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혹은 뮤지션의 ‘시각적 이미지’를 함께 만들어가는, 크리에이티브한 인물들을 만났다. 비주얼 작업에 있어 시너지 효과를 만드는, 특별한 협업 관계에 대하여.
배우 윤승아 & 비주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강지혜
배우 윤승아와 비주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강지혜는 6년 전 화보 촬영장에서 처음 만났다. 이후 스티브 J & 요니 P의 디자이너 요니를 비롯해 함께 친한 이들이 많아 자주 보며 가까워졌고, 그때부터패션 에디터 출신인 강지혜는 윤승아의 거의 모든 화보 비주얼을 디렉팅하게 되었다. 그녀는 윤승아가 맑은 느낌부터 관능적인 느낌까지 폭넓은 표현이 가능하고, 몸의 프로포션도 좋아 작업이 늘 흥미롭다 말한다. 윤승아에게도 강지혜와의 촬영은 특별한데, 오랫동안 취향을 공유해온 사이인 만큼 부담 없이 시안 제안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로의 장점으로 ‘소탈함’과 배려심’을 꼽는 이들은 기억에 남는 작업으로 둘 모두 프랑스 리옹 외곽의 한 별장에서 촬영한 윤승아의 결혼 1주년 기념 화보 작업을 꼽았다.
Photo by RYU KYUNG YOON
헤어|이선영
메이크업|정수연
스타일리스트|김지혜
뮤지션 크러쉬 & 포토그래퍼 장덕화
패션 화보 촬영을 계기로 친해진 뮤지션 크러쉬와 포토그래퍼 장덕화는 새벽에도 상대방이 생각나면 스스럼 없이 전화를 걸어 이야기를 나누는 절친한 사이다. 3년 전 발매된 <Sofa> 앨범 재킷부터 본격적으로 함께 작업하게 된 이들은 ‘일상’에서 영감을 얻는 점, 그리고 ‘직관적으로 작업하는 점’이 서로 가장 닮은 부분이라 말한다. 기억에 남는 작업을 묻자 동시에 <Interlude> 앨범 재킷 작업을 꼽았는데, 이유는 크러쉬가 수록된 곡 작업을 하는 동안 영감 받은 장소들을 함께 찾아가 촬영했기 때문이다. 크러쉬는 장덕화를 자신이 머릿속에 그리던 ‘음악의 시각화’를 현실화해주는 아티스트, 장덕화는 크러쉬를 ‘백지처럼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피사체’라 말한다. 최근 새로운 곡 작업 중이라는 크러쉬에게 다음 앨범 재킷도 함께 만들지 묻자, 이러한 답이 돌아왔다. “어느 날 곡이 완성되면 바로 또 새벽에 형에게 전화할 거예요. 들려주며 느낌과 영감을 공유할 거고, 그럼 어떤 사진을 찍을지 본격적인 상의가 시작되지 않을까요?”
Photo by WON BUM SEOK
헤어 & 메이크업|이은혜
스타일리스트|박지연
디바 바다 & 디자이너 곽현주
“디자이너 곽현주의 의상은 무대 위의 제게 날개를 달아주는 존재예요.” 바다와 곽현주의 인연이 시작된 건 지난 2009년, 바다가 두 번째 솔로 콘서트를 준비할 무렵부터다. 당시 캐릭터 뿌까와의 컬래버레이션 의상 작업을 곽현주에게 의뢰한 것. 그때를 회상하며 바다는 “비욘세처럼 당당하고 주체적인 디바다운 압도적인 공연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한다. 당시 곽현주가 뿌까를 재해석한 의상들은 큰 화제가 되었고, 그때부터 곽현주는 바다의 무대를 구성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된 것. 디자이너 곽현주의 의상, 그리고 사람으로서의 곽현주를 마주하면 ‘자유로움 속 리듬감이 살아 있는 재즈 음악’이 떠오른다는 바다는 예민하게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하는 무대를 앞두었을 때,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자주 찾는 이가 곽현주라 말한다. 안무까지 직접 보여주며 의상을 함께 기획한다는 둘의 협업이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건 2013년부터 2년간 <불후의 명곡>에 출연했던 시기. ‘불티’를 부를 때 입은 골드 체인 룩과 ‘My Heart Will Go On’을 부를 때 입은 글리터 미니드레스는 지금도 많은 이들이 기억하는 디바의 옷으로 남았다.
Photo by RYU KYUNG YOON
헤어|이선영
메이크업|유혜수
배우 겸 모델 이호정 & 디자이너 백지훈
배우로서의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모델 이호정은 2년 전 제이백 쿠튀르 쇼룸을 처음 찾았을 때가 생생하게 기억난다고 말한다. 스타일리스트 강국화와 함께 방문한 그날, 궁금해서 입어본 스커트와 블라우스를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게 구매하고 있었다는 것. “입어보니 핏과 소재 때문에 안 살 수 없었다”고 말하는 이호정은 그때부터 디자이너 백지훈과 가까워져 2016 F/W 시즌에는 제이백 쿠튀르의 이미지를 상징하는 뮤즈가 되었다. 백지훈은 2016 F/W 컬렉션 준비부터 이호정을 떠올리며 디자인했고, 그 룩들을 이호정이 입고 캠페인 이미지를 촬영한 것. 매달 만나 일상적인 얘기부터 새로운 컬렉션에 대해서도 자유롭게 대화한다는 둘에게 서로의 공통점이 무어냐고 묻자, 이호정은 이렇게 답했다. “유행을 맹목적으로 따르지 않고, 자신이 생각하는 아름다움을 주체적으로 풀어낸다는 점이 닮았죠”라고.
Photo by RYU KYUNG YOON
헤어|이선영
메이크업|정수연
- 컨트리뷰팅 에디터
- 이경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