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W Anderson 2023 F/W Mens Collection

명수진

JW앤더슨 2023 F/W 맨즈 컬렉션

조나단 앤더슨은 2023 FW 남성복 컬렉션을 통해 지속적으로 이야기해온 젠더 이슈를 다뤘다. 성별에 대한 이분법적 관념과 편파적인 분열을 뛰어넘고자 하는 그의 논바이너리(non-binary) 철학이 담긴 컬렉션! SNS에서 즉각적으로 이슈가 된 것은 개구리 가방과 슬리퍼다. 이는 전통의 영국의 아동용 신발회사 웰리페츠(Wellipets)와 협업한 것. 개구리는 주변 환경 조건에 따라 암수 성별이 바뀌며 실제 자연에서 암수가 전환되는 생물은 개구리 말고도 꽤 많다는 점을 떠올려보면 우스꽝스러운 비주얼 이면에 조나단 앤더슨이 전달하고자 하는 진중한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

브리프 하나만 입은 모델이 옆구리에 원단을 든 모습으로 오프닝을 열었다. 뒤이어 잠옷같은 튜닉 스타일 원피스와 베개를 움켜쥔 모델이 등장. 토마토 모양의 보디페인팅과 착시를 불러일으키는 트롱푀이유(Trompel’oeil) 프린트 티셔츠가 에로틱한 분위기를 연출했고, 인비테이션에 사용된 대형 칩은 모델의 가슴에 부착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밑단을 러플로 장식한 가죽 반바지는 2013년 FW 컬렉션에 선보였던 아카이브를 리메이크해서 선보인 것으로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급진적인 젠더리스 스타일이다.

조나단 앤더슨이 패션위크를 통해 메시지만 주장한 것은 아니다. 모범생의 더플 코트에 섹시한 뉘앙스를 담아 재해석한 페이크 퍼와 가죽 코트, 롱앤린(long & lean) 실루엣의 더블 버튼 코트와 슈트, 솔기를 처리하지 않은 로우(raw)한 감성의 코트 등은 미학적으로 아름다웠고, 일상에서도 매력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스타일이었다.

프리랜스 에디터
명수진
영상
Courtesy of JW Ander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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