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캇 컨템포러리에 펼쳐진 아흔아홉개의 주전자들. 니키타 게일의 결정적 이 작품에 대하여.


“신작 설치 ‘99개의 꿈’은 오랜 시간 기록해 온 드림 저널에서 피어난 무의식의 파편을 현실 공간으로 옮긴 작업이다. 시간에 따라 변주되는 오렌지 빛과 수증기가 직조하는 시네마틱한 장면 속에서, 작가가 선별한 99개의 찻주전자와 쑥, 소리, 향이 서로 얽히며 보이지 않는 긴장과 흐름을 만들어낸다. 이 무대의 주인공은 퍼포머가 아닌 99개의 주전자로, 때때로 보이는 존재보다 더 위협적이고 매혹적인 부재의 상태를 드러낸다. 고요 속에서 세 개의 끓는 주전자가 내뿜는 증기와 소리, 쑥의 향, 그리고 빛의 리듬은 보이지 않는 노동과 권력의 구조를 환기하며 ‘가시성의 부재’를 하나의 윤리적 제스처로 제안한다. 완전함의 이면에서, 게일은 부재로부터 솟아오르는 사유와 상상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노을처럼 스며드는 빛 속에서, 작품은 기억과 꿈, 치유와 회복, 그리고 탈주의 가능성을 우리 앞에 드러낸다.”
– 김민정(바라캇 컨템포러리 큐레이터)
지금 바라캇 컨템포러리에서는 미국 작가 니키타 게일의 국내 첫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전시 <99개의 꿈>은 완전함을 뜻하는 100에서 벗어난 99를 통해, 완전함과 가시성을 중시하는 현대 사회의 균열을 직시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고자 한다. 작가의 꿈에서 출발한 신작 커미션 설치 작품 ‘99개의 꿈’은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던 이미지를 가시적으로 구현해냈다.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전시장 가운데, 작품 ‘99개의 꿈’에 대해 바라캇 컨템포러리 큐레이터 김민정이 자세한 말을 전해왔다. 전시는 내년 1/4까지.
- 글
- 홍수정(프리랜스 에디터)
- 사진
- 바라캇 컨템포러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