의 이면에 있는 아이디어에 의문을 제기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블랙과 화이트의 무채색에 옐로, 블루, 그린, 바이올렛 등 수채화처럼 깨끗한 컬러 팔레트를 더하고 군더더기 없이 라인만을 강조한 실루엣으로 전반적으로는 미니멀한 분위기. 백랍과 순동으로 만든 두 개의 금속 재킷은 컴퓨터 플레이트 제조업체가 특별히 제작한 것으로 실제 옷처럼 만들기 위해 40일이 걸렸다는 후문이다. 이처럼 단순히 패션의 영역을 넘어 아티스트의 영역까지 도전하고 있는 듯한 조나단 앤더슨의 로에베. 영국의 일렉트로닉 작곡가 클락(Clark)이 구성한 사운드트랙이 컬렉션이 하나의 예술로 완성되는 과정에 힘을 실었다.

프리랜스 에디터
명수진
영상
Courtesy of Loew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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