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가 날아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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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새가 물어다 준 2020 프리 스프링 시즌의 보테가 베네타 가방.

매듭 장식 핸들이 특징인 BV 트위스트 백은 보테가 베네타 제품. 2백72만5천원.

누군가는 대니얼 리가 브랜드를 완전히 바꾸어놓았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그는 브랜드의 유구한 전통과 상징적인 요소를 곳곳에 담아낸다. 그의 니트웨어에도 미묘하게 반영된 놋(Knot)에 대한 참신한 아이디어는 이번 시즌 삼각형 클러치인 ‘BV 트위스트(BV TWIST)’에서 정점을 찍었다. 하우스의 상징 놋(Knot)으로 이루어진 매듭은 손목에 감아 착용하거나 핸들로 사용할 수 있다. 기하학적 패널로 제작된 이 가방은 아랫부분에 지퍼의 잠금장치를 숨기고 있으며, 매끈한 카프스킨 소재에 인트레치아토 위빙 기법으로 하우스의 DNA를 살렸다.

인트레치아토 위빙 기법을 사용한 하얀색 미디엄 사이즈 BV 조디(BV Jodie) 백은 보테가 베네타 제품. 4백16만원.

놋에 대한 아이디어는 ‘BV 조디(BV Jodie)’라는 이름의 새로운 호보백에서도 이어진다. 몸을 감싸는 인체공학적 디자인으로 착용감이 좋은 BV 조디 백은 아름다움과 편안함을 유연한 방식으로 표현했다. 그야말로 ‘슥’ 걸치거나 들기만 해도 멋이 나는 가방을 비롯한 모든 컬렉션은 우아한 실루엣에 동시대적 스피릿이 깃들어 젊은 세대가 열광하기에도 충분했다. 럭셔리 패션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이해도를 가지고 밀레니얼 세대와의 가교 역할을 자처하는 젊은 수장 대니얼 리의 보테가 베네타가 전 세대에게 사랑받는 이유다.

주황색 미디엄 사이즈 비텔로 나파토 숄더 파우치 백은 보테가 베네타 제품. 4백42만원.

보테가 베네타의 수장 대니얼 리 부임 후 2019 스프링 시즌에 처음 선보인 아이코닉 백 ‘파우치(The Pouch)’가 ‘숄더 파우치(The Shoulder Pouch)’로 진화했다. 얼핏 폭신폭신한 만두처럼 생긴 백 파우치에 핸들을 더해 손에 쥐거나 어깨에 메는 등 다양한 연출이 가능하도록 실용성을 더한 것. 기존 파우치와 동일한 프레임 속에 모던한 디자인의 마그네틱 잠금장치가 숨어 있다. 팝한 컬러임에도 유난스럽지 않고 무심하고 또 묵묵하다. 브랜드의 헤리티지를 보전하고 유지하면서도 보테가 베네타식 모더니즘에 대한 새로운 어젠다를 정립하고 있는 대니얼 리의 장기가 백분 발휘된 순간이다.

패션 에디터
김민지
포토그래퍼
김신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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