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o 2023 F/W Collection

명수진

에트로  2023 F/W 컬렉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르코 드 빈센조는 ‘새로운 아이덴티티 구축’을 목표로 여성과 남성 컬렉션은 물론 홈 컬렉션까지 진두지휘하며 에트로를 바꿔가고 있다. 에트로에 온 것이 사실상 1년도 채 되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그가 만들어내고 있는 변화는 놀라울 정도. 올 시즌 패션 트렌드 키워드는 90년대, 미니멀, 테일러링 같은 것에 집중되어 있지만 그는 마치 고고학자처럼 뚝심있게 에트로의 아카이브를 연구하고 이를 가장 매력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 테마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리하여 탄생한 1970년대 보헤미안 테마!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 가정적인 것과 사회적인 것의 융합’이라는 마르코 드 빈센조의 설명처럼 따뜻하고 편안한 분위기의 라운지 웨어부터 긴장감 있는 롱&린 실루엣의 수트까지 70년대 테마 아래 풍성하게 선보였다.  

영감은 그가 어린 시절에 사랑했던 따뜻한 자카드 벨벳 담요에 대한 기억으로부터 시작했다. 핸드메이드 스타일의 니트 드레스에 커다란 체크 담요를 아기 포대기처럼 칭칭 동여매는 느낌으로 스타일링했는데, 프린트로 놓은 타탄 체크는 1968년부터 에트로에서 판매한 최초의 직물이다. 페이즐리 프린트를 넣은 시폰 원피스에는 빈티지풍 니트 카디건을 소박하게 매치했다. 아플리케를 장식한 니트 원피스, 꽃무늬를 넣은 집업 니트 카디건, 화려한 프린트로 라이닝을 넣은 퀼트 패딩 코트는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뿜어냈다. 트위드, 벨벳, 코듀로이, 데님, 브로케이드 등 소재가 다채로움을 더했고 새롭게 선보인 에트로 백과 플랫폼 부츠, 클로그 등의 액세서리가 스타일링에 방점을 찍었다. 

마르코 드 빈센조는 스스로 이번 컬렉션을 ‘급진적 에트로(Radical Etro)’라고 불렀다. 그의 밝은 피날레 표정에서 후회 없이 모든 것을 쏟아 부은 디자이너의 자신감을 느낄 수 있었다.  

 

 

프리랜스 에디터
명수진
영상
Courtesy of Et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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