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을 부탁해 (더보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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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이즈 주연과 현재의 어제와 오늘, 내일에 대한 20개의 질문과 20개의 대답. 자전거의 종소리처럼 청청하게 웃다가, 때로 자세를 고쳐 앉으며 진중하게 말을 고르던 그날의 이야기.

왼쪽 주연이 입은 항공점퍼는 영화 ‘탑건’의 개봉을 기념해 파라마운트 픽쳐스에서 만든 오피셜 굿즈, 팬츠는 1990년대 WLNT로 모두 노 바운더리스 제품. 오른쪽 현재가 입은 점프슈트는 1990년대 빈티지로 노 바운더리스, 부츠와 팔찌는 보테가 베네타.

자신을 가장 잘 표현하는 말은?

주연Keep Calm and Stay Cool.’ 평소 차분하고 생각이 많은 성격이지만, 쿨한 태도만큼은 잊지 않으려 한다.

현재 ‘수고하셨습니다.’ 모든 스케줄이 끝날 때마다 멤버 중에서 꼭 마무리 인사를 챙기는 편이다. 모든 사람이 떠날 때까지! 함께 고생해준 한 분, 한 분에게 늘 감사를 느낀다.

사람들이 나에게 갖는 흔한 오해는?

주연 영혼이 없다는 것. 말투 때문에 종종 영혼이 없어 보인다는 말을 듣는데, 사실 감수성이 아주 풍부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첫인상이 차가워 보인다고 하는데, 알고 보면 따뜻한 사람입니다(웃음).

지금 가장 멋지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주연 박새로이. 꼬박 하루 만에 웹툰 <이태원 클라스>를 정주행했을 정도로 박새로이의 열혈 팬이다. 어떤 일이 닥치든 소신을 지키며 흔들림 없이 사는 모습이 진짜 멋있다.

현재 부모님. 꼭 지금뿐 아니라 항상 멋있다고 생각해왔다.

티셔츠는 디올맨, 데님 팬츠는 루이 비통, 버킷햇은 버버리, 스니커즈는 생로랑 제품.

가장 오래된 유년 시절의 기억은?

주연 세 살 때 엄마 손을 잡고 골목길을 걷는 도중 에 작고 귀여운 길고양이를 마주친 순간. ‘주연아, 저기 고양이가 있어!’라고 말하던 엄마의 음성과 얌전히 다리를 모은 채 앉아 있던 고양이의 모습이 마치 사진으로 찍은 것처럼 선명하게 기억에 남는다.

현재 방과 후 친구들과 딱지치기를 했던 것. 어린 시절 동네 딱지왕이었다. 엄마를 졸라 문방구에서 딱지를 잔뜩 사들인 기억도 있다.

서울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는?

주연 해방촌. 구리에서 고등학교 다니던 시절 동생 의 손을 꼭 붙잡고 남산타워에 간 기억이 있다. 남산 타워를 둘러본 후 무작정 걷다 당도한 곳이 해방촌이었다. 자유로워 보이던 사람들의 에너지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현재 삼성역. 열여덟 연습생 시절부터 하루도 빠짐 없이 회사가 자리한 삼성역을 오갔다. 학교를 마친 후 인천에서 출발해 꼬박 1시간 30분 걸리는 길이었지만, 그럼에도 삼성역 부근에 있을 때 가장 마음이 편안함을 느낀다.

당장 무엇이든 살 수 있다면 뭘 사겠나?

주연 집. 처음엔 식물을 잔뜩 들여 싱그러운 분위기로 집을 꾸미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매일매일 식물을 정성스레 가꾸기에는 내가 너무 게으르단 사실을 잘 알고 있다(웃음). 아마 미니멀리스트의 집처럼 모던하고 깔끔하게 꾸미지 않을까?

현재 집. 한눈에 들여다보이는 작은 집이 좋다. 분위기는 무조건 아늑하게. 동굴이나 아지트 같은 공간으로 꾸미고 싶다.

왼쪽 주연이 입은 항공점퍼는 영화 ‘탑건’의 개봉을 기념해 파라마운트 픽쳐스에서 만든 오피셜 굿즈로 노 바운더리스 제품. 오른쪽 현재가 입은 점프슈트는 1990년대 빈티지로 노 바운더리스 제품.

요즘 끔찍하게 싫은 것은?

주연 사소한 고민. 매일 밤이면 쓸데없는 고민에 시달린다. 물론 스스로를 힘들게 만드는 일이라는 것을 잘 안다. 그래서 요즘 고민을 줄이는 연습을 하는 데 잘 안 된다.

현재 치통(웃음). 선천적으로 치아가 약한데, 요즘 들어 더 말썽이다. 치과를 자주 드나드는데 좀처럼 낫지 않는다.

하늘이 두 쪽 나더라도 진짜 믿는 것은?

주연 외계인이 있다는 것!

현재 가족. 설령 가족이 내게 거짓말을 해도 나는 끝까지 믿을 거다.

팬들이 붙여준 별명 가운데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주연 진지큐티. 그런데 나는 내가 진지한지 진짜 모르겠다.

현재 스마일 감자. 웃는 얼굴이 과자 ‘스마일 감자’의 캐릭터와 닮았다고 팬이 지어준 별명이다. 원래는 나의 웃는 얼굴을 안 좋아했는데 별명 덕분에 아주 조금, 좋아하게 됐다.

2002년 롤링스톤즈 월드 투어 티셔츠, 꼼데가르송 옴므 플러스 x 롤링스톤즈 팬츠는 모두 노 바운더리스. 가죽 재킷은 생로랑 제품.

한 번쯤 그대로 살아보고 싶은 영화 속 주인공은?

주연 영화 <본> 시리즈의 맷 데이먼. 기억상실증에 빠진 맷 데이먼이 자신의 존재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마주하는 적을 물리치는 장면이 진짜 끝내준다. 물론 영화 속 맷 데이먼과 같은 운명을 타고난다는 것은 생각만으로도 골치가 아프긴 하다(웃음).

현재 아이언맨과 스파이더맨이 동시에 떠오르는 데… 물론 스파이더맨이 되어 남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들키지 않은 채 몰래 선행하는 것도 나름의 스릴이 있겠지만, 아무대로 아이언맨 슈트를 입고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것을 이기진 못하는 것 같다.

자신 있게 만들 수 있는 요리는?

주연 크림 떡볶이. 프라이팬에 마늘, 양파, 베이컨을 넣고 들들 볶다가 우유와 생크림을 1:1 비율로 혼합해 부은 다음 떡, 소금, 추후, 치즈를 추가하면 끝. 모드 음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금이다. 간을 맞추는 역할도 하지만 무엇보다 음식의 향을 한껏 끌어 올린다.

현재 김치볶음밥. 무조건 양파 많이, 햄 많이. 거의 양파볶음밥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양파를 많이 넣어야 달달한 김치볶음밥을 완성할 수 있다. 마무리로 올리는 달걀프라이는 꼭 반숙으로.

요즘 가장 재미있는 것?

주연 보드게임. 친구들과 보드게임 카페에 가면 기본 3~4시간을 논다. 그렇게 놀다 카페에서 새벽을 맞은 적도 있다(웃음).

현재 야식 먹기.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야식을 먹는 것 같다. 치킨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은 적이 단 한 번도 없지…

주연이 입은 니트 톱은 보테가 베네타 제품.

한 번쯤 함께 작업해보고 싶은 뮤지션은?

주연 크러쉬. 리드미컬하면서 세련된 크러쉬의 음악을 자주 듣는다.

현재 아이유. 연습생이 되기 전부터 팬이었다. 어둑한 밤 불을 끄고 침대에 누워 ‘나만 몰랐던 이야기’ 를 듣는 것은 어느새 습관이 되었다.

더보이즈 활동을 하며 경험한 최고의 순간은?

주연 작년에 치른 첫 단독 콘서트 투어 ‘The Boyz FanCon The Castle’. 처음 경험해보는 종류의 행복이었다. 그날 관중석을 채운 수많은 사람이 모두 내 편이라는 사실만큼은 평생 잊지 않으려 한다.

현재 주연과 마찬가지로 첫 단독 콘서트 투어. 팬과 교감한 최고의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콘서트 당일 음악 방송에서 처음 1위를 거머쥐었는데, 콘서트장 대기실에서 무대 준비하는 동안 관중석에서 팬들이 입 모아 불러주는 1위 축하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은 순간이었다. 구석에서 몰래 눈물을 훔친 멤버가 있는데 그건 비밀로 남겨두겠다(웃음).

주연에게 현재란? 현재에게 주연이란?

주연 더보이즈를 웃게 만드는 활력소.

현재 비록 나이는 어릴지라도 언제든 기댈 수 있는 믿음직스러운 동생.

가장 버겁고 힘들다고 느꼈던 순간 당신을 구원해준 것은?

주연 황석영의 소설 <개밥바라기별>. 무엇이든 쉽게 판단하지 않고 여러 번 곱씹어 생각하는 버릇이 있는 주인공 준이 나와 닮았다. 소설에서 가장 좋아하는, 핸드폰 메모장에 고이 간직하고 있는 문장을 소 개하고 싶다. ‘나는 그 순간에 회한덩어리였던 나의 청춘과 작별하면서, 내가 얼마나 그때를 사랑했는가 깨달았다.’

현재 더보이즈 멤버들. 아무리 힘들어도 함께라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는 힘이 생긴다.

현재가 입은 셔츠는 1990년대 라프 시몬스 제품.

가장 좋아하는 무드는?

주연 시원하고 청량한 느낌. 블루 톤이 나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현재 적막이 가득한 새벽 3~4시경.

2020년에 꼭 이루고 싶은 것은?

주연 더보이즈의 단독 콘서트. 팬과 신나게 뛰고, 놀고 싶다.

현재 더보이즈 대박 나기!

가장 되기 싫은 어른은?

주연 과거를 후회하는 어른이 되고 싶진 않다.

현재 타인을 존중하지 않는 어른. 지위와 나이가 어떻든 아랫사람을 무시하는 태도만큼은 끔찍이 싫다.

지금으로부터 10년 뒤의 나는?

주연 당장 내일의 일도 잘 모르기 때문에 정말 모르겠다. 그저 건강하고 즐겁게 살고 있었으면 좋겠다.

현재 쉽게 휘둘리지 않는 사람.

피처 에디터
전여울
포토그래퍼
윤송이
컨트리뷰팅 에디터
최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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