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 만나는 샤갈

이채민

해든뮤지엄, M컨템포러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약속이나 한 듯 올해의 전시로 샤갈전을 준비했다.

 ‘러시아 마을’

‘러시아 마을’

 ‘와인잔을 든 이중 초상화’

‘와인잔을 든 이중 초상화’

마르크 샤갈은 한국인이 사랑하는 화가 중에서도 톱클래스에 꼽힌다. 2004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색채의 마술사 샤갈>전은 관객 70만 명을 불러 모은 블록버스터급 전시였다. 참고로 샤갈과 함께 20세기를 대표하는 화가 파블로 피카소의 2006년 서울 전시 <위대한 세기-피카소>전에 든 관람객 수가 38만 명 정도다. 한국인뿐 아니라 전 세계인이 샤갈을 사랑하는 이유는 꽃, 연인, 부부, 동물, 마을 등 일상적인 소재를 그만의 독창적인 방식으로 표현했기 때문 아닐까? 샤갈은 상징적인 이미지를 독특한 화면 구성으로 완성하고, 색채를 활용하는 능력이 독보적인 화가다.

아름다운 도시 위 하늘을 나는 연인이 인상적인 그림 ‘도시 위에서’나 꽃다발 옆 하얗고 차분한 여성의 모습이 어두운 검붉은 배경과 대비를 이루며 부활과 어둠 후 찾아오는 아침을 연상시키는 그림 ‘바바의 초상화’처럼, 보기만 해도 행복한 작품을 많이 탄생시켰다.

 ‘바바의 초상화'

‘바바의 초상화’

샤갈을 만나러 가기 전, 샤갈전을 열고 있거나 곧 열 미술관의 전시 제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강화도의 수려한 자연 경관 속에 자리 잡은 해든뮤지엄에서는 지난 3월 1일부터 오는 11월 10일까지 <샤갈-신비로운 색채의 마술사>전을, 4월 28일부터 8월 19일까지 르메르디앙 서울 호텔 1층에 자리한 M컨템포러리에서는 <마르크 샤갈 특별전-영혼의 정원>전을, 오는 6월 5일부터 9월 26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는 <샤갈 러브 앤 라이프>전이 열린다. 샤갈이 가장 중요하게 여긴 테마인 사랑에 관심이 많다면 한가람미술관으로 가면 된다. M컨템포러리는 생이 다하는 날까지 80여 년 동안 작업을 멈추지 않았던 샤갈의 인생 여정을 함께하는 듯한 테마로 기획해, 255점에 이르는 작품을 소개한다. 전시는 크게 4부로 나뉜다. 1부 ’꿈, 우화, 종교’는 샤갈의 종교적 상징주의와 낭만주의를, 2부 ‘전쟁과 피난’은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은 샤갈의 내면 세계를, 3부 ‘시의 여정’에서는 샤갈의 대표적 주제인 꽃, 꿈, 서커스 등을 담은 작품들을, 마지막 4부 ‘사랑’은 샤갈의 러브 스토리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M컨템포러리의 <마르크 샤갈 특별전-영혼의 정원>이 특별한 또 다른 이유는 ‘두 개의 파란 옆모습 이중 초상과 빨간 당나귀’, ‘러시아 마을’, ‘바바의 초상화’ 등 국내 최초로 공개되는 작품 25개를 감상할 수 있다는 것.

'두 개의 파란 옆모습 이중 초상과 빨간 당나귀’

‘두 개의 파란 옆모습 이중 초상과 빨간 당나귀’

샤갈을 한 번 만나든 세 번 만나든, 만나는 시간 동안에는 그에게 흠뻑 빠져보길 바란다.

프리랜스 에디터
이응경
사진
ⓒADAGP, PARIS - SACK, SEOUL, 2018, CHAGALL 2Ⓡ, COURTESY OF MCONTEMPOR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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