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두려운 지성 피부를 위한 뷰티 루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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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에, 콧등 위로, 마스크 속에서 송골송골 솟아나는 유분과 피지. 이맘때 더욱 심해지는 개기름 타파를 위한 뷰티 루틴을 정리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대한민국 여성이라면 누구나 하루 평균 8개 이상의 화장품을 쓰곤 했다. 메이크럽 리무버, 클렌징 워터나 크림, 비누, 폼클렌저, 스킨, 미백 에센스, 수분 에센스, 안티에이징 세럼, 로션, 아이 크림, 수분 크림, 탄력 크림 등등. 미주와 유럽은 물론 일본, 홍콩, 중국 등 아시아 여느 국가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월등히 많은 스킨케어 단계를 필수로 여긴 것. 하지만 판도가 완전히 바뀌었다. 그 시절의 잔재를 청산이라도 하려는 듯 최근 화장품 시장은 말 그대로 미니멀리즘이 대세다. 불필요한 단계를 확 줄이고, 최소한의 살림에 계절이나 피부 상태에 따라 가끔 한두 가지 추가하는 것이 일반적. 이러한 움직임은 여름철에 더 도드라진다. 가뜩이나 유분기가 넘치는 피부에 화장품을 겹겹이 바르는 것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기 때문. 화장품 다이어트의 함정은 바로 여기에 있다.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전문가들은 기온이 오르고 피지 분비량이 많아지거나 모공 트러블이 생길수록 피부에 필요한 제품은 더 많아진다고 말한다. 유어클리닉 서수진 원장도 이에 동의했다. “대표적인 것이 ‘매티파이어’입니다. 피지 분비를 제한함으로써 피부 상태를 좀 더 보송보송하고 청결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품군인데, 지성이나 여드름 피부용 기초 라인에 으레 포함되죠.” 때문에 단순히 화장품 개수를 줄이거나 늘리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각자의 피부 상태에 따라 클렌징, 트리트먼트, 모이스처라이징의 세 단계를 얼마나 조화롭게 구성하느냐가 여름철, 건강하면서도 깔끔한 피부를 만드는 결정적 요소라는 말씀! 이를 위해 필요한 건 다음과 같다.

STEP 1 클렌징
피부에 딱 필요한 만큼의 유수분을 남기는 단계

피부 표면과 모공 속 더러움을 제거해 피부를 깨끗이 하는 것이 클렌징의 목적이라면, 바른 클렌징의 필수 요건은 피부가 요구하는 최소한의 유수분을 남기는 데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메이크업 잔여물이나 미세먼지와 같은 오염 물질, 땀과 피지 등의 노폐물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동시에 피부에 필요한 천연 보습막만을 남겨두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어떻게 세안하느냐’가 피부 건강의 핵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실상은 어떠한가? 욕실의 클렌저 하나로 극건성 엄마부터 여드름 난 사춘기 막내까지 온 가족이 함께 사용하거나, 아침저녁은 물론이고 생얼에 마스크만 쓰고 외출한 날이나 자차에 풀메이크업까지 한 날에도 동일한 폼클렌저 하나로 세안하지 않나? 여름철, 화장품 개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첫 번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계절이나 개인의 피부 상태, 그날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가장 기본이 되는 클렌저부터 달리 써야 하기 때문. 뷰티 루틴의 각 단계는 줄어들지 몰라도 구비해야 할 제품의 개수는 늘어나는 것. 특히 기온이 올라가면 유전이 터지고, 대왕 여드름이 폭발하는 지성&트러블 피부라면 말할 것도 없다.

Beaudiani 그린 트리 효소 파우더 클렌저데일리용으로 써도 좋을 만큼 순하고 편안한 각질 케어를 도와주는 효소 파우더 클렌저. 티트리와 녹차, 이탈리아센나잎 추출물 등 피지 조절과 진정에 효과적인 성분이 듬뿍 들었다. 70g, 3만6천원대.

Caudalie 비노솯르 퓨리파잉 젤 클렌저 세안 후 무너진 유수분 밸런스 조절에 도움을 주는 다마스크장미 꽃수와 식물 유래 살리실릭산이 주요 성분. 부드러운 젤 타입이라 민감성 피부가 쓰기에도 적당하다. 150ml, 3만2천원.

Lacom 셀럽 마이크로 클렌징 워터 물로 헹궈내지 않아도 되어 더욱 간편한 워터 타입 클렌저. 미셀라 구조의 초미세 입자가 모공 속 피지와 묵은 각질, 메이크업 잔여물까지 완벽하게 세정한다. 350ml, 2만6천원대.

Morning Cleanser 아침은 물 세안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말은 극건성 피부에나 해당된다. 지난밤 삼겹살을 먹고 잔 것도 아닌데, 일어나 거울을 볼 때면 번지르르 개기름이 흐르는 얼굴을 발견하는 지성&트러블 피부라면 오전에도 꼼꼼한 클렌징이 필수. 특히 효소 세안제를 추천한다. 효소 세안제의 특성상 워터프루프 자차나 메이크업 잔재 같은 더러움을 닦아내는 효과는 다소 떨어지지만 피지 제거력만큼은 탁월하기 때문. 피지와 엉겨 붙은 지루성 각질과 유분기를 말끔하게 정돈해 피부가 매끈해질 뿐 아니라 피부 표면의 피지를 제거해 오후까지 화장이 번들거리는 것을 막아주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Clarins 퓨리파잉 토닝 로션 지성 피부를 위한 갓 토너의 업그레이드 버전. 탁월한 피부 정화와 모공 타이트닝 효능을 갖춘 알코올 프리 포뮬러로 닦토는 물론 진정 팩처럼 쓰기에도 좋다. 200ml, 4만4천원.

Chante Caille 피토액티브 솔루션 자연 유래 성분들이 가득한 화장수. 퍼프에 묻혀 가볍게 닦아내면 각질과 피지를 제거해 피붓결을 부드럽게 정돈하고, 피부의 유수분 밸런스를 맞춰준다. 100ml, 12만8천원대.

Chanel 수블리마지 라 로씨옹 뤼미에르 엑스폴리앙 피부를 감싸듯 편안하게 스며드는 젤 텍스처로 각질 케어는 기본, 얼룩덜룩한 피부 톤과 다크 스폿 개선, 항산화, 수분 공급까지 한 번에 책임진다. 125ml, 17만3천원.

Toner 피부 타입에 따라 토너의 역할은 달라진다. 건성이나 민감성 피부라면 세안 후 자극받은 피부 진정이 주목적. 반대로 지성 피부에 토너란 클렌징의 일환에 가깝다. 클렌징 크림과 같은 세안제의 유분기와 함께 세안 후에도 남아 있는 불필요한 각질과 피지를 제거하고 최소한의 수분만을 남기는 것이 지성 피부, 혹은 개기름이 난무하는 여름철 토너에 기대하는 바다. 이를 극대화하려면 화장솜에 듬뿍 묻혀 닦아내는 이른바 ‘닦토’ 사용법이 권장되는데, 이때 AHA나 BHA 같은 화학적 각질 제거 성분이 들어 있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유분이 조금만 넘쳐도 금세 다크닝이 생기는 편이라면 기름기를 쏙 빼주는 알코올 함유 토너를 눈여겨볼 것.

Farmacy 그린 클린 14days kit 2차 세안이 필요 없는 강력한 세정력을 지녔지만 피부에는 순하게 작용하는 약산성의 클렌징 밤. 1회분씩 포장되어 있어 골프나 캠핑, 여행 시 휴대하기에도 제격이다. 3mlX14개, 1만4천9백원.

La Roche Posay 에빠끌라 딥 클렌징 포밍 크림 지성 피부를 위한 딥 클렌징폼. 살리실릭산이 들어 있어 묵은 각질과 과다 피지 제거에 도움을 준다. 세안 후 ‘뽀득뽀득’ 개운한 느낌을 선호한다면 강추. 125ml, 2만2천원대.

Estee Lauder 퍼펙틀리 클린 멀티-액션 폼 클렌저/퓨리파잉 마스크 부드럽고 쫀쫀한 거품이 모공 속까지 말끔하게 정화하는 크림 타입 딥 클렌저. 마른 피부에 두툼하게 바르고 3분 딥 클렌징 마스크처럼 사용해도 좋다. 150ml, 4만5천원.

Evening Cleanser 저녁 세안의 목적은 첫째도 둘째도 오염 물질의 제거다. 특히 일반적인 세안제만으로 좀처럼 씻어내기 어려운 자외선 차단제나 워터프루프 메이크업 제품을 사용 중이라면 전용 클렌저를 추가로 구비하는 게 좋다. 단, 이런 제품은 특성상 피부에 많은 유분을 남길 수 있으니 1차 클렌징으로 인한 유분기 제거에도 신경 써야 한다. 1차 클렌징을 위해 유분 함량이 비교적 적은 워터 타입이나 따뜻한 물이 닿으면 제형이 바뀌는 워셔블 타입을 고르고, 1차 클렌징 후 타월을 따뜻한 물에 적셔 유분기를 닦아낸 뒤 다시 세안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STEP 2 여름철 피부의 결점을 보완하고 개선하라

여름 피부의 가장 큰 고민은 아침 피부와 저녁 피부가 다르다는 거다. 오전에는 반질반질 화장도 잘 먹고 피부에 윤기가 흐르지만, 오후만 되면 장거리라도 뛴 듯 기름이 뜨고 낯빛도 탁해진다. 온종일 얼굴을 감싼 마스크도 한몫한다. “입김으로 마스크 속 습도가 올라가면서 모공은 확장되고, 피부 온도가 높아져 피지 분비량도 증가하죠. 화장이 들뜨고 피부 톤이 칙칙해지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서수진 원장은 마스크 착용이 길어지면서 피부 보호막의 밸런스가 무너져 유분은 넘치고, 반면 각질 또한 두터워져 얼굴은 번들거리지만 피부 속에서는 건조함을 느끼는 악순환이 계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더욱이 각질이 많아지면서 피지 분비가 원활하지 않아 블랙헤드나 여드름 같은 트러블도 많아진다. 무언가 극단의 조치가 필요할 때!

Dr.Jart+ 더마스크 포어 퓨리파잉 머드 마스크 바르기도 귀찮고, 쉽게 묻어나고, 여러 번 씻어내야 하는 머드팩의 단점을 보완한 시트 타입 머드팩. 프랑스 오베르뉴 화산 지대에서 채취한 그린 머드를 넣었다. 5장, 2만4천원.

Loivie 포어 컨트롤 퓨리파잉 마스크 지점토처럼 부드럽고 촉촉한 워시오프 타입 클레이 마스크. 해양 심층수와 자작나무 수액, 귀리 커넬 오일 등을 듬뿍 넣어 씻어낸 후에도 피부가 땅기지 않는다. 100g, 4만9천원대.

Innisfree 화산송이 카밍 모공 클레이 마스크 과다 피지, 블랙헤드, 각질을 녹이고 흡착하는 데 탁월한 모공 마스크. 강력한 피지 흡착력을 지닌 화산송이 머드와 AHA&PHA 성분을 균형감 있게 배합했다. 100ml, 1만8천원대.

Deep Cleansing Mask 세안 후 5분 정도만 있어도 어느새 반질반질 유분이 올라오는 ‘산유국’ 피부라면, 오전 딥 클렌징 마스크가 유용하다. 피지를 효과적으로 흡착할 뿐 아니라 마스크가 건조되면서 모공을 일시적으로 조여주는 효과도 있어 지성 노화 피부에 특히 추천된다.

Cle de Peau Beaute 스킨 리파이닝 클레이 스크럽 미네랄이 풍부한 천연 클레이와 로즈 애플에서 찾은 스킨케어 성분을 듬뿍 넣은 자극 없고 부드러운 각질 제거제. 마이크로 사이즈의 파우더 입자가 모공 딥 클렌징과 각질 케어를 돕는다. 90ml, 8만8천원대.

Aesop 티트리 리프 페이셜 엑스폴리언트 호두껍데기, 그린 클레이, 티트리잎, 알로에잎, 포도씨 등의 성분을 곱게 갈아 만든 파우더 타입 각질 제거제. 젤이나 크림 타입 클렌저와 섞어 사용하며, 입술 각질이나 목 케어용으로도 안성맞춤이다. 30g, 4만5천원.

Belif 노즈-샤인 보이 블랙 에디션 코나 턱 밑 등 피지나 블랙헤드가 신경 쓰이는 부분을 위한 전용 클렌저. 차콜 알갱이로 부드럽게 각질을 제거한 다음, 풍성한 거품과 함께 모공 속까지 말끔히 씻어낸다. 30ml, 2만8천원.

Scrub & Peeling 만약 티존에 블랙헤드가 도드라지고, 세안해도 피부가 거칠거칠하다면 스크럽이나 필링이 도움이 될 것이다. 모공을 뒤덮은 묵은 각질을 제거해 모공 속 피지의 배출을 원활하게 해야 하기 때문. 지성 피부의 지루성 각질은 물리적 방법만으로는 쉽게 제거가 어렵기 때문에 샤워 시 따뜻한 증기를 쐬어 각질과 피지를 부드럽게 한 뒤 사용하면 보다 효과적이다.

Dior 디올 포에버 퍼펙트 픽스 한 번의 스프레이도 즉각적인 수분 공급은 물론 상쾌한 사용감과 함께 메이크업을 단단하게 세팅해준다. 메이크업의 가장 마지막 단계에서 사용. 100ml, 6만1천원대.

Gucci 세럼 드 보떼 실크 프라이밍 세럼 바르는 순간 모공, 잔주름, 굵은 주름 등을 커버하고, 파운데이션을 완벽하게 밀착시켜 화장이 들뜨지 않는다. 부드러운 글로 효과까지 지녔다. 30ml, 7만2천원.

Hourglass 베일 미네랄 프라이머 실키한 텍스처의 오일 프리 프라이머. 땀과 유분에도 무너지지 않도록 화장을 고정해 하루 종일 마스크를 써야 하는 요즘 같을 때 특히 유용하다. 30ml, 7만원.

Mattifier 제아무리 공들여 메이크업을 해도 오후만 되면 투명감을 상실하고 탁해지는 현상은 사실 베이스 메이크업 제품의 영향이 크다. 시간이 지나면서 피부에서 나오는 피지와 제품 속 유분 및 색소가 뒤섞여 피부를 더욱 칙칙하게 만드는 것. 다크닝이 염려된다면, 파운데이션이나 쿠션은 가능한 한 유분 함량이 적은 ‘매트’ 타입으로 고르고, 메이크업 전 단계에서 피부에 막을 씌워 피지가 분비되지 못하도록 스펀지처럼 빨아들이는 실리콘 성분의 프라이머 혹은 매티파이어를 사용한다. 수정 메이크업은 쿠션이 아닌, 피지 흡착 기능이 있는 투명 파우더를 사용할 것!

STEP 3 피부에 딱 필요한 만큼의 유수분 공급하기

화장품 다이어트의 진가를 발휘해야 하는 단계! 에센스부터 세럼, 플루이드, 로션, 크림까지, 제형의 차이가 있을 뿐 하나같이 수분과 ‘유분’을 공급하는 제품이라는 점을 명심한다. “단, 무턱대고 모든 모이스처라이저 사용을 제한하는 것은 아주 위험합니다. 피부는 수분이 부족할 때도 방어적으로 더 많은 피지를 분비하기 때문에, 피지 분비가 갑자기 늘어났다는 것이 어떤 면에서는 피부의 수분 보유력이 저하되었거나 현재 피부에 수분이 부족하다는 신호일 수 있거든요.” 서수진 원장은 피부 세포가 적당한 수분을 머금고 있어야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도 피부 온도가 쉽게 오르지 않고, 과도한 피지 분비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얼마만큼의 절식이 적절한 것일까? 20대 중반 이후의 지성 피부라면 에멀션 타입은 두 개 이내로 제한하는 것을 추천. 수분 에센스나 오일 프리 모이스처라이저 하나와 자외선 차단제 하나 정도가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비타민 C 또는 폴리페놀 등 항산화 물질을 함유한 제품은 미백과 영양 공급뿐 아니라 피부의 턴오버 주기를 정상화해 각질의 생성과 탈락을 돕고, 피지 분비를 억제해 결과적으로 모공을 관리하는 데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어 추천합니다.” 서수진 원장의 꿀팁도 참고하도록!

Lapothicell 포어 리파이닝 세럼 모공의 수, 면적, 볼륨, 깊이 등 전방위적 모공 감소에 도움을 주는 모공 세럼. 진정 정분이 풍부해 피부에 자극을 주지 않으며, 번들거림 없이 산뜻하게 마무리된다. 30ml, 3만2천원.

Mary&May 피지 컨트롤러 톤업과 미백, 과도한 피지 조절에 탁월한 나이아신아마이드가 주요 성분. 16가지 유해 성분 무첨가, 전 성분 EWG 그린 등급의 착한 포뮬러로 끈적임 없이 산뜻하게 흡수된다. 30ml, 1만8천9백원.

Kiehl’s 쿨링 수분 젤 크림 수분 폭탄과 같은 포뮬러에 강력한 피지 케어 효과를 더한 서머 크림계의 레전드. 알코올 프리&오일 프리 포뮬러로 여름철 지성 피부가 쓰기에 딱 좋다. 50ml, 4만2천원대.

컨트리뷰팅 에디터
김희진
포토그래퍼
박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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