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S/S 캠페인으로 알아보는 패션 이슈 Vol.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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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가 매 시즌 선보이는 광고 캠페인에는 가장 뜨거운 현재 패션 이슈의 집합체를 볼 수 있다. 지금 가장 잘나가는 모델이 브랜드의 얼굴로 등장하고, 브랜드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사진가, 스타일리스트 등 당대 최고의 스태프들이 투입돼 작업하기 때문. 2020 S/S 캠페인이 드러낸 바로 지금의 패션 코드를 읽고, 동시대적이고 파워풀한 패션 신을 즐겨보자.

함께라면

모델, 셀렙, 브랜드 간의 패밀리십을 강조하며 그것을 잘 포착해내는 디자이너 리카르도 티시는 버버리에서도 자신의 친구들과 함께한다. 사진작가 듀오 이네즈와 피노트가 맡은 이번 캠페인 역시 절친한 지지&벨라 하디드 자매, 켄들 제너를 필두로 모델 프레야 베하 에릭슨, 리앤 반 롬페이 등 티시의 버버리를 대표하는 모델들이 대거 등장했다.

영화처럼

넘치는 콘텐츠 홍수 속에서 꿈꾸던 패션 판타지를 충족해주는 이미지를 만날 때 더없이 설렌다. 구찌 2020 S/S 컬렉션은 <더 랍스터>, <페이버릿>, <킬링 디어>로 유명한 영화감독이자 사진작가 요르고스 란티모스가 촬영했는데, 일상 속의 초현실적 장면은 기이한 채로 아름답다. 중요한 주인공으로 말이 등장해 해변, 부엌, 세차장, 꽉 막힌 도로를 배경으로 간식을 먹고, 수영하고, 누군가를 목적지로 바래다주기도 하며 사람과 일상을 나눈다. 언제나 한계를 두지 않는 알레산드로 미켈레의 공상적 성향이 요르고스 란티모스라는 짝꿍을 만나 무한한 상상력을 현실에 구현했다.

80년대 속으로

제러미 스콧과 포토그래퍼 스티븐 마이젤이 모스키노의 2020 S/S 캠페인 ‘Moschinorama’를 위해 다시 만났다. 이번 시즌 그들은 상상해온 1980년대 TV쇼 여성 록밴드를 그렸고, 호스트 타이라 뱅크스를 시작으로 지지 하디드, 벨라 하디드, 카이아 거버, 이만 하만, 아둣 스케치 등 톱모델들이 리듬을 타며 공연을 즐기는 모습을 담았다. 모스키노만의 유쾌한 에너지가 느껴져 보는 것만으로 기분 좋아지는 사진.

아름다운 시대

루이 비통의 2020 S/S 컬렉션 테마는 벨에포크 시대였다. 광고 캠페인 또한 이에 맞춰 독특한 아르데코 건축물이 돋보이는 런던 파크 레인 호텔에서 촬영했다. 이번 캠페인은 앰배서더인 엠마 스톤과 중국 배우 종초희를 포함한 다국적 모델들이 등장했고, 다채로운 인물들이 호텔의 객실과 복도를 넘나들며 상호작용하는 모습을 조명했다. 패션쇼 분위기를 잃지 않은 채 간결하면서도 임팩트 있는 이미지를 완성한 사진가는 루이 비통과 두 번째 작업을 한 콜리 쇼르다.

애국심을 표하는 방법

“이번 캠페인 이미지들은 본래의 미국적인 편안함과 화려함을 조화롭게 표현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이미지 속에서 보이는 세련되면서도 반항적인 모습과 로맨스의 다채로운 요소가 한데 어우러져 스프링 컬렉션을 매력적으로 보여준다. ” 미국을 대표하는 브랜드 마이클 코어스는 이번 컬렉션에서 아메리칸 스타일의 정수를 제시한다. 네덜란드 출신의 사진작가 듀오 이네즈와 피노트가 맡은 이번 캠페인은 호화로운 비벌리힐스에서의 여유롭고 나른한 느낌의 프라이빗한 순간들을 포착, 시대를 초월하는 아메리칸 스타일의 스토리를 담아냈다.

원 앤 온리

흑백 사진에는 피사체에 완전히 몰두할 수 있는 힘이 있다. 모든 컷을 흑백 사진으로 공개한 셀린느의 Summer 20 여성 캠페인은 에디 슬리먼의 작품이다. 사진작가이기도 한 에디는 생로랑 시절에도, 자신의 이름을 내건 셀린느의 첫 광고 비주얼을 내보일 때도 직접 광고 캠페인 사진을 촬영했다. 짙은 눈화장을 한 모델 프란 서머스가 뿜어내는 강렬한 오라는 그 어떤 화려한 이미지보다 독보적이다. 브랜드의 세계관을 정립하는 사람이 직접 촬영한 사진이라니 근사할 수밖에 없다. 흑백 사진의 깊이를 좌우하는 명도조차 넘치거나 모자람 없이 완벽하다.

자연 도감

캠페인의 가장 중요한 지점은 컬렉션을 잘 보여주는 데 있기도 하다. 2020 S/S 컬렉션 룩에 집중한 디올 캠페인은 이탈리아 포토그래퍼 브리짓 니데르마이르가 촬영했다.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의 첫 디올 컬렉션부터 함께한 모델 루스 벨, 셀레나 포레스트가 등장해 타이다이 앙상블부터 슈트의 재해석까지 컬렉션의 다양한 코드를 조명한다. 식물 표본을 배경으로 룩의 실루엣과 섬세한 프린트, 자연 소재 등 디올의 우아한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드러내 한 편의 정물화 같은 컷이 완성되었다.

있는 그대로 사랑해

이미지만큼이나 자신의 태도가 중요하다고 말하는 안토니 바카렐로의 말처럼 생로랑을 입은 모델들의 당당한 몸짓을 직관적인 시선으로 잡아낸 사진가는 유르겐 텔러다. 전형적이지 않은 앵글, 특유의 담백한 사진 톤은 일부러 애쓰지 않아도 생로랑 컬렉션을 빛내주기에 충분하다.

패션 에디터
김민지
사진
COURTESY OF ALEXANDER MCQUEEN, BALENCIAGA, BOTTEGA VENETA, BURBERRY, CELINE, DIOR, FENDI, GIVENCHY, GUCCI, LOUIS VUITTON, MICHAEL KORS, MIU MIU, MOSCHINO, PRADA, SAINT LAURENT, SALVATORE FERRAGAMO, VERS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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