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연말, 파티가 줄을 이을 때다. 즐기고는 싶은데 왠지 석연치 않은 기분이 드는 까닭은 당신이 파티의 ‘감’을 잡지 못했기 때문.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파티 팁이 여기 있으니, ‘밑줄 쫙. 별표 땡땡’하시길.
입는다면 제대로, 롱 드레스
‘성장’을 해야 하는 파티는 당신에게도 찾아온다. 제대로 차려입어야 한다면 롱 드레스가 최선이다. 이것은 여자이기에 만끽할 수 있는 특권이니까. 셀레브리티들이 기꺼이 마루타가 되어 등장하는 시상식장을 통해 롱 드레스의 올바른 예와 NG컷을 체크하면 나만의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할 수 있다. 롱 드레스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키와 몸매의 특징이다. 가슴 사이즈나 골반의 크기에 따라 잘 어울리는 드레스가 다 다르니까. 마르고 볼륨이 적은 일자형 몸매라면 롱&린 실루엣을 선택하는 것이 옳다. 머메이드 형태나 가슴이 깊게 파인 튜브톱 형태의 드레스는 가슴이 크고 골반과 엉덩이 볼륨이 있는 사람에게 양보하자. 너무 굴곡진 몸매가 드러나는 것이 싫다면 뷔스티에가 달려 있어 허리는 꽉 조여주고 허리 아래부터는 드라마틱하게 퍼지는 던들 스타일의 드레스를 선택하면 된다. 또, 뻔한 새틴 드레스가 싫다면 톰보이 스타일에서 벗어나 좌중을 깜짝 놀라게 한 아기네스 딘처럼 속이 비치는 레이스 드레스에 보디수트를 입는 식으로 글래머러스한 변신을 시도해보는 것도 좋다. 액세서리는 메이크업과 헤어의 영향을 많이 받으므로 드레스를 결정한 뒤 헤어를 결정하고 메이크업의 농도도 결정한다. 그런 다음 목걸이, 귀고리, 뱅글, 반지, 클러치 등 액세서리의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고 과하지 않게 매치하는 방법이다.
절정의 컷을 위한 포즈
SNS를 통한 정보 공유 덕분에 파티 한 번 열리면 측근은 물론이요 사돈의 팔촌까지 다 알게 되는 세상. ‘나 너무 즐거워요’라고 자랑하기 위해 준비해야 하는 필수 요소는 바로 사진이다. 어색한 포즈는 ‘난 놀 줄 몰라요’ 하고 말하는 꼴이 될 테니 위의 끼쟁이들처럼 마음껏 즐기고 표현해야 함이 마땅하다. 공간을 적극 활용하거나 촬영하는 사진가를 반대로 찍는 듯한 포즈도 센스 있다. 당대 최고 파티 피플 아니랄까봐 야릇한 눈빛으로 다른 곳을 바라보는 린지 로한의 포즈는 그야말로 수준급, 악동 사진가 테리 리처드슨의 치켜든 엄지손가락은 그의 자유분방한 마인드를 보여준다. 스텔라 매카트니에게 진심 어린 키스를 하고 있는 폴 매카트니처럼 애틋한 장면은 파티장에서 더욱 빛을 발할 것이다.
머리로 말해요
세계인의 시선을 집중시킨 윌리엄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의 결혼식에서 패션학적인 측면으로 화제가 된 것은 바로 왕실의 ‘모자’였다. 아름다운 드레스는 그날의 주인공인 케이트 미들턴에게 맡기고 대신 자신의 룩보다 훨씬 화려한 모자를 통해 그들의 권위와 패션 감각, 축하의 의미까지 담은 것. 굳이 왕실 이야기까지 들먹이지 않더라도 평범한 의상에 헤어 장식 하나만 더하면 단번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할 것. 그걸 어떻게 증명할 수 있느냐고? 여기 이 여자들을 보면 알 수 있지 않나. 블링블링 콘셉트에 맞춰 작은 미러볼을 머리에 달고 등장한 안나 델로 루소나비 록 앞은 잘 안보일지라도 독특한 진주 장식 가면을 쓰고 나타난 미셸 하퍼처럼 말이다. 단, 소재나 색감을 옷과 맞춰 주는 센스가 필요하다. 또, 블랙을 입었을 경우 핫 핑크나 붉은색, 형광색의 헤어 장식을 더하면 단번에 베스트 드레서로 등극할 수 있다.
알뜰살뜰, 미니 드레스
당신이 실용성을 중요시하는 스타일이라면 미니 드레스를 추천한다. 이유는 바로 파티 웨어로서의 역할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요긴하게 쓰일 아이템이기 때문. 한 마디로 ‘버릴 게 없는’ 아이템. 주의할 점 또한 명백하다. 평소 자신의 스타일과 잘 어울리는 디자인을 고르는 것이다. 파티만 생각하고 골랐다가는 한 번 입고 다음 해가 될 때까지 옷장에 그대로 처박아둘 가능성이 높으니까. 게다가 한 번 입은 그 옷을 다른 파티에 입고 갈 리는 만무하다는 것을 기억할 것. 평소 러블리한 스타일을 즐긴다면 화려한 꽃무늬나 러플이 장식된 스타일을 고르고 평균 키와 평범한 외모 등 무난한 스타일이라면 강렬한 붉은색 드레스처럼 포인트가 될 만한 스타일을 고르도록 한다. 그래야 액세서리, 메이크업, 헤어 등 다른 것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신경 써야 할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슈즈. 드레스와 배색이 어울리는 것으로 선택하되 판단이 안 선다면 검은색을 신는 것이 안전하다. 단, 슈즈의 앞코가 매우 뾰족한 것으로 섹시한 느낌을 내거나 오픈토 스타일로 맨살을 살짝 드러내어 답답하게 느껴지지 않도록 한다. 다리를 드러내는 만큼 굽은 높을수록 좋은데 그것이 부담스럽다면 웨지힐이나 플랫폼 형태를 선택한다. 미니 드레스의 상큼 발랄함을 죽이는 롱부츠는 포기하자. 일상생활에서 신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흔들흔들 흔들어요
앉기도 힘들고 서 있자니 다리가 부러질 것 같은 고급스러운 갈라 디너보다 우리가 더 친밀하게 즐기는 파티가 바로 캐주얼한 클럽에서의 파티가 아닐까. 디제이의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고 맥주와 샴페인이 끊이지 않는 그런 공간 말이다. 이런 클럽 파티에서 당신이 기억해야 할 것은? 없다. 기억하지 않는 것이 정답. 오늘만큼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마음껏 취하고 몸을 흔드는 거다. 음악과 춤이 있는데 무엇을 망설인단 말이냐. 카메라가 찍든 말든 상관하지 말고 몸을 흔드는 알렉산더 왕이 모범 답안이다. 더욱이 몸을 잘 흔들 줄만 안다면 평상복에 가까운 편안하고 캐주얼한 티셔츠나 원피스도 멋진 클럽 룩으로 대접받을 수 있으니 무엇이 걱정이랴.
우리 잘 어울려요
대개 파티는 혼자 가기보다는 여럿이 몰려 간다. 아니면 현장에서 삼삼오오 만나 그룹을 이루기 마련. 절친과의 근사한 커플 룩은 윈-윈 효과를 일으키며 단숨에 두 사람을 감각적인 파티 피플로 등극시켜준다. 그렇다고 쌍둥이 자매처럼 같은 옷을 입는 것은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니 조심! 커플 룩의 조건은 의외로 간단하다. 소재, 색감, 스타일 중 딱 한 가지만 통일시키는 것. 블랙 앤 화이트가 고르게 배색된 매니시한 수트와 여성스러운 원피스 룩의 매치는 세련된 남녀 커플에게 적용하기에 좋은 예. 반짝이는 펄감을 살린 미니 드레스 커플 룩은 발랄함을 부각시키기에 좋다. 스텔라 매카트니와 돈독한 관계인 새라 제시카 파커는 비슷한 길이의 미니 드레스와 업 스타일의 헤어스타일로 비슷한 듯 다른 묘한 커플 룩을 선보였는데 이러한 룩은따 ‘로 또 같이 ’전략 또한 누릴 수 있는 고도의 스타일 비법이다.
- 에디터
- 패션 에디터 / 김한슬
- 포토그래퍼
- 엄삼철, WWD/MONTROSE, courtesy of HER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