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날을 손꼽아 기다렸던 해외 뮤지션들. 그들을 우리 식대로 격하게 환영해주자. 바로 떼창으로.
마룬 파이브 ‘Beautiful Mistakes’
마룬 파이브가 3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는다. 2019년 월드 투어의 일환으로 국내 무대에 섰던 마룬 파이브는 (여러 논란이 불거졌지만) 이로써 7번째 내한 공연 기록을 세웠다. 그만큼 국내 팬들의 떼창과 특급 팬 서비스에 보컬 애덤 리바인이 ‘엄지 척’으로 화답하는 장면을 비롯해 높은 조회수의 떼창 영상을 꽤 남겼다. 그래도 팬들에겐 마룬 파이브가 지난 내한 공연 이후 발표해 새롭게 떼창으로 승화시킬 곡들이 남아 있다. 잔잔하고 익숙한 멜로디의 ‘Memories’는 무반주로 처음부터 끝까지 같이 부르기에 무리가 없을 테고, 머리를 가볍게 흔들기 좋은 ‘Beautiful Mistakes’는 마룬 파이브의 기존 대표곡들처럼 떼창 유발 후렴 구간이 아주 명확하다. 떼창 고수들은 여기에 그치지 않을 거다. 피처링으로 나선 메건 더 스탤리언의 랩마저도 완벽히 섭렵해 마룬 파이브기 다른 데서는 경험할 수 없는 특급 떼창을 선보여야 직성이 풀리지 않을까. 어쩌면 내한 공연 이력이 굵직한 마룬 파이브도 그 정도 수준은 기대하고 있을지도. 11월 30일, 고척스카이돔.
잭 화이트 ‘Seven Nation Army’
마침내 그가 오는구나. 21세기 초반 록 신을 호령한 화이트 스트라입스의 리더이자 동시대 기타 영웅으로 추앙받는 잭 화이트가 11월 첫 내한 공연을 갖는다. 12회에 이르는 그래미 어워드 수상 기록이 알려주듯 공연 분위기를 단박에 바짝 끌어올릴 그의 대표곡은 숱하다. 그중에서도 ‘Seven Nation Army’는 떼창 레전드 목록 최상단에 올려 놓기 위해 팬들이 잔뜩 벼르고 있을 게 분명하다. 음악사에 한 획을 그은 기타 리프만으로 할 말이 많은 곡인데, 유럽 축구 팬들의 단골 응원가로 쓰이기 시작해 어제오늘까지도 전 세계 스포츠 현장에 울려 퍼지고 있다. 화이트 스트라입스나 잭 화이트를 잘 모르더라도, 중독적인 기타 리프가 터져 나오는 즉시 자기도 모르게 홀린 듯 ‘오오오오’ 떼창을 하게 될 것이다. 이미 여러 버전의 떼창을 익숙하게 경험한 잭 화이트가 명불허전 떼창의 민족을 만나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11월 8일, 예스24 라이브홀.
조니 스팀슨 ‘Gimme Gimme’
지난 5월 서울재즈페스티벌 무대에 섰던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조니 스팀슨이 12월 내한 공연 소식을 알렸다. 2019년 쇼케이스를 위해 처음 한국을 방문한 이후 첫 단독 공연이다. 인디펜던트 뮤지션으로 활동하던 시기, 엘튼 존의 러브콜을 받았을 만큼 조니 스팀슨은 실력과 매력을 다 갖췄다. 들어보면 알겠지만 귓가에 계속 맴도는 멜로디와 목소리는 매일 곁에 둬도 질리지 않는다. ‘All I Want Is You’, ‘You`re Not There’, ‘Meltdown’ 등 올해 꾸준히 발표한 곡들 역시 인상적이고(꼭 뮤직비디오와 감상하길), 대표곡 ‘Flower’로 조니 스팀슨에 입덕한 이들도 많겠지만, 역시나 떼창 하면 우선적으로 ‘Gimme Gimme’가 떠오른다. 국내 광고에도 쓰여 잘 알려진 곡으로 “Gimme, gimme”가 반복되는 구간이 기분 좋게 흥겹다. 한국어로 번역하면 “주라주라” 정도가 될 텐데, 리듬과 가사가 무척 중독적이란 점에서 둘째이모 김다미의 ‘주라주라’와 닮은 꼴이다. 12월 3일, 예스24 라이브홀.
- 프리랜스 에디터
- 우영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