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은 휴식을 위해 존재한다. 하지만 그 휴식의 형태는 가지각색. 요즘 호텔들은 최신 라이프스타일 트렌드의 집약체로서 부대 업장의 기능을 한껏 살리며 ‘경험하는 휴식’을 위한 장소로 거듭나고 있다. 호텔 바의 경우, 투숙하지 않고서도 호텔의 콘셉트를 간접 체험할 수 있고 외국인의 출입이 잦은 만큼 새로운 문화와의 교류가 용이해 한발 앞선 주류 트렌드를 접할 수 있다.
인천 파라다이스 시티 루프톱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페리에 주에 전용 라운지인 ‘페리에 주에: 인챈팅 가든(Enchanting Garden)’이 있다. 대표 제품인 벨레포크뿐 아니라 국내에서 접하기 힘든 최상위 라벨 벨레포크 로제를 맛볼 수 있는 곳. 브랜드의 상징인 아네모네와 나비, 잠자리를 오브제로 활용하고 그린 컬러를 메인으로 삼아 페리에 주에와 가장 어울리는 공간으로 탄생했다.
또 다른 샴페인 라운지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서울 81층의 ‘Bar 81’은 지금 와인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내추럴 샴페인을 다양하게 갖춘 샴페인 전문 바다. 압도적인 존재감을 자랑하는 샹들리에는 샴페인의 버블을 형상화한 것. 상파뉴 지역의 테루아를 표현한 석회암 벽면 그리고 2개층 높이의 천장까지 이어진 샴페인 셀러 역시 Bar 81의 자랑이다.
서울 드래곤 시티는 4개 호텔 1700개 객실이 3개의 타워에 들어선 거대한 호텔 타운. 그 규모에 걸맞게 서울드래곤시티에는 4층 규모의 엔터테인먼트 시설인 ‘스카이 킹덤’이 들어서 있고 그중에서도 클럽 문화를 재현한 ‘킹스 베케이션(King’s Vacation)’의 개성 넘치는 공간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클럽 한가운데에 자리한 수영장이 한 수. 덕분에 공간이 한층 넓어 보임은 물론, 수면 위로 조명이 부드럽게 반사되어 보다 우아한 클러빙 분위기를 자아낸다.
일식 다이닝 & 바 ‘더 팀버 하우스(The Timber House)’는 파크 하얏트 서울 지하 1층에 있다. 지난 17년 리뉴얼 후 가장 큰 변화는 기존의 라이브 뮤직 중심에서 바이닐 바 형태로 바뀐 점. 이를 위해 호텔은 해외 각지의 컬렉터들을 통해 모은 2천여 장의 바이닐 레코드와 매킨토시 앰프, 어쿠스틱 솔리드 우드 턴테이블을 준비했다. 매일 제주와 강원도 등의 산지에서 공수한 제철 재료로 만든 일식 요리를 즐길 땐 일본 아오모리현에서 독점으로 공급받는 더 팀버 하우스의 하우스 사케를 주문할 것.
특별한 와인을 조금씩 다양하게 맛보고 싶다면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나인스 게이트(The Ninth Gate)’를 추천한다. ‘와인 & 다인’ 콘셉트로 리뉴얼하면서 글라스 단위로 제공 가능한 와인이 18종으로 늘었다. 새롭게 론칭한 나인스 게이트만의 ‘스페셜 카라페 서비스’는 와인 한 잔의 가치를 느낄 수 있게 플레이트에 와인 라벨을 붙이고 와인 전용 유리병인 카라페에 디캔팅한 후 손님의 잔에 서브하는 걸 말한다. 여기에 치즈 장인이 직접 구성한 치즈와 샤쿠테리 셀렉션 메뉴를 더하면 더할 나위 없는 와인 디너가 완성된다.
탁 트인 바다 전망과 한 잔의 칵테일은 흔하지만 언제나 선망이 되는 휴식의 클리셰다. 힐튼 부산 10층에 위치한 ‘맥퀸즈 바(McQueen’s Bar)’에서는 언제든 유리창 너머의 바다를 눈에 담을 수 있다. 바다의 지평선과 파도의 물결에서 영감을 받은 내부의 인테리어는 편안하면서도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프랑스 출신의 전문 믹솔로지스트가 만든 시그너처 칵테일 ‘힐튼 블루’를 들고 도시의 번잡함은 잊은 채 휴식에 충실한 시간을 보내보자.
- 프리랜스 에디터
- 신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