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올 2022 S/S 컬렉션.
루브르 박물관과 콩코르드 광장 사이에 있는 파리의 뛸르리 정원에 컬렉션이 열리는 대형 텐트가 세워졌고, 이곳에서 디올의 오프라인 쇼가 열렸다. 디올의 앰베서더인 블랙핑크 지수를 포함한 셀럽이 모여 오래간만에 오프라인 컬렉션의 뜨거운 열기를 뿜어냈다.
‘스윙잉 런던(Swinging London)’과 ‘우주시대’로 상징되는 1960년대는 패션사에 있어서 매우 인상적인 시대다. 하지만 이를 재해석하는 것은 은근히 난이도가 높은 작업. 디올의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는 팬데믹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전 세계를 향한 새로운 스타일을 제시하기 위해 격변의 시대였던 1960년대를 주목했고, 이를 디올만의 개성으로 재해석했다. 자칫 레고블록처럼 보이는 1960년대의 평면적인 실루엣을 이처럼 우아하게 재해석할 수 있는 건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의 탁월한 능력이다. 그녀는 디올 하우스의 세 번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였던 마르크 보앙(Marc Bohan)을 탐구했다. 마르크 보앙은 1958년부터 30여년 이라는 긴 시간동안 디올을 맡았고, 그가 1961년에 선보인 슬림 룩(Slim Look) 컬렉션은 ‘1947년의 뉴 룩처럼 패션계를 완전히 뒤바꾼 컬렉션’이라고 찬사를 받았다. 옐로우, 그린, 레드, 네이비, 오렌지, 라즈베리 컬러로 변주되는 산뜻한 컬러 블록과 다양한 실루엣의 재킷, 코트, 스커트, 버뮤다, 쇼츠, 드레스는 시각적으로 아름답고 입기에도 간결해 보였다. 대담한 그래픽 프린트를 비롯해 보이시한 데님 재킷과 팬츠, 스포티브한 복서 브리프 등 반전의 아이템들도 등장시켜 동시대 여성에게 다양한 매력을 어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커다란 보드판처럼 꾸민 런웨이는 아티스트 안나 파파라티(Anna Paparatti)가 디자인한 것으로 예술과 삶의 규칙에 의문을 제기하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었다.
- 패션 칼럼니스트
- 명수진
- 사진, 영상
- Courtesy of Di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