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움직이고 싶게 만드는 땀내 나는 책 네 권.
<야구의 인문학> by 이용균 | 경향신문
2007년부터 경향신문에 야구 칼럼을 연재해온 야구 전문 기자가 쓴 책이다. 그가 10년간 연재한 340편의 칼럼 가운데 100여 편의 인기 에피소드를 엮었다. 저자는 야구를 ‘인본주의’라고 표현한다. 야구는 공이 득점을 결정하지 않으며 사람이 들어와야 점수가 새겨지기 때문에 공보다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 나아가 그는 야구가 민주적인 동시에 공정한 스포츠라고 설파한다. 저자가 쓴 담백하고 진솔한 문장을 따라가다 보면 ‘읽는 야구’의 매력에 매료될 수밖에 없다.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축구> by 김혼비 | 민음사
이 땅에서 여성으로 태어나 공 한 번 시원하게 차본 경험이 있었던가? 관전의 입장이 아닌 자신의 몸을 움직이고 부딪치며 깨달은 날것의 ‘체험’이 담긴 본격 생활 체육 에세이다. 어쩌다 덜컥 축구를 시작하게 된 저자 김혼비가 풀어놓는 ‘축구를 즐기는 여성의 이야기’는 엄청나게 웃기고 믿을 수 없게 마음을 울린다. 운동장 한가운데서 신나게 스포츠를 주도하는 땀내 나는 여성들의 스포츠 서사가 우리에겐 더 많이 필요하다.
<처음 읽는 수영 세계사> by 에릭 샬린 | 이케이북
우리는 대체 왜 수영을 하는 걸까? 수영장이 사각형인 이유는 무엇일까? 수영하는 인간들의 기원과 역사를 좇는 책이다. 물, 공기, 흙, 불. 이 네 원소 중에서 물만이 인류를 기꺼이 환영하고 그 품으로 끌어들인다는 사실은 꽤나 낭만적이다. 이 책은 수영에 대해 “육체적, 정신적, 영적 행복이라는 강력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활동이라고 말한다. 언젠가 지구가 물 에 잠기게 되면 인류는 결국 걷기 대신 수영을 이동 방식으로 사용하는 ‘호모 아쿠아티쿠스’로 진화할까?
<바바리안 데이즈> by 윌리엄 피네건 | 알마
LA와 하와이에서 자란 저자가 서핑을 소재로 쓴 자전적인 이야기다. 한 남자가 전 세계를 여행하며 파도에 몸을 맡기고 그것에 일생을 바친 회고록으로 번역가 박현주의 사려 깊은 번역을 통해 생기 가득한 문장으로 옮겨졌다. “서핑은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다. 아름다운 중독이고, 정신과 신체에 대한 연구이자, 열정적인 삶의 방식이다.” 몇 문장만 읽어도 평화와 여유가 스며든다. 2016년 퓰리처상을 수상했고, 그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여름휴가 도서 목록에도 있었다.
- 피쳐 에디터
- 김아름
- 포토그래퍼
- 이창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