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의 2021 리조트 컬렉션 | 더블유 코리아 (W Korea)

집에서 즐기는 리조트

2020-10-08T23:59:38+00:002020.10.09|FASHION|

전염병 사태 이후 온라인을 통해 만난 2021 리조트 컬렉션. 패션이 ‘집’을 키워드로 삼은 최초의 컬렉션이라 할 만했다.

한때 지구상에서 가장 멀고 이국적인 여행지를 찾아 리조트 컬렉션을 선보이던 패션 하우스의 연례행사가 올해는 대부분 온라인으로 소개되었다. 현실을 반영해 안전하게 제작된 룩북, 패션 필름, 소셜미디어용 콘텐츠는 트렌드를 제시하기보다는 고전적이고 클래식한 패션을 새삼 조명한다. 런웨이의 혁신, 패션의 진보적인 정신은 잠시 고개를 숙였다. ‘건강’ ‘안전’ 같은 지금 가장 중요한 두 화두가 패션계를 점령한 것이다. 하지만 리조트 컬렉션은 항상 실험, 도발보다는 대중의 평균적인 요구 사항에 초점을 맞춰 디자인되었다. 간단한 니트 셋업, 목가적인 드레스, 줌 콜에 어울릴 법한 화려한 네크라인, 심지어 이브닝웨어까지(지금의 이브닝웨어란 옷을 차려입고 외출할 이유가 조만간 다시 생길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고 있는 사람을 위한 것이다). 그렇다고 이번 리조트 컬렉션을 그저 집에서 즐겨야 할까? 우선 머리부터 발끝까지 프린트로 가득 찬 룩은 소셜 미디어에서 시선을 사로잡기에 무척 근사한 대안이 되기에 충분하다.

밤의 가운

11월까지 파티가 재개되기를 바라는 사람들에게 좋은 소식. 발렌티노, 지암바티스타 발리, 발맹은 모든 형태의 반짝거림을 최대로 동원해 파티의 흥을 돋울 준비를 마쳤다. 메트갈라 같은 대형 행사도 연기에 이어 취소를 결정한 마당에 드레스가 조명받을 기회는 있을까? 줌 콜을 통해서라면 가능하다.

카우치 드레스

집과 회사를 오가던 일상이 소파와 주방 사이를 오가는 삶으로 바뀐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에르뎀, 유돈초이, 발렌티노의 드레스를 집에서 입는다고 가정한다면 세상에서 가장 우아한 홈드레스 차림이라 할 것이다. 외출도 고려하지만, 소파에 자리 잡고 넷플릭스를 보기에도 충분히 편안한 텐트같이 커다란 드레스는 겨울 옷장의 일순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코티지 치즈 드레스

빵 굽기, 스웨터 뜨개질하기, 작은 홈가드닝. 소박한 귀농 생활처럼 여겨지겠지만, 이는 밀레니얼 세대가 집에서의 자급자족을 위한 활동이다. 전원적인 삶의 지향은 목가적인 흰 드레스를 소환했다. 특히 가브리엘라 허스트의 지속 가능한 소재로 만든 면 드레스는 이 시기를 위한 최고의 선택이다. 자연을 존중하는 마음이 가장 중요한 때가 아닌가.

프린트 공화국

소셜미디어에서 친구, 팔로어, 팬들의 관심을 사로잡으려면? 빙글빙글 나선형 줄무늬가 독특한 JW앤더슨의 드레스, 손목과 발목까지 꽃무늬, 타이다이, 줄무늬 같은 각종 프린트로 가득 채운 구찌, 발렌시아가, 발맹처럼 아찔한 프린트의 향연이 정답일 것이다.

네크라인의 재구성

본디 쇄골이 드러나는 네크라인은 유화 초상화를 위해 만들어졌다. 2020년의 네크라인이란 줌 화상회의를 위한 것일지도 모른다. 캐롤리나 헤레라살바토레 페라가모의 그래픽적인 블레이저, 데이비드 코마의 관능적인 커팅의 드레스는 물론 빅토리아 베컴우아한 백리스 톱도 눈여겨볼 만하다.

니트 비트

머리부터 발끝까지 니트 구성은 그다지 새롭지는 않지만, 집에서 보낼 시간이 늘어난 우리에게는 더없이 알맞을지도. 2021 S/S 시즌 남성복을 주름잡은 스웨트 셋업에서 더욱 나아가 샤넬, 질샌더, 보테가 베네타의 니트는 집에 머물며 아늑함을 느낄 수 있는 훌륭한 선택지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