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S 2024 S/S 컬렉션
토즈의 여성 및 남성 부문 디렉터로서 브랜드의 하이엔드 라이프 스타일과 장인 정신을 조화롭게 이끌어왔던 아트 디렉터 월터 치아포니. 그가 2019년 10월부터 시작된 4년 동안의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월터 치아포니의 마지막 토즈 컬렉션은 그가 탐구해온 이탈리아 장인 정신을 다시 한번 강조할 수 있는 장소에서 열렸다. 바로 토즈가 문화 사업을 지원하고 있는 세계 5대 오페라 극장인 라 스칼라(Teatro alla Scala)에서 곧 개봉될 예정인 오페라 ‘돈 카를로(Don Carlos)’의 미완성 세트. 흡사 아티스트의 작업실 같은 느낌을 줬던 런웨이는 이탈리아의 장인 정신을 아름답게 결합한 올드머니 스타일의 컬렉션과 무척 잘 어울렸다.
엄격한 테일러링에 해체적 위트를 더한 베스트는 안감을 생략해서 카디건처럼 부드럽게 입을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 우아한 니트 드레스는 앞뒤를 거꾸로 뒤집은 듯한 트위스트가 돋보였다. 오버핏 트렌치코트는 부드러운 패브릭 혹은 나파 가죽으로 만들어져 깃털처럼 가벼웠고 이 밖에도 블루종 셔츠, 기모노 소매 포플린 티셔츠, 리넨 셔츠 드레스, 플리츠스커트 등이 90년대 초반 미니멀리즘에 기반한 올드머니 스타일로 선보였다. 토즈의 대표적인 신발인 고미노 버블을 비롯해 컷아웃 뮬, 발레리나 플랫, 샌들, 클로그, 로퍼 등 다양한 슈즈 컬렉션이 스타일링을 더욱 풍성하게 마무리했다. 장인 정신을 상징하는 안장 모양의 멀티 포켓 벨트와 가죽 장갑, 세로 방향으로 더욱 길게 디자인하여 기하학적 미학을 더한 디(Di) 백 또한 눈길을 끌었다.
월터 치아포니는 자신이 어린 시절에 입었던 니트를 떠올리며 선명한 블루, 브라운, 오렌지 컬러 포인트 크로셰 니트 시리즈를 선보여 마지막 컬렉션에 개인적인 이야기를 살짝 담았다. 마지막 컬렉션까지 최고의 모습으로 선보이고 수줍은 표정으로 긴 런웨이를 따라 걸으며 피날레 인사를 건넨 월터 치아포니. 그의 하얀 티셔츠에는 어린 왕자의 유명한 문구를 응용한 메시지가 쓰여 있었다. ‘본질은 눈에 보이지만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심지어 모든 것을 이해할 수도 없다(The essential is visible to the eyes, but not for everyone, nor even to understand everything)’. 월터 치아포니의 공식적인 행보는 아직 공식화된 바 없으며 개인적으로는 3개월 동안 비영리 단체와 3개월간 우간다에 머무를 예정이라고 한다.
- 프리랜스 에디터
- 명수진
- 영상
- Courtesy of TO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