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백하고 솔직한 권현빈의 대답에는 미래 시제가 많이 섞여 있었다. 지금까지 보여준 것보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것이 더 큰, 이제 시작하는 사람의 이야기다.

레이스 장식의 롱 셔츠와 검은색 코트, 타이트한 새틴 소재 팬츠, 브로그 슈즈는 모두 버버리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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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Korea>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나? 내일 뮤직비디오 촬영이 있다고 들었다.
데뷔하는 걸그룹 뮤직비디오에 남자 주인공으로 나오게 되었다. 뮤직비디오 출연은 처음이라 떨리고 많이 설레기도 한다.

화보 촬영보다는 한결 연기력이 필요하겠다.
요즘은 모델이나 아이돌 모두 표정 연기가 중요해서 연기 수업을 받은 적이 있고 연습도 해왔다. 화보 촬영 때는 연기한다는 기분보다는 사진을 골라주실 때 아쉽다 싶은 컷이 최대한 안 나왔으면 하는 생각을 가지고 촬영에 들어가는 편이다.

모델 경력은 얼마나 되나? 예전에는 펜싱 선수였다고 들었다.
컬렉션에 선 건 여덟 시즌째고, 펜싱 선수는 중3부터 고2 때까지 했다. 선수 생활을 했을 때도 좋았고 지금도 좋다. 나는 늘 그 상황에 맞춰 사는 것 같다. 그때그때 할 수 있는 걸 열심히 하면서. <프로듀스 101>에서도 안 좋은 얘기를 초반에 많이 들었지만 그런 거에 연연하지 않는 편이다. 그래서 후회가 안 남는 성격인 것 같다.

후회가 없다면, 최종 순위까지 가기 전에 탈락한 데 대한 아쉬움도 없나?
지금 이 자리에 있다는 게 이미 과분한 도움을 받은 거 아닐까 싶다. 프로그램에 나갈 당시에는 정말 아이돌이 하고 싶어서 나갔기 때문에 안 되면 끝장이다 생각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좋은 이미지와 감사한 결과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아쉬움이라면 나랑 같은 곡을 했던 친구들과 무대에 설 기회가 한 번만 더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아 있다.

운동을 했고, 아이돌에 도전했고, 모델 일을 하고 있다. 각기 성격도 다르고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은 분야다.
물론 다 다르게 힘든 일이지만, 내가 에너지가 많은 편인 것 같다. 고되고 힘들어도 밤이 되면 혼자 시간을 갖고 노는 걸 보며 체력이 넘친다는 걸 느꼈다. 이렇게 일이 다 끝나고 집에 가서 게임하거나 핸드폰으로 영화 보고 새벽 늦게 잠든다. 일이 바쁠수록 내가 사라지지 않도록 혼자의 시간을 갖고 싶은 것 같다. 정말 체력적으로 힘들면 그렇게 못하지 않을까.

그럼 그 세 가지 가운데 체력적으로는 뭐가 가장 힘들었나? 펜싱 합숙 훈련, 여러 쇼가 이어지는 패션위크, 그리고 <프로듀스 101>.
가장 힘든 건 <101>이었다. 연습이 고되서 힘든 것도 있지만, 그것과 다르게 24시간 카메라가 돌아가니까 긴장을 놓으면 안 되는 상황이라는 게. 다만 굳이 의식해서 어떻게 보여야겠다고 하는 거 없이 솔직하게 행동했다. 집에서는 잘 벗고 다니는데 그러면 큰일이니까 자제할 뿐. 그런데 프로그램 끝나고 나서, 송민호 선배님의 ‘겁’의 가사가 어떤 건지 알 것 같고 공감할 수 있었다. ‘CCTV 속에 산다는 게’ 하는 부분 말이다.

<101>이 끝나고 자신을 알린 뒤 모델로 더 활발하게 활동하는 걸로 보인다. 아이돌에 대한 계획은 여전히 유효한가, 혹은 자연스럽게 접었나?
불가능한 게 아니라고 본다. 지금 당장은 나에게 주어진 거 하나하나 해결한 다음에 생각해보려고 하지만, 분명 내가 원하는 걸 회사도 부모님도 나도 다 알고 있기 때문에 가능성은 열려 있다. 물론 내가 연습을 많이 해야 할 거 같긴 하다.아주 많이. 크게 늘었다고 말해주신 분도 많지만 그건 너무 백지 상태에서 출발해서다. 큐브 병아리 연습생들(라이관린, 유선호)조차 기본기를 6개월 동안 하던 친구들이니까. 나는 다져놓은 기초가 없으니까 멘붕이었던 거고. 그 와중에 배우는 게 있어서 눈에 띄게 성장한 거 같지만 사실 절대치로는 많이 부족하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춤과 노래, 랩 중에 뭐가 가장 재밌나?
요즘은 노래에 관심이 많이 간다. 싱어송라이터 볼빨간 사춘기, 밴드 혁오, 이런 분들 음악을 많이 듣고 있다. 어릴 때는 록이랑 팝을 많이 들었는데, <아메리칸 아이돌> 출신의 애덤 램버트를 좋아했다. 음역대가 정말 풍부하고, 진성과 가성 샤우팅까지 기교가 아주 뛰어난 뮤지션이다. 물론 내가 그렇게 화려한 테크닉을 가질 수는 없겠지만 내 음색을 가장 매력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다. <101> 보컬 트레이너 선생님들에게 들은 얘기도 굉장히 용기를 주는 말씀이 많았다. 방송에는 안 나왔지만 저음을 잘 살렸다는 칭찬도 들으면서 자신감을 얻게 된 거 같다. 요즘은 대세가 R&B 재즈 힙합이니까 그런 음악을 잘 만드는 사람이 멋진 거 같다.

그런 음악을 잘 만드는 사람이라고 하면 누가 있을까?
(본인의 아이폰으로 라이브를 찾아서 영상을 보여주며) 딘의 ‘하프 문’ 이라는 노래인데 이 부분을 꼭 들어보셨으면 좋겠다. 자신의 목소리를 멋지게 낼 수 있는 방법을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 알고 있는 분인 것 같다.

딘은 당신이 콘셉트 평가에서 참여한 ‘I Know You Know’ 의 작곡가인 신혁 프로듀서가 키운 뮤지션이기도 한데.
전혀 몰랐다. 그때 신혁 선생님 연락처라도 받고 싶었는데 핸드폰도 뺏긴 연습생 처지여서 감히 그렇게 못했다. ‘I Know You Know’의 가이드 보컬이 누구냐고 다들 궁금해했는데 신혁 선생님이 본인 목소리로 코러스까지 다 부른 거다. 그때 진짜 천재라고 느꼈다. 드라이브 하면서 차에서 들으면 정말 좋은 노래 같다.

넉넉한 핏의 반다나 패턴 셔츠와 버튼 장식 코듀로이 팬츠는 올디너리 피플, 그러데이션 슈즈는 살바토레 페라가모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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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화보 컷과 자세한 인터뷰는 더블유 8월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