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티노 2023 F/W 컬렉션
발렌티노 2023 FW 컬렉션의 베뉴는 파리 살로몬 로스차일드 호텔(Hotel Salomon Rothschild). 오래된 부티크를 떠오르게 하는 클래식한 공간에 매시브 어택(Massive Attack)의 로버트 델 나자(Robert Del Naja)가 작곡한 사운드트랙이 울려 퍼졌다.
고전적 분위기와는 상반되게 반항적인 펑크 모델이 오프닝을 장식했다. 스킨헤드에 검은 아이라인에 피어싱과 커다란 이어링을 잔뜩 한 모습!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피엘파올로 피촐리가 선택한 2023 FW 테마는 ‘블랙 타이(Black Tie)’. 그는 15세의 딸이 친구들과 밤에 놀러 나갈 때 자신의 옷장을 급습하여 검은색 정장과 셔츠, 넥타이를 꺼내 입고 나간 것을 보고 매우 놀랐다며 ‘딸은 내가 정장을 입고 사무실에 가는 것을 본 적도 거의 없다. 그녀는 그냥 셔츠와 슈트 같은 옷을 좋아했을 뿐이고 이런 방식은 보통의 개인이 자유롭게 패션에 접근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했다’라고 이번 컬렉션의 배경을 설명했다.
발렌티노는 남성 권위의 상징이었던 셔츠와 슈트를 해체와 재구성의 과정을 통해 새로운 옷으로 조명했다. 이를테면 검은색 넥타이가 목으로부터 몸까지 부채꼴로 펼쳐져 섹시한 리틀블랙드레스가 되고, 화이트 셔츠와 넥타이에 마이크로 쇼츠를 매치하여 화려한 밤의 클럽 스타일로 재해석했다. 엄숙한 슈트에 시스루 도트 블라우스와 컴뱃 부츠를 믹스 매치하기도 했다. 피엘파올로 피촐리는 슈트의 새로운 쓰임을 위해 검은 재킷을 후드티처럼 가볍게 디자인했다고 밝혔다. 프릴, 깃털, 스팽글, 장미 아플리케, 보타이 등 발렌티노 특유의 화려한 디테일을 더했는데, 덕분에 <르 클럽 쿠튀르(Le Club Couture)>를 주제로 지난 1월에 선보인 쿠튀르 컬렉션과 비슷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거리의 시민들이 컬렉션을 볼 수 있도록 패션위크뿐 아니라 오트 쿠튀르의 문을 활짝 열어 대중과 소통해온 피엘파올로 피촐리다운 컬렉션이었다.
- 프리랜스 에디터
- 명수진
- 영상
- Courtesy of Valenti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