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사지만 매년 부족한 기본티에 그 교집합이 있습니다
기본 반팔티는 매년 꼭 필요하지만, 유독 ‘새로 사야 할’ 목록에 빠지지 않는 아이템입니다. 작년에도 분명 여러 장 샀는데, 막상 입으려 보면 마음에 드는 게 없습니다. 넥라인은 쉽게 늘어지고, 색감은 금세 바래죠. 핏은 또 어쩐지 예전만 못해 보이고요. 그래서 본격적인 더위가 오기 전에, 미리 ‘잘 입을 티셔츠’를 확보해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최근 셀럽들의 선택을 보면, 올여름 기본티는 ‘그래픽과 레터링’이 핵심이라는 흐름이 보입니다. 무지는 지루하고, 브랜드 로고는 피곤하다면, 그 사이에서 재치 있는 문장과 간단한 프린트에 주목해보세요.


빅토리아 베컴마저 블랙 선글라스와 슬랙스로 완성된 포멀한 룩에 ‘FASHION STOLE MY SMILE’이라는 문구가 적힌 흰 티셔츠 하나로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꺼냈습니다. 셋업에도, 데님에도 잘 어울릴 디자인이로요. 블랙핑크 로제처럼 슬림한 실루엣에 레터링을 더해 걸리시하게 연출하는 것도 방법이에요. 크롭 기장이라 하의는 조거 팬츠처럼 넉넉하게 잡아주는 게 밸런스가 잘 맞죠.

재치 있는 문구로 Y2K 무드를 살리는 것도 좋은 전략이에요. 바버라 이네스처럼 ‘I FEEL LIKE 2001 BRITNEY’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는 식이죠. 복고적인 분위기와 동시에 지금 가장 쿨한 스타일의 감도를 동시에 담고 있네요.

빈티지한 무드라면 색감이 바랜 듯한 브라운 티셔츠나, 그래픽이 작고 흐릿하게 프린트된 티셔츠가 제격입니다. 여러 겹으로 레이어드해도 부담스럽지 않고, 하의 역시 데님 쇼츠나 벌키한 팬츠 등으로 다양하게 조합이 가능하죠.


좀 더 스포티하고 쨍하게 연출하고 싶다면 원색 레터링 티셔츠를 고르세요. 형광 옐로, 블루처럼 강한 색상의 티셔츠는 데님이나 조거 팬츠 위에 걸쳐주기만 해도 충분히 눈에 띄어요. 박시한 사이즈로 가볍게 쓱 입고, 가방은 크로스로 가볍게 메는 식의 연출도 좋고요.

결국 기본티는 가장 단순한 옷이지만, 가장 똑똑하게 고르면 스타일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아이템입니다. 지금 이 시기에 사야 하는 이유는, 여름이 오기 전 가장 다양한 디자인이 쏟아지는 시기이기 때문이고요. 옷장이 지루하다고 느껴질 때, 단 하나의 티셔츠가 룩 전체의 분위기를 바꿔줄 수도 있어요. 올해는 말만 ‘기본’인 무난한 티셔츠 말고, 입는 순간 기분이 바뀌는 티셔츠를 골라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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