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티노 2023 S/S 컬렉션
발렌티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피엘파올로 피춀리가 다시 한번 완전히 새로운 컬렉션을 선보였다! 지난 3월, 컬렉션을 온통 쇼킹 핑크 컬러로 물들였던 발렌티노 컬렉션은 2023 S/S 시즌, 기존의 아이디어와 틀에서 완전히 탈피하고 정제된 아름다움을 향해 나아갔다. 컬렉션의 테마는 ‘언박싱 발렌티노(Unboxing Valentino)’.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건 발렌티노 하우스의 첫 모노그램 컬렉션 ‘트왈 이코노그라프’. 런웨이에 오른 첫 모델은 모노그램 드레스와 스타킹을 신고 심지어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팻 맥그라스(Pat McGrath)의 정교한 페이스 페인팅을 통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통 V 로고로 뒤덮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피엘파올로 피춀리의 로고 플레이는 맥시멀리즘이 아니라 오히려 미니멀리즘에 가까워 보였다. 라이크라, 저지, 비스코스 등의 소재로 아이보리, 베이지, 브라운, 블랙 등 다양한 스킨 컬러의 톱과 원피스를 만들고 이를 모델의 피부색과 거의 일치하도록 착장하여 모던한 조각상 같은 느낌을 줬던 것! 이탈리아의 위대한 화가이자 조각가인 루치오 폰타나(Lucio Fontana)의 ‘찢어진 캔버스’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날카로운 커팅 역시 미니멀한 분위기에 일조했다.
한편 낭만적인 깃털 장식과 눈이 부시게 반짝이는 스팽글 디테일, 일렉트릭 블루, 애시드 그린, 에메랄드 그린과 선명한 레드, 옐로까지 과감한 컬러 팔레트가 발렌티노의 새로운 시즌을 드라마틱하게 연출했다! 특히 43번째 룩으로 선보인, 주름을 넣은 일렉트릭 블루 컬러의 스팽글 코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피엘파올로 피춀리가 ‘플리츠가 있는 스팽글은 처음 봤을 것이다. 주름을 만들면 스팽글이 보통 녹아버리는데, 발렌티노에서 이를 개발하는 데만 꼬박 2년이 걸렸다’며 자랑스럽게 설명한 아이템으로, 오트 쿠튀르 컬렉션을 레디 투 웨어 컬렉션으로 ‘정제’했다는 이번 컬렉션의 설명이 가장 직관적으로 와닿는 룩이었다.
피엘파올로 피춀리는 실내에서 피날레를 끝내지 않고 모델들과 함께 바깥의 거리로 우르르 몰려나가 컬렉션이 열린 건물의 둘레를 따라 빙 돌았다. 군중들이 이 멋진 광경을 함께 지켜보며 마음껏 사진도 찍는, 세상에서 가장 유쾌한 피날레를 선보였다.
- 프리랜스 에디터
- 명수진
- 영상
- Courtesy of Valenti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