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꿈꾸는 것처럼, 라나 델 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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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정규 1집 <Born to Die>를 발매하며 평단과 대중으로부터 뜨거운 주목을 받은 뮤지션, 라나 델 레이. 이후 매번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며 다양한 실험을 이어온 그녀는 어쩌면 가장 ‘미국적인 것’을 음악으로 제시할 줄 아는 뮤지션일 거다. 그런 그녀가 자신의 절친한 친구이자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레산드로 미켈레와 함께 그들만의 예술 세계, 작업 과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한 편의 긴 장편 시와도 같은, 문득 꿈에서 본 장면과도 같은, 두 사람의 몽환적인 대화 속으로. 

롱아일랜드 북부 해안가 끝자락에 위치한 마을, 샌드포인트.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소설 <위대한 개츠비>의 배경인 이스트 에그는 바로 이 샌드포인트 지역에서 영감을 받아 착안된 가상의 해안가이다. 19세기 후반 한때 악덕 자본가들의 별장 및 휴양지로 화려했던 이 지역은 현재 뉴욕 교외와 맞닿아 있는 자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다. 하지만 일명 ‘도금 시대’라 불리며 급격한 경제 성장을 구가한 그 시절 대호황의 흔적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해안을 따라 찬란했던 시대를 상징하는 저택들이 줄지어 남아 있는데, 그중에서도 아일랜드 킬케니성을 모델로 건축한 ‘캐슬 굴드’는 특히 인상적이다.

샌드포인트 해안가의 성들은 왠지 라나 델 레이를 닮았다. 본명 엘리자베스 그랜트, 올해로 36세의 이 뮤지션은 커리어 전반에 걸쳐 아메리칸 드림의 그럴싸한 포장을 한 꺼풀씩 벗겨내고 용감히 그 안의 본질을 꺼내 보이려 했다. 한마디로 정의할 수는 없지만, 그녀는 ‘미국적인 것’들을 자신의 음악과 예술 작업 속에서 새롭게 보여줘왔다고 할까. 라나 델 레이의 앨범 커버 속 그녀의 모습을 떠올려보자. 그녀는 소형 오픈 트럭 앞에 히피 차림으로 서 있거나, 혹은 요트에 승선해 타오르는 해안선을 등 뒤로 하고 노란빛 네일이 돋보이는 손끝을 뻗어 누군가에게 간절히 도움을 요청했다. 또한 2019년 발매한 <Norman Fucking Rockwell!>, 2021년 <Chemtrails Over The Country Club>의 앨범 제목을 통해선 세속적인 요소를 날것 그대로 보여주거나 화려한 이상향 저변에 깔려 있는 불길한 징조를 표현해냈다. 첨언하자면, 노먼 록웰은 미국 중산층의 생활상을 묘사한 작품으로 유명한 20세기 화가이며, 켐트레일은 화학물질이나 생물농약으로 뒤덮인 비행구름으로 음모론에 자주 등장하는 소재다. 화보 촬영이 있던 날, 블랙 구찌 드레스를 입은 라나 델 레이가 던킨도넛 커피 한 잔을 들고 의상 트레일러에서 걸어 나왔다. 그 모습은 마치 현대판 재키 케네디 같았다. 그녀는 주위를 자신만의 기운으로 가득 채웠는데, 특히 말 그대로 어떤 ‘온기’를 발산해냈다. 계절을 비껴가듯 차갑고 습한 공기가 맴돌던 어느 봄날 오후, 프로덕션과 헤어 메이크업 팀이 일제히 양털 파커 속에 몸을 맡긴 채 덜덜 떨고 있을 때, 그녀는 얇은 발렌티노 드레스를 입고 롱아일랜드 사운드 해변을 유유히 꿈꾸듯 걸었다. 그녀가 호탕한 웃음을 지어 보일 때마다 회갈색이던 바닷물 표면으로 윤슬이 반짝이는 듯했다. 그녀가 새 음악 발표를 준비하는 동안 <더블유>는 그녀의 오랜 친구이자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레산드로 미켈레와의 대화 시간을 마련했다. 친구이자 조력자인 두 아티스트는 과거의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거나, 비유를 사용해 정곡을 찌르는 데 탁월하다. 이번 만남에서 그들은 크리에이티브의 과정, 자연계에서 영감을 찾아가는 방법, 진심을 다해 일하는 법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가운은 발렌티노, 목걸이는 스와로브스키 제품.

알레산드로 미켈레 우리가 아마 2018년 메트 갈라에서 처음 만났지? 내가 날짜에 굉장히 약한 편이라.

라나 델 레이 그게 바로 우리가 크리에이티브한 이유 아닐까. 난 몇 년 전 우리가 나눈 통화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니까. 그때 당신이 새로운 컬렉션 작업을 하면서 내 음반을 듣고 있다고 말한 건 간신히 기억해.

당시 네가 메트 갈라에서 입은 의상과 모습은 모든 이들의 마음에 영원히 남았을 거야. 정말이지 여신 혹은 성자 같아 보였거든. 크리에이티브한 사람은 본인처럼 섬세하고 민감한 감각을 지닌 사람들과 함께할 때 더 빛이 나는 것 같아. 그래서인지, 난 늘 너의 음악을 듣고 너의 글을 즐겨 읽어.

당신이 섬세함을 언급해서 하는 말인데, 가만 생각해보면 어쩌면 섬세함은 호락호락하지 않은 세상 속에서 발현되는 힘이지 않을까 싶기도 해. 그나저나 나도 당신과 일하며 마침내 숨을 고르고 다시 패션을 즐길 수 있게 된 것 같아. 당신 덕분에 이런저런 실크 로브도 꺼내 입어보면서 내가 맨 처음 패션을 좋아했던 이유를 다시 한번 떠올리게 됐지. 지금보다 어렸을 땐 패션계에 발을 들인다는 건 마치 속이 훤히 비치는 드레스를 입고 미끄러지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거든. 당신과의 추억을 돌이키면 언젠가 그래미 시상식을 위해 당신과 함께 드레스를 준비했을 때도 떠올라. 나에겐 그 행사가 더 큰 세계로 입장하는 용기 있는 도전 같은 거였는데, 순간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 나란 사람을 아름답게 표현해도 될까?’ 싶으면서 덜컥 겁이 나더라고. 하지만 그때 당신이 내게 무언으로 알려준 게 있어. 바로 유미적인 세계에 발을 들여놓는 게 비판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 누군가의 내면이 바깥으로 잘 구현될 때, 그 사람에 대한 이해의 폭이 좀 더 넓어진다는 걸 당신 덕에 배우게 됐어.

2019년 당신과 LA에 구찌 ‘길티’ 캠페인 영상을 촬영하러 갔을 때, 인근 지역에서 산불이 크게 났지. 혹시 기억나?

벨에어(LA의 대표적 부촌)가 화재로 불타고 있어서 405번 고속도로를 지나는 내 자동차의 배기통이 재로 뒤덮였지. 그때 샌페르난도 밸리에서 촬영을 이어갔는데, 모두 방독면을 쓴 채였고, 하늘은 온통 오렌지빛으로 물들었어. 기이하고 참혹한 장면이었지. 어찌 보면 그 배경은 완벽했던 것도 같아.

맞아. LA가 현실을 뛰어넘는 곳인 만큼, 그때 마침 초현실적 순간이 연출된 것 같다는 인상이 있었어.

그 촬영을 마치고 내 뮤직비디오를 촬영할 때도 기존 콘티에 없던 화재 장면을 넣었어.

나는 당신이 음악과 영상에 불뿐만 아니라 물, 날씨 등 자연적 요소를 넣어 표현하는 방식을 굉장히 좋아해.

아버지가 심해 상어를 잡는 어부셨어. 그것도 15년 동안이나. 그리고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에서 열다섯부터 열여덟까지 선상 생활을 하셨고. 그런 아버지의 영향뿐 아니라 사실 캘리포니아는 흙, 바람, 불 이 셋을 빼고 말할 수 없는 곳이잖아. 그래서인지 항상 내 작업에 그런 요소들이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것 같아. 좀 웃긴 게, 사람들이 내게 왜 캘리포니아에 대한 노래를 쓰냐고 묻는데, 나는 내가 늘 서 있는 곳을 노래한다고 생각해왔어. 캘리포니아는 마치 폭풍의 눈처럼 항상 내 자아의 중심에 있었다고 할까. 사실 난 미국에서 가장 추운 지역인 레이크플래시드 출신인데, 캘리포니아의 풍경은 이상하게 내 눈에 질리지가 않아.

드레스는 발렌티노 오트 쿠튀르, 이어커프는 스와로브스키 제품.

2020년 시집 <Violet Bent Backwards Over the Grass(풀밭에 거꾸로 고꾸라진 바이올렛>를 출간했지? 당신에게 시 쓰기와 음악 작업은 어떻게 달라?

완전 다르지. 우선 시를 쓰려면 기분이 정말 좋아야 하고 내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게 없으며, 모든 일이 원만히 돌아가고 있어야 해. 그리고 바로 그런 때 머릿속에서 시상이 떠오르면 그걸 온전히 시로 게워내는 거야. 이를테면 운전 중에 어떤 영감이 떠오르면 잠시 차를 멈추고 생각에 몰두해. 한번은 식당에서 음식을 기다리면서 이런 시상에 푹 빠져 있던 때가 기억나. 실제 시집에 실은 문장들이기도 해. “풀밭에 거꾸로 고꾸라진 바이올렛. 일곱 살 아이 손엔 민들레가 꼭 쥐어져 있네. 대교처럼 내 몸을 아치 모양으로 만든 모양새는, 마치 물구나무를 하다 떨어진 형상 같아. 미치광이처럼 웃으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느낄 수 있는 충만함으로…” 그러고는 생각했지. 내가 바이올렛인가? 바이올렛은 성(family name)인데, 가족의 카르마적인 무언가가 나에게 오고 있는 건가? 확실히 나는 시를 쓰기 시작하며 좀 더 활기차진 것 같아. 또 내가 시를 쓸 수 있게 자극을 주는 유일한 사람이 있는데, 바로 내 친구 애니야. 애니는 정말 재미있어. 너무 웃겨서 종종 나 자신을 완전히 잊게 만들어주는데, 그렇게 내가 자아를 잊을 동안 시상이 떠오르곤 하더라고. 그럴 때마다 이런 생각에 빠지곤 해. 맞다, 나란 아이는 즐거운 상태일 때 시상이 떠오르는구나, 그건 정말 강제로 만들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지, 고요하고 균형 잡힌 상태를 유지하는 게 나의 최우선 과제구나, 심리적이고 영적 저장소를 보존하는 일 말이야.

당신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시인은 누구야?

앨런 긴즈버그는 자신의 대표작 ‘Howl’이라는 시를 며칠 만에 완성했다고 해. 또 언젠가 로런스 펄링게티가 자신의 시이자 노래 ‘Loud Prayer’를 낭독하는 걸 봤을 때,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반드시 오랜 시간을 들여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어. 내가 원한다면 빨리 작업할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을 심어준 이들이지. 또 나는 월트 휘트먼, 실비아 플라스의 감성과도 맞닿아 있는 것 같아. 특히 실비아 플라스는 여자로 살아가는 것에 대해, 히스테리의 역사에 대해 신랄한 시를 썼지.

드레스와 벨트는 셀린느 by 에디 슬리먼, 모자는 알버투스 스완포엘, 목걸이는 스와로브스키 제품.

당신의 작업을 보면 음악을 묘사하는 당신만의 특정 색깔이나 단어 사용이 돋보였던 기억이 있어. 그렇다면 이번에 새롭게 발매될 음악을 말해주는 색이나 단어가 있어?

이번에 작업을 하면서는 아무것도 필터링하지 않은 ‘명상’에 가까운 자동 창법을 연마했어. 음성 메모 어플을 켜고 순간순간 생각나는 모든 것을 자연스럽게 노래하는 거지. 완벽하다고는 볼 수 없는 파일들이야. 머뭇거리는 순간도 삐걱거리는 순간도 고스란히 담겨 있으니까. 하지만 날것과 같은 녹음 파일을 나와 함께하는 작곡가 드루 에릭슨에게 보내면, 그는 내가 읊는 가사에 오케스트라 연주를 입혀줘. 그것도 나에게 꼭 맞게. 이제 그렇게 작업한 것 위에 에코 작업을 할 거야. 이런 식으로 작업하다 보니 음악을 묘사할 만한 색이나 단어 같은 게 없어. 뇌의 흐름에 따른 작업이어서. 그런데 당신 말처럼 2015년 발매한 앨범 <Honeymoon>만 봐도 색깔 레퍼런스가 참 많아. 특히 수록곡 ‘God Knows I Tried’엔 이런 가사도 등장하지. “가끔 아침에 빨갛고, 파랗고, 노란 하늘을 보며 눈을 뜰 때, 테킬라 선라이즈를 마시듯 기분이 짜릿하지.” 그런데 이번 앨범에선 컬러를 전혀 찾아볼 수 없을 거야. 음, 어떤 느낌이냐면 화가 났지만 노래 속 나는 누군가와 조곤조곤 대화를 나누는 듯하달까. 특히 첫 번째 트랙 같은 경우, 어플의 녹음 버튼을 누르고 노래를 시작했어. 가사가 이래. “비닐봉지 위를 손끝으로 더듬어 올라가 나를 뒤돌아보면, 어떤 작은 의미도 추측해내거나 1~2분 정도라도 나에게 집중해줬으면 좋겠어.” 굉장히 단어 나열적인 앨범이야. 그래서 색깔을 내줄 자리가 없었어. 머릿속 타이핑을 음악으로 풀어내는 듯한 작업이라서.

혹시 꿈꾼 걸 기억하는 편이야? 음악 작업에 꿈 이야기를 풀어본 적이 있어?

스트레스 받지 않는 꿈을 꾸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것 같아. 내 꿈 속에서 펼쳐지는 삶은 꼭 또 다른 나의 세계 같달까. 꿈이 워낙 복잡해서 낮에 유난히 피곤해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내 꿈은 마치 일련의 장애물을 늘어놓은 것과 같아서 딱히 작업에 영감을 주는 것 같진 않아. 당신은 어때? 꿈이 당신의 작업에 영향을 주는 편이야?

글쎄, 우선 나는 매일 밤 꿈을 꾸는 편이야. 가끔은 내가 꿨던 꿈에 관해 글을 쓰기도 해. 인간의 무의식적인 부분은 언제나 아름다우니까. 그리고 꿈을 꿀 때처럼 내가 조금은 덜 다듬어져 있고 자유로운 상태의 기분을 즐겨. 창의력을 사용한다는 것은 무의식적인 부분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으니까.

그런데 나도 칼 융의 책을 꾸준히 읽긴 했어. 무의식이 우리에게 무언가를 전할 유일한 기회가 있다면, 그건 꿈 속이거나 무의식적으로 써 내려간 글 속일 거라는 그의 말에 깊이 공감해. 그리고 내가 아침에 휴대폰에 노래를 녹음하는 것도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해. 또 그는 오른손잡이라면 왼손으로 글을 써보라고도 했어. 그때 제일 먼저 무엇을 쓰는지 한번 보라고 했지. 물론 익숙하지 않은 손으로 천천히 써야 하니까 결국에는 ‘못해먹겠다!’라고 쓸 수도 있으니 주의하고. 하하. 편한 손으로 글을 쓴다면 ‘오늘은 잘 지냈다. 분리수거를 했고 세탁기를 돌렸다. 친구들이랑 통화도 했다’ 따위를 적겠지만 불편한 손으로 쓴다면 아마 ‘걔가 너무 보고 싶다. 진짜, 너무, 보고 싶다’라고 쓸 거야. 그러고는 깨닫는 거지. 아, 이게 내 진심이었구나, 하고.

드레스는 돌체 앤 가바나, 스카프는 구찌, 커프스는 스와로브스키, 신발은 샤넬 오튀 쿠틔르 제품.

처음 음악을 시작했을 당시만 해도 밤늦게 지하철에서 가사를 쓴다고 하지 않았어? 그럼 요즘엔 주로 어디서 노래를 써?

아마 나처럼 수면욕이 없는 사람이 또 있을까? 정말 잠이 없는 편이거든. 브롱크스에 살았을 적엔 1km도 안 되는 거리에 D 노선 지하철역이 있었어. 그걸 타고 자주 또 쉽게 코니아일랜드에 다녀올 수 있었어. 난 정말 자그마한 동네 출신이라 피곤하지만 않다면 무작정 걷다가 디카페인 커피와 바나나를 사서 지하철을 타곤 했거든. 그런데 요즘엔 혼자일 때 가사가 잘 떠오르지 않아.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어야 뭔가 생각나는 시기가 된 거지. 그게 진짜 짜증 나. 그동안엔 혼자서도 정말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는데, 이젠 누군가가 나를 스튜디오에 밀어 넣어줘야 하는 것 같아. 그렇게 좋아라 하던 차 안에서도 좋은 생각이 번뜩이지 않는다는 게, 참 슬프지.

우리 둘 다 옛 할리우드 영화를 좋아하잖아. 옛 할리우드 영화의 어떤 점이 당신에게 영감을 줘?

옛 할리우드 그 자체가 영감이지 않나. 내가 어렸을 때 할아버지, 할머니가 오래된 영화를 자주 보여주시곤 했어. 영화에 나오는 여성들이 내뿜는 미묘한 뉘앙스에 많이 이끌렸던 것 같아. 사실 대사도 필요 없이, 문장 사이의 포즈에서도 많은 것을 알아챌 수 있었지. 그래서 언젠가 나도 저들처럼 크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사람이 되면 나 자신에 대해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나에 대해 당연히 알아줄 거라 믿었어. 근데 아니라는 것을 금방 깨달았지. 나에 대해 소리 내서 이야기해야 하는데, 그게 나한테는 가장 어려운 일이었던 것 같아.

언제 제일 행복해?

나 자신을 믿고 어떤 일을 해냈을 때. 그리고 남동생과 여동생이 잘될 때. 내 삶의 목표 중 하나가 나와 동생들이 무탈하게 잘 사는 거야. 아, 또 친구들과 있을 때도 행복한 것 같아. 캔디, 젠, 애니같이 몇몇 절친들과 함께할 땐 그들이 날 뼛속까지 이해해준다는 느낌을 받아. 그리고 공원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누워서 ‘오늘 이렇게 잔디 위에 누워서 탄탄한 바닥이 내 몸을 지탱해주고 있구나’ 하는 걸 오감으로 느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느낄 때가 많아. 사실 이전까지는 오랜 시간 ‘왜 하필 이런 일이 나에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많이 했거든. 그런데 이제는 그런 단계를 지나서 정말 다행이지. 또 춤추는 것도 좋아해! 뮤지션 조앤 바에즈가 매주 토요일 줌으로 댄스 파티를 열거든. 정말 소박하지만 사람들과 함께 춤출 때만 느낄 수 있는 아름다움이 있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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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MIE HAWKESWO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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