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모키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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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야말로 풍부한 색감과 라인이 빛을 발하는 계절이다. 아이 메이크업에도 예외는 없으니 날렵한 아이라인과 스모키 아이로 눈가에 깊이를 더하자.

감성 버전의 스모키

가을과 겨울에 빼놓으면 섭섭한 것이 바로 스모키 아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스모키 메이크업의 정석을 떠올려보자. 눈두덩을 빼곡히 메운 검정과 잿빛 아이섀도와 짙은 블랙 라인으로 쎈 언니의 기운을 마구 드러낸 것이 스모키 아이의 전형이었을 것. 하지만 이런 전형적인 스모키 메이크업이 질린 것인지 이번 시즌에는 다르다. 베르사체와 랑방 컬렉션에서처럼 촉촉한 눈물에 살짝 번진 듯한 아이라인 혹은 로베르토 카발리의 뮤즈들처럼 언더라인에 잿빛 섀도를 흩뿌린 듯 이전보다 부드럽고 우아해졌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테리 바버는 “클래식 메이크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모습이지요. 예전에는 완벽함을 추구했다면 이젠 좀 더 자연스러워야 해요”라고 말한다. “블랙 아이라이너를 이용해 눈가를 따라 촘촘히 라인을 그려준 뒤에 살짝 얼룩져 보이게 블렌딩해주세요. 마치 물에 젖은 듯, 미완성인 것처럼요. 그리고 속눈썹을 한 올 한 올 마스카라로 감싸주세요.” 메이크업 아티스트 팻 맥그라스가 전하는 우아한 스모키 아이의 비법을 기억하자. 그런가 하면 샤넬은 마치 한 편의 그림을 보는 듯한 회화적인 무드의 블렌딩으로 스모키 아이의 새로운 버전을 제안했다. 리얼웨이에서 적용하자면 그레이 톤의 섀도를 아주 조금씩 덧발라 반투명한 느낌으로 연출하면 되겠다. 이번 시즌의 스모키는 ‘스트롱’ 아닌 ‘소프트’임을 기억할 것.

1 Sisley 소 인텐스 아이라이너

단단한 펠트 팁의 애플리케터가 초보자도 손쉽게 원하는 아이라인을 그릴 수 있게 도와준다. 1ml, 6만5천원.

2 Guerlain 에끄레 1 꿀뢰르

실크처럼 부드럽게 발리고 농도 조절도 쉬운 파우더 타입의 아이섀도. 2g, 4만4천원.

3 Dior 5꿀뢰르 디자이너(008호)

여러 번 덧발라도 탁한 느낌 없이 맑은 느낌의 스모키 아이를 표현할 수 있다. 5.7g, 8만2천원대.

4 Shu Uemura 아이섀도우(ME996)

가루날림 없이 은은하게 반짝이는 눈매를 만들어준다. 1.4g, 1만6천원대.

5 Benefit 데아 리얼

속눈썹 구석구석의 짧은 속눈썹까지 놓치지 않고 싹 올려주어 눈매를 시원하게 만들어주는 마스카라. 8.5g, 3만3천원.

“피부를 매끈하게 표현한 뒤 마치 날개를 닮은 라인을 눈꺼풀 위로 그려 넣으면 조금은 낯선 듯하면서 산뜻한 얼굴이 연출돼요. 이질적인 아름다움이지요.” 로샤스 컬렉션의 백스테이지를 책임진 메이크업 아티스트 루치아 페로니의 말처럼 이번 시즌에는 다양한 형태를 갖춘 아이라인의 향연이 펼쳐졌다. 뮈글러 쇼에서는 1960년대의 퓨처리즘에서 영감을 받은 눈꼬리 바깥쪽으로 날렵하게 뻗어나간 두 줄의 아이라인을 볼 수 있었고, 디올 쇼에서는 볼드하고 구조적인 형태를 볼 수 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피터 필립스는 “애니멀 프린트를 닮은 패브릭에서 영감을 받았지요. 아주 그래픽적이에요”라며 카키부터 버건디, 네이비까지 컬러 역시 다양하게 안배했다. 날렵하고 구조적인 선이 바탕이 된 아이라인만이 전부는 아니다. 눈 앞머리의 코너를 강조한 프로엔자 스쿨러, 마치 차콜로 낙서한 듯 짧은 선이 불규칙적으로 연속된 펜디처럼 도저히 시도해볼 엄두는 나지 않으나 모던하면서 서정적인 무드를 엿볼 수 있는 연출법 하나만으로도 보는 재미가 있는 컬렉션 역시 관전 포인트다.

이렇듯 이번 시즌의 아이라인들은 일견 극단적일 수도 있겠지만 어렵게만 생각하지 말자. 디올 쇼에서는 컬러를 빌려와 퍼플, 그린 등의 컬러 아이라이너에 도전해보고, 로샤스 쇼의 날개 모양의 라인은 눈꺼풀 끝 부분에만 적용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1 Urban Decay 24/7 글라이드 온 아이펜슬(록스타)

입자가 보이지 않을 만큼 미세한 펄이 담겨있어 오묘하게 빛의 보랏빛 눈매를 연출해준다. 1.2g, 2만6천원.

2 Giorgio Armani 아이즈 투 킬 라이너(9호)

가늘고 탄탄한 브러시가 날렵한 아이라인을 그리기에 그만이다. 3ml, 4만2천원.

3, 5 Nars 아이 페인트(타타르, 모잠비크)

크림처럼 부드러워 눈가에 자극없이 정교한 눈매를 그릴 수 있다. 2.5g, 3만6천원.

4 Laneige 아트플레이 워터프루프 라이너(4호)

스펀지 팁으로 만들어진 브러시 덕분에 라인의 두께를 자유자재로 조절하기 좋다. 2.8ml x 2, 2만8천원.

5 Bobbi Brown 롱웨어 젤 스파클

크림 젤 타입으로 아이라이너와 아이섀도로 모두 활용 만점이다. 4g, 4만원.

에디터
송시은
포토그래퍼
조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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