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u Miu 2023 F/W Collection

명수진

미우미우 2023 F/W 컬렉션

미우미우 컬렉션은 파리 팔레 디에나(Palais d’Iéna)에 열렸다. 계단에서 이어진 런웨이로 걸어 나오는 오프닝 모델은 회색 카디건에 팬티스타킹을 허리까지 끌어올려 입고 펜슬스커트를 입은 모습이었다. 머리는 방금 자다 깬 듯 부스스한 폭탄머리. 미우미우는 2023 FW 시즌, 올드스쿨 스타일에 대한 향수가 가득한 컬렉션을 선보였다. 코듀로이 소재로 만든 피 코트, 평범한 스웨터, 열쇠를 참 장식처럼 단 클러치 백, 스포티한 집업 후드 카디건, 크로스 보디 숄더 백, 스니커즈, 빌려 신은 듯 어색한 오픈토 슈즈, 뿔테안경까지, 학창 시절 우리가 즐겨 입던 것들의 등장!

후디 집업을 입고 오버사이즈 울 재킷이나 코트를 레이어링 한 뒤 안경까지 쓴 너드 스타일의 모델은 당장이라도 교실로 달려가 기말고사 시험을 봐야 할 것처럼 보였다. 팬티스타킹과 펜슬스커트, 키튼힐 슬링백 슈즈를 매치한 룩은 엄마나 언니의 아이템을 빌려 입고 나름대로 멋을 낸 어린 소녀의 모습을 떠오르게 했다. 한편, 미우 미우 로고가 양각으로 새겨진 카멜, 그레이 컬러의 트윈 카디건을 비롯해 집업 점퍼, 코트 등이 남녀 구분 없는 젠더리스 스타일로 선보이며 미우미우를 사 모으는 남성 팬들에게 어필했다.

컬렉션의 후반부는 플럼, 올리브그린, 머스터드, 핑크, 피치 등의 컬러가 볼륨감 있는 가죽 소재 아이템의 레이어링을 통한 아름다운 컬러 매칭이 눈길을 끌었다. 마이크로 미니 원피스와 언더웨어 팬티 등 ‘하의 실종’ 스타일도 눈길을 끌었다. 미우치아 프라다는 백스테이지에서 “내가 어렸다면 팬티를 입고 외출했을 겁니다!”라고 환히 웃으며 말했다. 알록달록한 컬러로 빛나는 시퀸 플라워 아플리케 장식은 밀라노에서 열린 프라다 컬렉션의 화이트 아플리케를 떠오르게 해 라프 시몬스와의 공동 작업이 미우미우 컬렉션에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음을 느끼게 했다. 새로운 패션 아이콘으로 등극한 배우 엠마 코린(Emma Corrin)이 터틀넥에 라인스톤을 빼곡하게 장식한 언더웨어 팬티를 입고 피날레 모델로 등장해 시선을 끌었다.

 

 

프리랜스 에디터
명수진
영상
Courtesy of Miu Mi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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