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ndi 2023 S/S Collection

명수진

펜디 2023 S/S 컬렉션

바로 전 뉴욕 패션위크에서 바게트 백 25주년 기념 컬렉션을 열었던 펜디는 밀라노로 돌아와 빠르게 재시동을 걸었다. 9월 21일 밀라노 패션위크의 첫날 펜디 2023 S/S 컬렉션이 열렸다. 펜디 여성복과 오뜨 꾸띄르 부문까지 맡고 있는 아트 디렉터 킴 존스가 디올 옴므의 아트 디렉터까지 겸업하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려보면 이 모든 일정이 놀라울 정도(킴 존스는 1년에 10개 이상의 컬렉션을 만들어내고 있다). 누구보다 시간을 쪼개어 쓰고 있을 킴 존스는 정공법을 택했다. 지난 시즌에 그랬던 것처럼 다시 한번 펜디의 아카이브를 돌아보며 ‘칼 라거펠트가 펜디에서 한 작업을 살펴보고 이를 시각적, 기술적으로 어떻게 발전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 매우 흥미를 가지고 있다’는 설명.

1996년부터 2002년까지의 펜디 by 칼 라거펠트 컬렉션이 2023 S/S의 런웨이 위에 재현됐다. 우선 2000년에 칼 라거펠트가 고안한 펜디의 더블 F 로고를 프린트와 금속 버클의 형태로 다양하게 활용했다. 더블 F 버클을 스트랩에 단 로라이즈 카고 팬츠를 비롯해 리브 니트 카디건, 시어링 소재의 트러커 재킷 등이 인상적인 모습으로 등장했다. 이질적인 문화의 혼합도 눈길을 끌었는데 일본 전통 벨트인 오비와 플라워 아플리케 디테일은 오리엔탈 분위기를, 남성복을 뒤집어서 입은 듯한 재킷과 코트는 영국식 테일러링을 느끼게 했다. 키가 족히 10cm는 커질, 러버 플랫폼을 장착한 샌들과 니하이 부츠는 컬렉션에 좀 더 영한 분위기를 불어넣는데 상당히 기여했다.

액세서리 디렉터인 실비아 벤투리니 펜디는 미니 백 펜던트 목걸이를 선보였고,  두 개의 미니 백을 한 번에 들고 다니는 ‘더블 백’을 제안했다. 펜디의 시그니처인 피카부 백은 최초로 체인 스트랩과 함께 선보였고 미니어처 펜디 퍼스트 백도 보석처럼 가는 체인을 장식해 화려함을 더했다. 실비아 벤투리니의 딸이자 펜디 가문의 4대손으로서 펜디에서 주얼리 디자인을 맡고 있는 델피나 델레트레즈 펜디는 더블 F 로고 초커를 선보였다. 펜디 역시 Y2K라는 거대한 트렌드의 물결에 올라탔음을 느낄 수 있었다.

프리랜스 에디터
명수진
영상
Courtesy of Fen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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