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에도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무수한 트렌드에 지친 당신의 피로한 눈을 환기시키고 새로운 영감을 불어넣어줄 신선한 기획으로 무장한, 2013년 상반기 세계의 패션 전시들.
1. [Brian Adams: Exposed]
Oklahoma City, City Arts Center | 2013. 2. 26~5. 17
브라이언 애덤스의 ‘Heaven’은 듣는 순간 무릎을 칠 만큼 널리 알려진 곡이지만, 그가 데뷔 시절부터 프로 포토그래퍼로 활동해온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12년간 유명 매거진들과 함께 작업해온 결과물을 고스란히 담은 애덤스의 사진집 [Exposed]의 사진을 볼 수 있는 전시회가 모스크바와 함부르크에 이어 미국 댈러스, 오클라호마 시티, 텍사스 주 마파 등지를 순회할 예정이다. 엘리자베스 여왕부터 믹 재거, 핑크, 미키 루크, 에이미 와인하우스 등 그가 12년간 촬영해온 셀레브리티들의 사진들은 그의 음악만큼이나 깊은 여운을 남긴다.
2. [Mannequin : le corps de la mode]
Paris, Musée Galliera | 2013. 2. 1~5. 19
20세기 초, 드레스 장인들이 자신의 부티크에서 일종의 프레젠테이션을 하기 위해 시작된 ‘모델링’의 역사는 2013년 현재까지, 꽤 드라마틱한 변화를 거듭해왔다. 말 그대로 ‘마네킹’과 다를 바 없던 것에서 ‘패션 월드’를 이루는 거대한 한 축이 되었으니. ‘패션의 몸’이라는 제목으로 ‘모델’의 역사에 초점을 맞춘 이 전시가 궁금한 이유다. 헬무트 뉴튼, 기 부르댕, 닉 나이트, 코린 데이 같은 전설적인 사진가들의 오리지널 사진을 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일 듯.
3. [Arrrgh! Monstres de Mode]
Paris, Gaîté Lyrique museum | 2013. 2. 13~4. 7
이상하고, 기묘하며, 유혹적이고, 놀랍다! 알렉산더 매퀸, 마르지엘라, 월터 반 베이렌동크, 릭 오웬스를 비롯한 55명의 디자이너와 아티스트가 창조한 ‘괴물들’에 대한 감상이다. ‘아악! 패션 괴물들’이라는 이름으로, 아방가르드 패션을 보다 가볍고 유머러스한 코드로 조명한 흥미로운 기획전 소식. 괴물의 형상을 떠오르게 하는 프린트, 날것처럼 생생한 색감, 기괴한 형태 등 강렬한 이미지의 패션 판타지가 펼쳐진다.
4. [Shoe obsession]
Newyork, the Museum at FIT | 2013. 2. 8~4. 13
‘잇 백’을 넘어 여성들의 욕망을 가장 강렬하게 자극하는 패션 액세서리로 등극한 슈즈. 마놀로와 루부탱 같은 오랜 베스트셀러부터 니콜라스 커크우드나 샬롯 올림피아 같은 신생 하이엔드 슈즈, 아제딘 알라이아, 지방시, 프라다 등 콘셉추얼한 슈즈들을 선보여온 패션 하우스의 컬렉션 피스들과 아방가르드 슈즈 디자이너로 분류되는 케이 카가미와 노리타카 타테하나의 작품 등 21세기 슈즈 디자이너의 격전을 방불케 하는 ‘특별한’ 구두들을 집대성한 전시가 열린다. 더불어 다프네 기네스부터 주얼리 디자이너 린 반 등 유명한 슈즈 컬렉터들의 컬렉션까지 볼 수 있다니, 뉴욕 방문 계획이 있다면 ‘must go’ 리스트에 반드시 올려야 할 듯.
5. [Cindy Sherman: Early Works]
Firenze, Gucci Museum | 2013. 1. 10~6. 9
“컬렉터에게 있어 예술품을 소장한다는 것은 창조 작업에 긴밀히 연관됨을 의미한다”는 말을 남긴 PPR 그룹의 오너이자 억만장자 아트 컬렉터인 프랑수아 피노 회장의 3번째 현대 미술 기획전이 이탈리아 피렌체 구찌 뮤지엄에서 열린다. 성과 정체성에 대해 탐구하는 현대 사진작가이자, 포스트모더니즘의 대표 주자인 신디 셔먼의 초기작 전시가 그것. 셔먼이 학생 신분이던 1975년과 대학을 갓 졸업한 1976년에 작업한 3개 파트의 시리즈 작품들이 선보인다. 바로 옆 공간에서 열리애덤 구찌 아카이브와 역사를 담은 상설전 또한 놓치지 말 것.
6. [Fashioning Fashion]
Paris, Musée des Arts Decoratifs | 2012. 12. 13~2013. 4. 14
유럽 패션사를 통틀어 가장 화려하고 호사스러웠던 시기, 마리 앙투아네트와 바로크 시대의 드레스들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가 독일 베를린을 돌아 파리에 상륙했다. 1700~1915년까지 두 세기를 조명한 패션 전시가 파리 장신구 뮤지엄에서 열리는 것. 앤티크 딜러이자 고대 복식과 직물 컬렉터인 마틴 카머와 볼프강 루프, 두 사람의 컬렉션인 근대 유럽 남녀 복식과 액세서리를 통해 그 시대 상류층의 취향과 당대의 놀라운 복식 테크닉을 감상할 수 있다.
- 에디터
- 황선우
- 포토그래퍼
- 박종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