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삭의 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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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 계정 삭제를 통해 그들이 얻는 것들.

보테가 베네타, 발렌시아가부터 카일리 코스메틱까지, 다양한 브랜드들이 소셜미디어에 대한 접근 방식을 재고하고 있다. 수많은 브랜드가 인스타그램, 틱톡, 트위터 등을 통해 매주 수백 개의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쏟아내는 요즘, 오히려 플랫폼을 완전히 비활성화시켰을 때야말로 뉴스거리가 되는 아이러니한 시대가 온 것이다.

비활성화 작전의 돌격을 주도한 것은 보테가 베네타다. 보테가 베네타가 인스타그램, 트위터, 페이스북, 웨이보의 소셜 계정을 중단하고 ‛Issued by Bottega’라는 별도 사이트를 론칭했고, 쿠튀르의 부활을 앞둔 발렌시아가도 잇따라 인스타그램 포스팅을 전체 삭제했다. 카일리 코스메틱, KKW 뷰티 또한 리브랜딩 계획에 따라 포스팅을 모두 삭제하거나 이커머스 사이트를 폐쇄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스턴트 마케팅의 장점은 브랜드의 리브랜딩을 일관성 있게 펼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는 것과 소셜미디어에서 손실되는 고객 데이터를 브랜드 웹사이트를 통해 수집하고 트래픽을 늘릴 수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브랜드 컨설팅 기업 MBLM의 마리오 나타렐리 대표는 “패션과 뷰티에서 성공한 브랜드는 종종 마케팅 규칙을 어긴다”며 단기적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장기적 이득을 취할 수 있는 배짱을 보여줄 필요도 있다고 말한다. 전문가들은 “브랜드의 기존 가치가 고객에게 반향을 일으키고, 소셜미디어의 이탈 이유까지 효과적으로 전달한다면, 브랜드의 형평성이나 신뢰가 의심받을 이유가 없다”며 소셜미디어의 무한 루프를 탈출하는 브랜드의 입장을 대변했다.

패션 에디터
이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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