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W Anderson 2024 S/S Mens Collection

명수진

JW 앤더슨 2024 S/S 맨즈 컬렉션 &  리조트 컬렉션

JW앤더슨은 밀라노 맨즈 패션위크의 일요일 저녁, 2024 SS 시즌 남성 컬렉션과 2024 여성 리조트 컬렉션을 함께 선보였다. 컬렉션에 앞서 JW앤더슨은 브랜드 인스타그램에 한때 영국 전역에서 유행했던 코니시웨어(Cornishware)의 티팟 사진을 티저로 공개했다. 코니시웨어의 상징적인 블루&화이트 스트라이프는 무대 세트와 백스테이지에 거대하게 확대되어 설치됐다. 이런 설정은 프랑스에서 오는 9월에 열리는 럭비 월드컵을 연상케 했는데, 디자이너 조나단 앤더슨은 실제로 아일랜드 캔터베리 팀의 셔츠를 입고 피날레를 장식했다(조나단 앤더슨의 아빠는 아일랜드 럭비팀의 주장을 역임했다고).

‘비틀어 보는 것’은 조나단 앤더슨이 즐겨 사용하는 기법이다. 마르셀 뒤상의 예술처럼 조나단 앤더슨은 기존의 사물을 확대하거나 축소하거나 변형하는 방식으로 미를 새롭게 정의하곤 한다. 조나단 앤더슨이 어린 시절 즐겨 입었던 럭비 셔츠는 바 재킷, 니트 소재로 변형됐다. 스웨트 셔츠와 니트 풀오버는 V 형태로 깊게 컷 아웃한 네크라인이 특징적이었다. 반바지에는 확장된 주머니를 덧달았고, 셔츠에는 긴 소매와 짧은 소매를 함께 달았으며, 슬리브리스 탑에는 튜브 같은 범퍼를 장식했고, 니트웨어에는 실뭉치를 잔뜩 달아 놓는 식으로 일상적인 옷을 새롭게 비틀어 선보였다. 44, 48번째로 선보인 촘촘한 니트 소재로 만든 셋업은 조나단 앤더슨이 사무실에 있던 1970년대 소파를 보고 영감을 받아 만든 것이고, 무심하게 놓여있던 코일 바구니 하나도 이번 컬렉션의 영감이 됐다고 밝혔다. 조나단 앤더슨은 이를 통해 영감은 어디에서든 올 수 있으며 주변의 모든 것들의 ‘무의식적으로 당신의 일부가 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꼬불꼬불한 라면을 말아 만든 것처럼 촘촘한 니트 소재 호보백과 신발 등의 액세서리를 포함해 전체의 3/4 정도가 온통 니트웨어로 구성된 컬렉션이었다.

여성용 리조트 웨어 컬렉션도 역시 간결했다. 버블 라인의 탱크 드레스, 에이프런처럼 자락을 늘어트린 셔츠, 블레이저를 해체하여 아방가르드하게 재구성한 블랙 재킷, V 네크라인이 거의 밑단까지 닿을 정도로 깊게 파인 니트 원피스, 집업 포켓을 단 트레이닝팬츠 등 각 아이템의 고유의 단순함을 살리되 어느 한구석을 비틀어 보여주는 위트가 돋보였다. 철학과 예술성을 충분히 발산하면서도 매장에서는 무엇이 시선을 끌지 너무나 잘 아는 디자이너의 영민한 전략이 이번 시즌에도 빛났다.

프리랜스 에디터
명수진
영상
Courtesy of JW Ander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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