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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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나화장품의 문화 공간 스페이스C가 개관 10주년을 맞았다. 10년을 자축하며 꺼내든 이야기는 당연하게도, 여성이다.

1. 니콜라 코스탄티노 ‛Trailer’2. 아네 카트린느 돌븐 ‛Madonna With Man and Bread’3,4. 전통 혼례에 사용하는 화촉과 목안.

1. 니콜라 코스탄티노 ‛Trailer’
2. 아네 카트린느 돌븐 ‛Madonna With Man and Bread’
3,4. 전통 혼례에 사용하는 화촉과 목안.

여성의 아름다움은 코리아나화장품의 오랜,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될 주제다. 지난 2003년 11월 개관한 문화 공간 스페이스C는 코리아나화장품의 아름다움을 향한 고민과 행보가 집약된 공간으로, 옛 여인들의 화장 및 생활 관련 유물을 보존하는 화장 박물관과 다양한 현대미술을 소개하며 대중과 소통하고자 하는 미술관으로 이루어져 있다. 올해 개관 10주년을 맞아, 스페이스C가 코리아나화장품의 시작과도 같은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든 건 이미 예견된 발걸음이었을지도 모른다.

먼저 코리아나 화장박물관에서는 10월 10일부터 시작된 전시 <꽃으로 태어나 보배를 품었네>가 내년 3월 29일까지 총 170일에 걸쳐 이어질 예정이다. 조선시대 여인들이 통과해온 결혼, 임신, 출산의 여정을 돌아보며, 자손을 잇는 것이 곧 도리이자 의무였던 그 시대 여성의 삶을 조명한다. 혼서지, 임신부적, 고추노리개, 배냇저고리, 금줄 등 과거 유물을 따라가다 보면, 과거는 물론 현재에 이르기까지 여성에게 희열인 동시에 고뇌로 와 닿는 결혼, 임신, 출산에 대해 깊이 바라보게 된다.

코리아나 미술관은 여성을 둘러싼 현재의 사회 문화적 담론을 시각적으로 펼쳐놓는 전시 <Tell Me Her Story>를 10월 17일부터 12월 14일까지 마련한다. 유고슬라비아 출신의 마리나 아브라모비치가 여성의 삶을 관통하는 공간 ‘부엌’을 주제로 펼치는 퍼포먼스 영상, 전통적인 성모자상의 포즈를 아주 현대적인 비즈니스 우먼이 재현한 아네 카트린느 돌븐의 ‛Madonna with Man’ 시리즈 등 국내외 아티스트 15명의 사진, 영상, 설치 작품이 대기 중이다. 역사적으로 소외와 차별을 겪어온 여성, 제도화된 시스템을 위반하는 여성, 여성이라는 한정된 틀을 벗어나 타자를 인정하고 배려하는 여성을 읽어 나가는 작품들 속에서 지금 이 순간 여성의 삶에 대해 깊게 고찰해볼 수 있는 기회다.

에디터
피처 에디터 / 김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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