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은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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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올라갈 곳이 있을까 싶던 방탄소년단의 위상이 또 한 번 업그레이드됐다. UN 총회에서 연설을 하고, <타임>지가 다음 세대의 리더 중 하나로 지목한 소년들이니. 한국 최초로 팝 시장의 본거지인 미국을 완벽히 접수한 BTS에 대해 10월 해외 미디어는 뭐라고 말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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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 전에 활동한 비틀스나 원 디렉션처럼, BTS는 뉴키즈온더블록과 엔싱크로부터 연유하는 춤 동작과 함께 가슴을 설레게 하는 멋진 외모, 하루 종일 귓가에 맴도는 화음을 중독적으로 결합시켜 팬들에게 제공한다. (중략) 한국의 팝, 즉 K-팝은 1990년대에 탄생한 이후 스튜디오에서 ‘아이돌’이라고 부르는 것과 동의어가 됐다. 아이돌은 어리고, 잘 다듬어졌고, 완벽해 보이며, 종종 엄격하게 통제되는 팝스타 엘리트들이다. 그러나 K-팝이 전 세계 팬들과 함께 약 50억 달러 규모의 산업으로 성장하였음에도 가장 성공한 스타였던 비, 소녀시대, 빅뱅 등은 서구 시장에서 반응을 얻는 데 실패했다. 유일한 예외는 2012년 ‘강남스타일’로 대박을 터트린 싸이였지만, 그의 우스꽝스럽고 기이한 페르소나는 K-팝이라는 장르에서 흔치 않은 전조였을 뿐이다.”
– <타임>, ‘BTS는 어떻게 세상을 정복했나’ 중

“토요일 콘서트가 진행되는 동안 BTS는 드럼 앤 베이스의 ‘I’m Fine’, 달콤한 네오 소울 곡인 ‘Singularity’, 바운스 있는 신스팝인 ‘Trivia 轉: Seesaw’를 비롯해 드라마틱한 트랩 비트로 무대를 가득 채웠다. 각각의 멤버는 랩부터 발라드까지 솔로 무대도 보여줬다. 이것이 바로 모던 K-팝의 현재다. 한국적인 경험을 통해 서구 랩과 R&B, 일렉트로니카를 재해석하는 방법은 끊임없이 진화했던 것이다. 본질을 쉽게 파악할 수 없는 이런 종류의 장르는 마치 과거 서태지와 아이들이 들고 나온 스타일을 완성시킨 느낌이다. (중략) 서태지와 아이들이 남긴 발자취를 다른 방식으로 이어받으며, BTS는 지난 몇 년간 조용하게 자신들의 노래에 정치적인 메시지를 담았다. ‘Dope(쩔어)’와 ‘Silver Spoon(뱁새)’ 같은 곡에서 BTS는 밀레니얼 세대를 재단하는 베이비 부머를 헐뜯으면서 자신들 세대가 겪는 경제적, 사회적 스트레스를 다뤘다.
– <피치포크>, ‘최정상 보이 밴드인 BTS는 어떻게 철저히 한국인으로 남아 있는가’ 중

“K-팝계에서 가장 야심 차며 정상의 자리에 있는 팀들이 미국에 진출하고 난 몇 년 후, BTS는 미국에서 가장 성공적인 K-팝 활동을 펼친 자들이다. 지난 5월에 발매된 앨범 <Love Yourself : Tear>는 빌보드 앨범 차트에서 정상에 오른 첫 번째 K-팝 음악이 됐다. 빌보드 1위를 차지한 두 번째 K-팝은 BTS의 리패키지 앨범인 <Love Yourself : Answer>다. 이 앨범들은 BTS가 어떻게 더 다양하고 복합적인 사운드를 탐색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거기엔 체인스모커스러운 EDM 팝, 90년대 R&B, 뉴욕과 남부 힙합 등등의 요소가 섞여 있다. 가수이자 래퍼로서 멤버들은 재능이 있다. 댄서이자 퍼포머로서는 날렵하고 민첩하다. 쇼에서 그들의 솜씨는 느긋하게 발휘된다.”
– <뉴욕 타임스>, ‘K-팝 슈퍼스타 BTS가 슈퍼필드 무대의 불을 밝혔다. 그들의 팬덤이 거들었다’ 중

“BTS는 <Love Yourself> 북미 투어에서 수익을 내고 미디어의 관심을 끄는 등등 모든 것을 잘해냈다. 심지어 추가 공연을 마련했는데도, LA 스테이플 센터나 시카고의 유나이티드 센터에서 열린 그들의 첫 번째 단독 공연을 포함해 모든 공연이 매진됐다. BTS는 에드 시런, 엘튼 존과 함께 2018년에 가장 많은 티켓을 판매한 아티스트로 등극했다. 티켓 구매 사이트 스텁 허브(StubHub)의 9월 결과에 따르면, BTS는 각 공연당 가장 높은 티켓 판매율을 기록했다. 밴드가 <굿모닝 아메리카>나 <아메리칸 갓 탤런트>에 출연할 기회를 얻는 동안, 또 UN 총회에서 연설하고 <타임>지의 표지를 장식하는 동안, 언론은 가장 좋은 입장 티켓을 얻기 위해 며칠 동안 BTS의 팬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 <빌보드>, ‘미국 전역의 스타디움과 아레나 공연을 매진시키는 BTS의 힘’ 중

“BTS는 21세기의 비틀스다. 런던 O2 아레나에서 열린 콘서트 역시 당연히 매진이었다. 7인조 보이 그룹은 영국에서 이틀간 공연을 앞두고 있다. BBC는 영국에서 완벽한 K-팝 팬이 되는 방법을 알아보기 위해 BTS 콘서트장으로 향했다. 첫째, 구호를 외쳐라. 둘째, 춤을 따라 해라. 셋째, 야광봉을 챙겨라. 넷째, 무대로 선물을 던져라. 다섯째, 팬 프로젝트에 참여해라. 여섯째, 헌신하라.”
– BBC, ‘BTS와 K-팝 : 완벽한 팬이 되는 방법’ 중 요약

“원 디렉션이 무기한 휴식을 취하는 동안 세계의 보이 밴드들은 1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했다. (중략) BTS는 빌보드 차트 1등에 오른 앨범 두 장과 그들에 관한 수십억 개의 스트리밍 비디오를 만들어냈다. 최근에는 유니세프 대사로서 UN에 초대됐는데, 그곳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인 RM은 영어로 ‘자기 자신을 받아들인다는 것’에 대해 연설했다. 이런 이정표들은 세상의 모든 아티스트에게 기념비적인 것이다. 그러나 BTS가 거둔 성과는 서구 음악 산업의 상위권에 도달한 최초의 한국 그룹으로서 팝의 얼굴을 변화시키는 일이기도 하다. 천상의 외모를 지닌 멤버 지민은 뉴욕 시티 필드 공연의 마지막 순간,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무너졌다.”
– <가디언>, ‘BTS는 어떻게 세계 최정상의 보이 밴드가 됐나’ 중

“ARMY는 젊은이들을 대표하는 멋진 MC(Adorable Representative M.C. for Youth)의 약자일 뿐만 아니라 팬덤의 조직적인 힘을 의미하기도 한다. ARMY는 홍보 활동 기간 동안 <타임>지의 자체 인터넷 영향력 조사와 같은 온라인 투표에서 앨범, 싱글, 뮤직비디오 릴리즈 주기에 맞춰 그룹을 지지하기 위해 동원되는 것으로 유명하다. 예를 들어 BTS가 최근 미국 토크쇼에 출연했을 때, ARMY는 BTS를 세계적 트렌드로 만들기 위해 트위터를 활용했다. 사실 BTS는 2017년 한 해 동안 트위터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셀렙이다. 어떤 팬들은 BTS의 공연이나 출연을 기다리며 몇 시간 혹은 밤새 텐트를 칠 준비가 돼 있다. BTS의 미국 콘서트 티켓, 굿즈, 앨범은 빠르게 완판된다. 따라서 BTS 팬들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바이럴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반드시 BTS에 대한 내용을 업데이트할 필요도 없다.”
– <타임>, ‘BTS 팬은 무엇으로 알려져 있나’ 중

피처 에디터
권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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