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난리 난 고윤정

우영현

고윤정에 대해 모르는 사람 없게 해주세요.

넥스트 액션 스타│시리즈의 파트2 격인 <환혼: 빛과 그림자>에서 정소민에 이어 여주인공을 맡은 고윤정은 파트1에도 모습을 보였다. 첫 회에서 도성의 술사들을 베고 다닌 살수로 잠깐 등장해 완벽하게 강렬한 존재감을 발휘하며 시청자들의 뇌리에 박혔다. “지나는 자리마다 모가지를 떨어져 내린다 하여 낙수, 아름답지 않느냐.” 고윤정의 미모와 눈빛, 중저음 목소리가 보는 이들을 얼어붙게 만들었고, 이내 현란한 칼놀림과 아크로바틱한 액션이 촤라락 펼쳐지며 눈이 다 시원하게 만들었다. 여기에는 꾸준히 다져온 운동 경험이 뒷받침됐다. 고윤정은 어릴 적부터 발레, 피겨 스케이팅, 수영을 섭렵했고 검도를 오래 했다. 어찌 보면 살수 캐릭터를 위해 준비를 갈고 닦아온 셈이다. <스위트홈>를 찍을 땐 함께 출연한 이시영과 웨이트 트레이닝, 단백질 보충제 등에 관한 이야기에 열을 올렸을 정도로 운동 마니아라고 한다. 그러니, 끝내주는 액션 영화 하게 해주세요.

<보건교사 안은영>의 그 배우│고윤정은 데뷔 초반 여러 광고와 뮤직 비디오를 통해 전지현, 탕웨이, 서지혜, 김지원 닮은 신예로 언급되고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후 배우로서 눈도장을 찍은 전환점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일 것이다. 상처가 난 얼굴로 석궁을 쏘며 괴물과 맞서는 박유리 역을 맡아 배우로서 자신의 이름과 매력을 똑똑이 각인시켰다. 글로벌 인기를 구가한 <스위트홈> 이전에도 고윤정은 넷플릭스 작품에 출연한 바 있다. 같은 해 공개된 <보건교사 안은영>에서 성적이 오른다는 미신 때문에 학생들이 훔쳐간 자신의 방석을 붙잡고 서럽게 우는 여고생의 혼령을 연기했다. 알 만한 사람은 알지만, 이 얘기를 듣고 “그 배우가 고윤정이었어?” 싶은 이들도 꽤 있을 것이다.

금손 여신│인정할 수밖에 없는 진짜 금손이다. 고윤정은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미술을 전공했다. 미술가, 큐레이터, 선생님 등의 진로 고민을 하던 미대생 고윤정의 인생은 익히 알려진 것처럼 대학 잡지의 표지 모델을 하면서 완전히 달라졌다. 연기자의 길을 걷기 시작한 뒤에도 틈틈이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한다. 많지는 않지만 고윤정의 SNS 계정에서 데뷔 전 직접 그린 작품들을 찾아볼 수 있다. 보면 알겠지만, 그 실력이 취미로만 삼기에는 무척 아쉽다. 요즘 여기저기 언급되고 있는 ‘아트테이너’에 딱 어울리는 인재가 여기 있다.

잡식성 영화광│고윤정의 SNS 계정에는 영화 스틸컷도 적지 않다. 한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인상깊게 봤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영화를 포스팅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드니 빌뇌브 감독의 <그을린 사랑>과 <시카리오>, <브로크백 마운틴>, <러브 스토리>, <살인의 추억>, <공동경비구역 JSA>, <파이트 클럽>, <분노의 질주>, <포드 V 페라리>, <나를 찾아줘>, <파수꾼>, <펄프 픽션>, <헤이트풀8>… 연기를 하기로 결심한 뒤 끼니를 거른 채 하루 종일 영화만 보기도 했다는 영화광답게 고윤정이 포스팅한 영화의 장르와 스타일은 엄청 다양하다. 무슨 이유인지, 영화 제목을 달지 않아 스틸컷을 보고 제목을 맞추는 재미도 은근히 있다. 가장 최근 포스팅된 영화는 <헌트>. 바로 고윤정의 스크린 데뷔작이다.

초능력을 가진 아이│고윤정의 차기작은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이 될 전망이다. 웹툰 원작의 액션 히어로물로 초능력과 비밀을 숨긴 채 살아가는 가족들이 거대한 위험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렸다. 고윤정은 부모와 같은 초능력을 지닌 10대 캐릭터를 맡아 눈이 휘둥그레질만 한 액션 연기에 도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빙>은 고윤정 외에 조인성, 한효주, 류승룡, 류승범, 차태현, 박희순 등의 멀티 캐스팅 라인업과 글로벌 메가 히트작 <오징어게임>의 두 배에 달하는 제작비로 일찌감치 기대를 모았다. 고윤정에게는 <보건교사 안은영>, <스위트홈>, <환혼: 빛과 그림자>를 잇는 판타지물. 이른바, 고윤정의 ‘저세상 유니버스’가 퍼즐처럼 완성되고 있다.

프리랜스 에디터
우영현
사진
@goyoun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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