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리스본, 프랑스 칸, 미국 벤투라, 일본 루모이

포루투갈 리스본 근교 – 장용석(그래픽 디자이너)

리스본 시내 카이스 두 소드레 역에서 기차로 40분 정도 소요되는 카스카이스 해변은 한때 왕실의 여름철 거처로 이용된 곳이라 그런지 상당히 풍요롭고 호사스러운 분위기다. 카스카 이스에서 동쪽으로 5km 정도 거리에는 콘세이 상, 두케자, 모이타스, 타마리 등 작은 해변이 줄지어 있다. 8월 말에 갔더니 현지인의 여름휴 가가 한창 막바지였다. 푸른 바다뿐만 아니라 모처럼의 여유를 만끽하는 사람들도 즐거운 구경거리였다.

 

아드라가 해변은 리스본 시내에서 차로 50분 거리다. 카스카이스와는 달리 아주 조용하고 소박한 풍경인데, 도착했을 당시에는 마침 짙은 안개가 깔려 있어서 비밀스러운 느낌이 더 했다. 파도는 딱 알맞고 해변에서 여유롭게 시간을 흘려보내기에도 적절하며 근처 레스토랑 에서는 신선하고 푸짐한 해산물을 즐길 수 있다. 비현실적인 성과 왕궁이 산 한가운데 모여 있는 신트라와도 가까우니 함께 돌아보는 일정을 짜면 좋을 듯. 

아드라가 해변에서 차로 15분 정도를 달려 닿게 되는 아제냐스 두 마르는 바다와 맞닿은 작은 마을이다. 지명과 동일한 이름의 해산물 레스토랑 야외 테라스에 자리를 잡으면 대서양의 거친 파도를 바라보며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다. 시간이 아주 느리게 흘러간다는 느낌을 주는 곳이다.

리스본 현지인의 공간을 경험하고 싶다면 마이홈 인 리스본(www.micasaenlisboa.com/apt)이 라는 아파트에 묵어봐도 좋다. 주인의 취향대로 꾸민 실내, 아기자기한 식기, 식자재가 꼼꼼하게 갖춰져 있다.

아비다 포르투게자(www.avidaportuguesa. com)에서의 쇼핑 역시 빠뜨리면 섭섭하다. 오랜 시간 전해져온 포르투갈의 생활용품을 구입 할 수 있는 곳인데, 품질은 뛰어나고 가격도 저렴하며 선물 포장까지 근사하게 해준다.

프랑스 칸 – 유현택(그린나래 미디어 대표)

 

은 니스와 더불어 프랑스 남부의 대표적인 휴양지다. 푸른 지중해를 안고 있는 해변과 수 십억원을 호가하는 요트들이 정박된 항구를 보고 있노라면 한국에 두고 온 일이 아득하게 멀어지는 기분이다. 메인 비치뿐만 아니라 물이 보이는 곳이라면 어디든 풍덩풍덩 뛰어드는 사람들의 모습 역시 인상적이다. 

매년 5월에 열리는 칸국제영화제는 전 세계가 주목하는 축제. 주요 레드카펫 행사가 열리는 팔레드 페스티발 건물 앞에서부터 해변을 따라 이어지는 크루아제트 거리에는 각종 명품 브랜드 매장과 특급 호텔이 집결해 있다. 영화제 기간에는 턱시도와 드레스로 치장한 남녀가 근처를 누비는 광경을 흔히 보게 된다. 쇼핑을 즐기기에는 역 근처의 앙티브 거리도 괜찮다. 각종 스파 브랜드 및 프랑스 현지 브랜드, 다양한 편집숍 등이 모여 있다. 

칸에서의 일정에 어느 정도 여유가 있다면 배로 15~20분 정도 거리인 생마르게리트 섬에 가 볼 것을 권한다. 17세기에 ‘철가면의 사나이’가 갇혀 지낸 감옥이 있는 곳으로, 중세 배경의 영화 촬영지로도 종종 활용된다. 해안을 따라 나있는 산책로가 근사하다. 

화려한 관광지답게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식당들 역시 즐비하다. 호사스럽다기보다는 남프랑스 특유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담고 있는 곳이 대부분. 350석의 넉넉한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종종 줄을 서야 할 정도로 인기가 높은 피자 레스토랑 라피자, 합리적인 가격에 최고의 파스타를 맛볼 수 있는 시칠리안 레스토랑 치로, 신선한 재료의 테펜야키를 맛볼 수 있는 일식당 르도쿄 등을 추천한다.

일본 루모이 – 김종관(영화감독)

홋카이도의 루모이는 떠들썩하고 활기찬 관광지와는 거리가 먼 곳이다. 삿포로에서 출발해 후카가와 역에서 마시케 행으로 한 번 환승하 면 1시간 30분~2시간 만에 이 한적한 항구도시에 닿게 된다. 역 근처 가게에서 시내 지도를 구해두면 나름 유용하다. 

미츠바치 하우스 루모이는 오토바이 라이더들이 주로 묵는 무료 공동 숙소다. 하지만 자전거, 철도, 도보 등 그 외의 수단을 이용하는 여행자들도 원할 경우 이용 가능하다. 이런저런 불편은 당연히 감수해야겠으나 타지에서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보고 싶다면 한 번쯤 시도해 볼 수도 있겠다. 취사 시설을 갖췄고 남녀 숙소는 분리되어 있다.

해가 지기 시작하면 루모이의 색깔이 바뀐다. 언덕에 올라 건물들 사이로 붉어진 바다를 보았다. 기대하지 못한 아름다움에 당황스러울 지경이었다. 석조 창고들이 늘어선 루모이 항 (역에서 도보로 약 10분 거리)에서 해가 지는 것을 기다려봐도 좋겠지만 내게는 높은 곳에서 내려다본 그날의 장면이 각별하게 남았다.

미국 벤투라 – 표기식(사진가)

미국 캘리포니아의 해안도시인 벤투라는 상업 관광지의 느낌이 상대적으로 덜해서 더 매력적인 곳이다. 건조한 바람, 머리 위로 쏟아지는 햇빛, 파도에 온몸으로 맞서는 서퍼들…. 자연 그대로의 풍경으로 남아 있는 소박한 바닷가는 한국에 돌아온 뒤에도 내내 생각이 난다.

 

흔치 않은 기념품을 구입하고 싶다면 앤티크 숍에 들러볼 것을 권한다. 아벳느고 서점, 아메리칸 빈티지 등 아담하고 귀여운 가게는 눈으로만 살펴도 즐겁다.

 

벤투라는 신선한 해산물을 알뜰하게 즐기기에도 적절한 곳이다. 하버빌리지 어시장은 주로 상인들과 거래하는 곳이지만, 토요일 오전 8시부터 10시까지는 일반인에게 반짝 판매를 한다. 요리를 할 여건이 못 된다면 인근의 안드리아스 시푸드 식당을 찾으면 된다. 피시앤칩스가 일품이다.

 

벤투라까지 왔는데 채널 아일랜드 국립공원을 못 보고 돌아가는 건 섭섭한 일이다. 여객선 요금만 부담하면 되고, 별도의 입장료는 없다. 자연의 생태를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곳이며 심지어는 숙소조차 없기 때문에 1박 이상 머무르려면 야영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