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트, 카메라, 액션! 지난 3월 15일, 제98회아카데미 시상식이 치러졌다.
2025년 한 해 동안 영화계가 거둔 성취를 결산하는 눈부신 무대. <더블유>는 이 뜨거운 시즌의 중심에서 우리가 사랑한 영화들, 그리고 우리를 놀라게 한 배우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매년 가장 선명한 궤적을 남긴 이들을 포착해 아카이빙하는 화보 프로젝트, ‘베스트 퍼포먼스’다. 올해는 스크린 뒤의 세계, 한 편의 영화가 완성되는 전 과정을 충실히 따라가봤다.

한 해 동안 최고의 연기를 보여준 배우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더블유>의 특별 프로젝트 ‘Best Performances’가 올해도 그 막을 올린다. 15년의 역사를 쌓아온 이 특별한 기록을 위해 포토그래퍼 타이론 레본(Tyrone Lebon)은 한층 과감한 계획을 세웠다. 직접 한 편의 영화를 제작하는 동시에, 그 제작 과정의 주요 순간을 스틸 사진으로 포착하기로 한 것이다. 레본은 대형 촬영 스튜디오로 할리우드 스타들을 소환했고, 그들을 단 한 번도 상상해본 적 없는 낯선 장면과 파격적인 의상 속에 몰아넣으며 나흘간 사투를 벌였다. 이번 작업의 핵심은 완성된 필름만큼이나 ‘영화 제작’이라는 지난한 과정 그 자체, 즉 결과물 뒤편에서 벌어지는 온갖 일에 바치는 오마주다.
이 거대한 서사를 완성하는 절대적 요소는 역시 배우들이다. 첫날, 촬영장의 공기를 바꾼 건 <센티멘탈 밸류>의 두 주역, 엘르 패닝(Elle Fanning)과 레나테 레인스베(Renate Reinsve)였다. 포토그래퍼의 기묘한 디렉션에 따라 패닝은 섬뜩한 간호사로 변모했고, 레인스베는 반짝이는 피 웅덩이 속에 머리를 누인 아름다운 시체가 되었다. BDSM을 소재로 한 파격적인 로맨스 <필리온>에서 서늘한 감정선을 보여준 알렉산데르 스카르스고르드(Alexander Skarsgård)는 온몸에 실제 불꽃을 피워 올리며 클래식한 액션 히어로의 전형을 재현했다. 배우들이 직접 캐릭터에 입체적인 변주를 꾀한 순간도 놓칠 수 없다. <부고니아>에서 외계인으로 의심받는 CEO를 연기한 엠마 스톤(Emma Stone)은 시체를 끌고 가면서도 기이할 만큼 천진난만한 표정을 지어 보였고, <센티멘탈 밸류>의 가부장 스텔란 스카르스고르드(Stellan Skarsgård)는 앤디 워홀을 연상시키는 화려한 드래그 퀸으로 변신해 현장을 압도했다.
본격적인 촬영에 앞서, 모든 배우는 신인 시절의 초심으로 돌아가 오디션을 보듯 폴라로이드 카메라 앞에 섰다. 여기에는 반세기 전 데뷔한 살아 있는 레전드이자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에서 여전히 압도적 존재감을 드러낸 숀 펜(Sean Penn)도 기꺼이 동참했다. 그와 함께 호흡을 맞춘 할리우드의 신예 체이스 인피니티(Chase Infiniti)는 리무진 뒷좌석에 앉아 지금 가장 뜨거운 라이징 스타의 면모를 가감 없이 드러냈다. 영화 <제이 켈리>에서 실제 자신의 모습이기도 한 ‘A급 배우’를 연기하는 조지 클루니(George Clooney)는 턱시도 차림으로 시사회 직전의 긴장감을 연출하며 할리우드의 상징다운 아우라를 증명했다. <송 썽 블루>에서 비극과 환희의 진폭을 오간 케이트 허드슨(Kate Hudson)은 자신과 똑 닮은 수많은 금발 대역 사이에 둘러싸였다. 이번 프로젝트에 이름을 올린 이 거물급 배우들에게도, 자신과 비슷한 수만 명의 경쟁자 틈에서 공개 오디션을 전전하던 찬란하고도 치열한 시작의 순간이 분명 존재했을 테니까.
한편, 배우들이 지닌 본연의 카리스마를 오롯이 포착하는 일에도 집중했다. 영화 <블루문>의 작사가 로렌즈 하트를 연기하며 수려한 외모를 잠시 내려놓은 에단 호크(Ethan Hawke)는 다시금 특유의 서늘하고도 쿨한 아우라를 드러냈다. <프라이빗 라이프>에서 유창한 프랑스어 연기를 선보인 조디 포스터(Jodie Foster)는 빈티지 레드 메르세데스의 운전대를 잡은 채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했다. 때로는 정직하고 단순한 초상만으로도 서사는 완성된다. <나의 사적인 예술가>의 그레타 리(Greta Lee)가 아무런 장치 없이 그저 카메라를 응시하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시선을 완벽히 압도하듯이 말이다.
2025년의 할리우드는 장르를 불문하고 경이로운 작품들을 쏟아냈다. 관객의 마음을 깊숙이 파고든 그 영화적 성취 앞에서, 결국 <더블유>는 우리만의 독창적인 영화를 만들기로 했다. 설령 그것이 기존의 어떤 카테고리로도 정의할 수 없는 낯선 장르일지라도 말이다.
Chase Infiniti 체이스 인피니티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One Battle After Another)>

대부분의 배우가 스포트라이트를 쫓아 긴 여정을 떠날 때, 체이스 인피니티(Chase Infiniti)는 단 한 번의 기회로 목적지에 도달했다. 올해 25세인 그녀는 폴 토머스 앤더슨의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로 장편영화에 데뷔하며 단숨에 화제의 중심에 섰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숀 펜 등 쟁쟁한 거물들 사이에서도 그녀는 놀라울 만큼 침착했고, 특유의 날것 그대로의 에너지는 작품의 강력한 엔진이 되었다. 오스카를 비롯한 주요 시상식의 후보로 지명되며 그 존재감을 증명한 그녀는 이제 Hulu 오리지널 드라마 <핸드메이즈 테일>의 후속작 <증언들>로 향한다. 이 거침없는 행보는 그녀의 성공이 우연한 돌풍이 아닌, 견고한 커리어의 서막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딸로 출연했다. 함께 작업하기 전 <타이타닉>을 봤나?
당시에는 <타이타닉>을 보지 않은 상태였지만 이후에 찾아서 봤다. 그렇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언제나 <캐치 미 이프 유 캔>이었기에, 눈앞에 프랭크 애버그네일 주니어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심장이 두근거렸다.
감독 겸 각본을 맡은 폴 토머스 앤더슨은 캐스팅 소식을 어떻게 전해주었나?
굉장히 무심하게 말하더라. 4일간 가라테 집중 훈련을 마친 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갑자기 ‘참, 그 역할은 당신이 하게 됐어요’라고 하더라. 그러고는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다음 이야기를 이어갔다.
첫 출연 작품은?
운이 좋게도 10세 때부터 배우가 되고 싶다는 걸 깨우쳤지만, 첫 작품은 2024년에 공개된 Apple TV+ 오리지널 드라마 <무죄추정>이었다.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는 두 번째 작품이다.
노래방 애창곡은?
노래방에 가본 적이 없지만, 영화 <하이스쿨 뮤지컬> 노래를 부를 것 같다. 정말 좋아하는 영화인 데다 잭 에프론과 코빈 블루에게 빠졌으니까. 저스틴 비버의 팬이기도 했다. 원래는 노래에 관심이 많았고, 뮤지컬을 전공했다.
나만의 비밀 능력이 있다면?
평행주차를 꽤 잘한다. 특히 시카고 도심에서 주차하려면 평행주차 기술은 필수다. 공간이 아주 조금밖에 없어도 어떻게든 차를 끼워 넣을 수 있다. 여러 번을 왔다 갔다 하더라도 결국 성공시킨다.
Benicio Del Toro 베니시오 델 토로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One Battle After Another)>, <페니키안 스킴(The Phoenician Scheme)>

40년 연기 인생의 베니시오 델 토로(Benicio del Toro)는 특유의 거친 목소리와 절제된 움직임만으로 화면을 장악하는 독보적인 존재다. 25년 전 영화 <트래픽>으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이후 그는 블록버스터와 작가주의 영화를 넘나들며 견고한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작년 웨스 앤더슨의 신작 <페니키안 스킴>에서 화려한 산업가 ‘자자 코르다’로 변신, 기묘한 국제 추격극의 정점에 섰고, 동시에 폴 토머스 앤더슨의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에서는 거친 추격전 속 적들에 맞서는 ‘센세이’ 역을 맡아 골든글로브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결이 다른 두 거장의 세계를 자유롭게 유영하는 이 58세 배우의 행보는 그가 가진 무한한 스펙트럼과 여전한 현역으로서의 역량을 증명한다.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모든 게 전화 한 통으로 시작됐다. 폴 토머스 앤더슨 감독이 직접 전화를 걸어 영화에 출연할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고, ‘당연히 하겠다’고 답했다. 폴은 늘 함께 작업하고 싶은 사람 중 하나였다. 이후 그가 레퍼런스로 유도복을 입은 호랑이가 그려진 포스터 사진을 보내줬다. 내 캐릭터 이름은 세르히오 세인트 카를로스, 일명 ‘센세이’다. 그 이미지를 보자마자 ‘한번 해보자’고 말했다. 폴의 카메라는 배우를 따라간다. 배우가 자신의 경험과 해석을 캐릭터에 담아내길 기대하는 스타일이다. 레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나는 정말 많은 비전문 배우들과 함께 합을 맞춰야 했는데, 그게 우리 둘을 더욱 끈끈하게 만들어줬다. 우리가 모범을 보여야 했기 때문이다. 비전문 배우들은 일단 몰입하면 날것의 연기를 보여주기 때문에 조금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2025년에 선보인 또 다른 작품으로는 웨스 앤더슨 감독의 <페니키안 스킴>이 있다. 웨스의 경우, 배우가 카메라를 따라간다. 연극하는 것과 조금 비슷하다. 음악으로 비유하자면 웨스와의 작업은 재즈에 가깝다. 스타일은 다르지만, 둘 다 ‘진실’을 원한다는 점에서는 같다. 진부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페니키안 스킴>에서의 의상도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의상 디자이너 밀레나 카노네로는 진정한 거장이다. 스모킹 재킷과 슬리퍼를 착용하는 순간, 마치 팝업 북 속으로 들어간 듯한 기분이 들었다.
처음부터 배우를 꿈꿨나?
아니, 농구 선수가 되고 싶었다. 농구는 나를 방황하지 않게 붙잡아준 유일한 것이었으니까. 대학 시절, 학점을 쉽게 따보려는 속셈으로 연기 수업을 들었다. 설마 망치기야 하겠나 싶었는데, 웬걸. 망칠 수도 있더라. 배우로서 처음 들은 칭찬은 ‘죽은 연기를 잘한다’였다. 첫 영화는 <빅 탑 피-위>였고, 내가 맡은 역은 개 얼굴을 한 소년 ‘듀크’였다.
배역을 따내기 위해 거짓말을 한 적도 있나?
다른 나라 출신이라고 속인 적은 있다. 어느 나라 출신이라고 거짓말했는지는 비밀이다.
Emma Stone 엠마 스톤
<부고니아(Bugonia)>

엠마 스톤(Emma Stone)과 영화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만큼 기묘하고 매혹적인 협업을 이어가는 듀오는 드물다.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2018)부터 아카데미를 거머쥔 <가여운 것들>(2023)까지, 이들은 급진적 변신을 통해 꾸준히 영역을 확장해왔다. 신작 <부고니아>에서 두 사람은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실험을 더욱 거세게 밀어붙였다. 한국의 컬트 명작 <지구를 지켜라!>를 원작으로 한 이번 작품에서 냉혹한 CEO로 분한 스톤은 자신을 외계인이라 믿는 음모론자들에게 납치당한다. 그녀는 역할을 위해 실제 삭발까지 감행하며 파격적인 헌신을 보여주었다. 스크린 속 강렬한 존재감을 내뿜는 그녀를 보고 있노라면, 엠마 스톤이라는 존재 자체가 정말 이세계에서 온 것은 아닐지 의심하게 될 정도다.
이번 화보 촬영에서 피투성이 시체를 끌어달라는 요청도 기꺼이 응해주었다.
내 머릿속 설정은 이랬다. 일단 이 남자를 죽였다. 잠시 딴청을 피우다 보니, ‘아 맞다!’ 하며 시체를 치워야 한다는 사실이 그제야 기억난 거다.
<부고니아>는 외계인과 음모론을 다룬다. 실제 당신은 외계인 혹은 유령의 존재를 믿나?
유령을 직접 본 적은 없지만, 늘 어디에나 그들이 존재한다고 느낀다. 타인의 영혼일 수도, 혹은 나나 다른 이들이 저지른 과거의 실수들일 수도 있다. 가끔은 허공에 대고 ‘괜찮아요. 난 당신을 환영해요’라고 소리 내어 말하기도 한다. 아마 일종의 정신병적 증세일지도 모르겠지만, 뭐 어떤가. 난 배우니까.
안타깝게도 당신이 존경하던 배우 다이앤 키튼이 지난해 세상을 떠났다.
지금도 그 사실을 떠올리면 울컥한다. 그녀는 언제나 나의 길잡이였고, 영웅이었다. 무엇보다도 내가 아닌 남이 되려하지 않는 법을 가르쳐준 사람이다. 집부터 패션까지, 그녀의 모든 것이 유일무이했고, ‘다이앤’ 그 자체였다. 나에게 가장 큰 깨달음을 주었고, 있는 그대로의 나로 존재하는 것이 가장 가치 있는 일이라는 사실을 가르쳐주었다. 다이앤같은 사람은 다신 없을 것이다.
가장 좋아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솔트레이티 시티의 진짜 주부들(The Real Housewives of Salt Lake City)>. 젠 샤가 뉴욕에서 선고를 받던 날, 그
녀를 한 번이라도 보고 싶어서 영하의 날씨에 오빠와 함께 2시간이나 밖에서 기다렸다. 카메라에 잡힌 그녀의 체포 장면은 정말 대단했다. 브론윈 뉴포트얘기도 빼놓을 수 없다. 현실에서 그녀처럼 입는 사람이 정말 있을까? 놀라울 뿐이다. 어제도 에피소드 두 개를 몰아서 봤다. 보트 여행을 가는 장면에서 브론윈이 구명보트를 허리에 두르고 있는데, 그게 그녀의 세일링 룩의 일부더라. 모든 게 코스튬 같다. 정말 좋아한다.
제니퍼 로렌스와 함께 코미디 인형극 <머펫 쇼>의 캐릭터 ‘미스 피기’의 영화를 준비 중이라고 들었다. 혹시 미스 피기를 연기하는 건가?
세상에, 그건 미스 피기에게 할 수 있는 가장 큰 모욕이다. 그런 식으로 그녀의 이름이 더럽혀지는 건 절대 용납할 수 없다. 내가 어떻게 ‘진짜 스타’를 연기하겠나? 그녀는 최고다. 나도 제니퍼도 미스 피기를 연기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비교도 안 된다. 맙소사, 내가 질문을 잘못 들은 건 아니겠지? 미스 피기는 미스 피기가 연기해야 한다.
Renate Reinsve 레나테 레인스베
<센티멘탈 밸류(Sentimental Value)>

배우를 그만두려던 레나테 레인스베(Renate Reinsve)는 요아킴 트리에의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2021)로 칸 여우주연상을 거머쥐며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신작 <센티멘탈 밸류>에서 그녀는 유명 감독인 아버지와 복잡한 관계를 맺는 배우 ‘노라’를 연기한다. 불안하고 냉소적인 노라는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의 ‘율리에’가 더 어둡고 성숙하게 성장한 모습처럼 느껴지는데, 이는 실제 두 사람이 작업 당시 율리에의 미래를 상상하며 심은 ‘작은 씨앗’에서 비롯된 설정이다. 이 세밀한 연기로 레인스베는 첫 골든글로브 후보에 올랐으며, 영화는 아카데미에서 장편 국제영화상을 받았다.
<센티멘탈 밸류>에서 맡은 인물의 이름이 ‘노라’다. 헨리크 입센의 희곡 <인형의 집>에 등장하는 ‘노라’를 떠올리게 하는데, 의도된 설정이었나?
좋은 질문이다. 의도한 건 아닌 것 같지만, 영화 속 집 자체가 하나의 캐릭터처럼 기능하기 때문에 잠재적 연결점은 있어 보인다. 스칸디나비아 사람이라면 입센이나 베리만의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리 DNA의 일부이니까.
극 중 ‘노라’는 오래전 가족을 떠난 아버지(스텔란 스카르스고르드)가 자신을 모델로 썼다는 시나리오의 주연 제안을 단칼에 거절한다. 실제 당신도 감정적인 이유로 작품의 출연을 고사한 적이 있나?
배역을 선택하는 건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다. 결국 내 일부가 될 무언가에 온전히 뛰어들어야 하니까. 만약 어떤 역할이 내가 처한 상황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면, 두려움을 느끼기도 한다.
이번 화보에서 피 웅덩이 속 시신을 직접 연기했다.
죽음과 섹스는 영화에서 중요한 요소다. 죽은 상태로도 계속 ‘살아 있는’ 아름다운 시신들이 있다. <트윈 픽스>의 ‘로라 파머’가 대표적인 예다.
가장 좋아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러브 온 더 스펙트럼(Love on the Spectrum)>을 좋아한다. 첫 시즌은 세 번이나 봤다. 사랑이란 것이 얼마나 복잡한지 잘 보여주는데, 출연자들이 생각하는 것을 그대로 말한다. 그 솔직함이 무척 자유롭게 느껴진다. 타인이 사랑의 복잡함을 겪는 모습을 보면 오히려 조금 더 이해하기 쉬워지기도 한다.
미신을 믿는 편인가?
유명 호텔인 ‘샤토 마몽’에 묵으려 한 적이 있는데, 문이 저절로 열리곤 해서 결국 장소를 옮겼다. 6층이었는데, 그 층에서 그런 일이 계속 일어났다. 문손잡이가 혼자 돌아가고, 비명 같은 소리도 들렸다. 다른 사람들은 여러 차례 머물면서도 아무 일 없었다는데, 나는 바로 나왔다.
기억에 남는 상처가 있나?
스텔란 스카르스고르드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스카(상처)’다. 우리는 서로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편이다. 함께 테킬라를 마시는 일마저도 일종의 게임처럼 즐긴다. 그를 정말 좋아한다.
배역을 따기 위해 거짓말한 적도 있는지?
거짓말을 못하는 편이다. 금방 들통이 난다. 얼굴도 빨개지고. 거짓말을 하면 바로 티가 나서 몇 초 안에 상대가 알아차린다.
Sean Penn 숀 펜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One Battle After Another)>

폴 토머스 앤더슨이 연출한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에서 숀 펜(Sean Penn)은 강경한 군국주의자 ‘록조’ 대령으로 분해 놀라운 악역 연기를 펼쳤다. 이민자 구금 시설을 관리하는 그는 좌파 혁명가 집단과 대립하며 거대한 파장에 휩쓸린다. 2021년 <리코리쉬 피자> 이후 다시 만난 두 사람의 인연은 수십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펜은 이번 작업을 통해 연기에 대한 오랜 회의감을 털어냈다고 고백했다. 분노와 유머를 오가는 그의 강렬한 열연은 그를 아카데미,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 수상으로 데려갔으며, 영화는 작품상을 수상하는 성과를 거뒀다.
폴 토머스 앤더슨과는 어떻게 처음 인연을 맺게 되었나?
아주 오래전부터 알고 지냈다. 친형이 그의 초기작 두 편의 음악 작업을 맡았다. 1990년쯤 형이 전화를 걸어 ‘영화를 하나 만든 젊은 감독 친구가 있는데, 조언 좀 해줄 수 있냐’고 묻더라. 지금 돌아보면, 그건 마치 내 형이 나더러 전설적인 감독 존 휴스턴에게 전화를 걸어 조언 좀 해주라고 말한 것이나 다름없는 우스꽝스러운 상황이었다. <리코리쉬 피자>에 출연하기 전에도 함께 작업할 뻔한 적이 있다. <펀치 드렁크 러브>에 출연해보겠느냐는 연락을 받았는데, 애덤 샌들러의 역할을 제안받은 건 아니었다.
<리코리쉬 피자>에서 배우 윌리엄 홀든을 모티프로 한 ‘잭’역할을 멋지게 소화했다.
내 얼굴이 좀 부어 있긴 했지만, 칭찬 고맙다. 매력적인 영화였다. 특히 브래들리 쿠퍼를 볼 때면 절로 웃음이 나더라. 그러다 폴이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의 시나리오를 보낼거라는 얘기를 들었는데, 실제로 받았을 때는 여행 중이었다. 밤늦게 샤워를 마치고 아직 물기가 남은 상태로, 그냥 도입부만 훑어보려 했다. 그런데 알몸인 채로 앉아서 한참을 웃었고, 또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폴은 항상 완전히 다른 세계를 보여준다. 속으로 생각했다. ‘좋아, 이번엔 여기까지 가는군!’
작품 속 군인 역할을 맡았는데, 특별히 준비한 부분이 있었다면?
개인적인 경험 덕분에 군대 문화에 꽤 익숙한 편이다. 따로 준비했다기보다는, 이번에는 그저 ‘입 다물고 방해하지 말자’는 마음이었다.
본인은 강아지와 고양이 중 어느 쪽에 가까운 사람인가?
강아지 쪽이다. 하지만 약간 거리를 두는 성향도 있다. 밥 딜런은 ‘나는 붙잡기 힘든 사람이 아니라, 붙잡을 수 없는 사람’이라고 했다지. 무리 짓는 건 딱 질색이다. 소수의 사람만 곁에 두는 게 편하다. 그러면서도 강아지처럼, 누가 뼈다귀 하나만 던져줘도 쉽게 정신이 팔리기도 한다. 지금은 그걸 좀 고쳐보려고 노력 중이다.
한동안 연기에 회의를 느끼는 듯 보였는데, 최근 좀 달라진 것 같다.
마지막으로 연기를 즐긴 시기가 18년 전, 영화 <밀크>를 찍었을 때다. 결국 중요한 건 지금 내가 흥미를 느끼는 작업에 참여하고, 나를 놀라게 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이더라. 폴의 영화 덕분에 지금은 다시 즐겁게 연기를 하고 있다. 그러지 못하더라도 언제든 돌아갈 장소가 있긴 하다. 바로 목공과 서핑이다.
Stellan Skarsgård 스텔란 스카르스고르드
<센티멘탈 밸류(Sentimental Value)>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감초였던 스텔란 스카르스고르드(Stellan Skarsgård)의 정수는 언제나 스칸디나비아 영화에서 증명되어왔다. 덴마크-노르웨이 출신 감독 요아킴 트리에와 협업한 <센티멘탈 밸류>가 그의 커리어 사상 가장 뜨거운 찬사를 끌어낸 것 역시 필연에 가깝다. 올해 일흔넷을 맞은 그는 이 작품으로 생애 첫 아카데미 노미네이트와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 수상이라는 정점을 찍었다. 극 중 소원해진 두 딸의 삶에 난입해 관계 회복을 시도하는 괴팍한 노년 감독으로 분한 그는, 실제 여덟 자녀 중 네 아들이 배우인 아버지로서의 내공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감독 역을 맡으며 가장 먼저 ‘복수’를 떠올렸다는 그의 농담처럼, 이번 성취는 그의 노련한 해석과 스칸디나비아 영화 특유의 깊이가 맞물린 완벽한 결과물이다.
<센티멘탈 밸류>에서 영화감독을 연기했다. 실제로 알고 지낸 감독들을 참고하기도 했나?
감독 역할을 맡는다고 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건 ‘복수’였다. 이건 감독들을 마음껏 놀릴 수 있는 기회니까! 하지만 극 중 캐릭터는 사적인 삶보다 현장에서 훨씬 더 섬세한 감수성을 보여줘야 하는 인물이었다. 그 지독한 불균형이 이 캐릭터의 핵심이다.
현실에선 7남 1녀의 아버지다. 극 중 당신이 맡은 캐릭터는 딸들과 무척 복잡한 관계에 놓여 있는데, 실제 당신도 딸을 향한 마음이 좀 더 복잡한 편인지 궁금하다.
전혀. 아이들의 성별 따위는 단 한 번도 신경 써본 적 없다.
처음부터 배우를 꿈꿨나?
배우가 될 생각은 전혀 없었다. 외교관이 되어 전 세계를 누비며 평화를 전파하고 싶었으니까. 16세에 TV 시리즈에 출연하면서도 여전히 외교관을 꿈꿨다. 하지만 18세에 그 꿈을 접고 전업 배우가 됐다. 사실 일흔이 넘은 지금도 더 나이가 들면 뭐가 될지 모르겠다.
<센티멘탈 밸류>를 볼 때 감정이 북받치기도 하는지?
나 자신이 연기한 것에 스스로 눈물 흘리지는 않는다. 나를 울리는 건 찰리 채플린의 <시티 라이트> 같은 영화다. 가난한 남자가 눈먼 여자를 사랑하고, 그녀를 치료하기 위해 돈을 모은다. 결국 그녀가 다시 앞을 보게 되었을 때, 남자가 부자가 아니란 사실을 알게 된다. 그녀를 구한 사람은 가난한 떠돌이였던 것이다. 모든 것이 너무 우아하고 진심이 담긴 작품이라 눈물이 난다.
정말 싫어하는 행동이나 말이 있다면?
요리사가 음식에 초를 쳤을 때. 치즈와 파스타, 후추가 전부인 카초에 페페처럼 단순한 파스타를 주문했는데, 난데없이 루콜라나 발사믹 식초를 끼얹어 내올 때가 있다. 무언가를 더해야 한다고 믿는 모양인데, 정답은 오히려 ‘빼는 것’에 있다. 이건 대부분의 일에 적용되는 은유이기도 하다. 연기도 마찬가지다. 덜어내는 것, 단순함이 중요하다.
Kate Hudson 케이트 허드슨
<송 썽 블루(Song Sung Blue)>

케이트 허드슨(Kate Hudson)은 실화 바탕의 영화 <송 썽 블루>를 통해 커리어 사상 가장 강렬한 얼굴을 꺼내 보였다. 닐 다이아몬드 헌정 밴드 ‘라이트닝&썬더’로 활동한 사디나 부부의 비극적 서사를 다룬 이 작품에서, 그는 휴 잭맨과 호흡을 맞추며 날것 그대로의 감정을 쏟아낸다. “휴가 제 앨범을 듣고 감독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저를 추천했다더군요.” 허드슨의 설명이다. 배역을 위해 7kg을 증량하고 80년대식 스타일 속으로 뛰어든 그는, 평소의 엄격한 루틴을 버리고 ‘자신을 제한하지 않는’ 파격을 택했다. 그 결과 마흔여섯의 허드슨은 생애 세 번째 골든글로브 노미네이트라는 정점에 올라섰다.
영화 <송 썽 블루>의 중심에는 팝 가수 닐 다이아몬드가 있다. 특별히 아끼는 곡이 있나?
‘I Am…I Said’를 가장 좋아한다. 사실 영화에 캐스팅되기 전까지 닐 다이아몬드의 음악을 잘 몰랐다. 뒤늦게 여러 곡을 찾아 듣고 나서 엄청나게 많은 작품을 남긴 아티스트라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 다이아몬드의 노래에서는 전부 기쁨이 느껴진다. 심지어 슬픈 곡조차도 희망적인 감정을 담고 있다. 영화 역시 그런 정서를 잘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됐는데, 극 중 가족은 연이어 비극을 겪는다. 실제 인물인 클레어를 만나본 적 있는가?
이 가족이 겪은 일은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땐 ‘이게 전부 실화일 리 없다’고 생각했을 정도니까. 촬영장에서 클레어를 만났는데, 정말 멋진 사람이었다. 그녀를 연기할 수 있어서 행운이었다.
이번 역할을 위해 체중을 늘렸다고 들었다.
아주 즐거운 촬영이었다. 식단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됐으니까. 부드러운 인상을 주기 위해 7kg 정도 체중을 늘렸다. 마침 연휴 시즌이라 타이밍도 완벽했고, 운동도 거의 하지 않았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자면, 자신을 절제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할 때의 삶도 좋다.
실존 인물을 연기한 건 이번이 처음인가?
영화 <올모스트 페이머스>의 ‘페니 레인’도 실존 인물이었다. 카메론 크로우 감독이 알고 지낸 여러 여성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캐릭터지만, 분명한 실존 인물이며 실제 페니 앤 트럼불을 만나보기도 했다.
유년 시절을 보낸 집에서 다시 살고 있다고 들었다.
맞다. 어머니가 팔았던 옛집을 20년 전쯤 다시 사들였다. 지금은 아이들이 내가 쓰던 방을 쓰고 있다. 원래 누구의 집이었는지 아나? 1931년 <프랑켄슈타인>을 연출한 감독 제임스 웨일의 집이었다. 올드 할리우드의 역사가 고스란히 배어 있는 곳이다.
Elle Fanning 엘르 패닝
<센티멘탈 밸류(Sentimental Value)>

엘르 패닝(Elle Fanning)은 요아킴 트리에 감독의 2021년 아카데미 후보작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을 본 수많은 관객과 마찬가지로 작품에 완전히 매료되었다. 자신이 사랑한 작품을 연출한 감독이 후속작 <센티멘탈 밸류>의 출연진으로 그녀를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당연히 망설일 이유는 없었다. “대사가 단 한 줄이라도 무조건 출연했을 것”이라는 그녀의 겸손과 달리, 패닝에게는 극의 핵심인 ‘레이첼’ 역이 돌아갔다. 유명 감독과 그의 딸 사이의 묘한 삼각관계에 휘말리는 인물을 연기하며, 패닝은 실제 삶이 어떻게 예술로 박제되고 변형되는지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메타적인 열연을 펼친 패닝은 이 작품으로 골든글로브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으며, 작품은 총 8개 부문 노미네이트라는 비평적 성취를 거뒀다.
이번 화보를 위해 간호사 분장을 했다.
완전한 ‘캔디 스트라이퍼(Candy Striper·간호 보조 봉사생)’ 모드였다. 어린 시절의 베이비시터를 독살하기 위해 간호사로 위장한 인물이라는 설정도 줬다. 카메라 쪽으로 몸을 기울일 때 최대한 광기 어린 눈빛을 지어 보였다.
<센티멘탈 밸류>에서 노르웨이 영화에 출연하기 위해 오슬로를 찾은 미국인 배우를 연기했다. 실제로도 오슬로에서 촬영이 진행됐다고 들었다.
그렇다. 극 중 캐릭터처럼 나 역시 미국 배우로서 처음 오슬로를 방문했다. 묘한 겹침이 반복되는 현장이었는데, 재밌는 건 사람들이 나를 노르웨이 사람으로 착각했다는 거다. 다들 내게 다가와 노르웨이어로 말을 걸곤 했다. 가끔은 나도 모르게 노르웨이 사람인 척 연기하며 받아주기도 했다.
현실을 그대로 옮긴 듯한 장면이 많이 등장한다. 가령 당신이 연기한 ‘레이첼’은 영화제에서 처음 등장한다.
실제 칸 영화제에는 여러 번 가봤다. 한번은 칸에 가느라 고등학교 졸업 파티도 놓쳤지만, 대신 그곳에서 파티를 열심히 즐겼다. 맨발로 춤을 추는데, 바닥에는 깨진 유리가 널려있었다. 매니저가 아직도 그 이야기를 한다. 내가 그 사이를 피해 다니며 춤을 췄다고. 그런데 한 군데도 베이지 않았다.
스타를 보고 얼어붙은 적이 있나?
몇 년 전 메트갈라에서 카디 비를 보고 감탄한 나머지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신발이 너무 커서 그대로 고꾸라져 넘어졌다. 카디 비가 주변인들 사이에서 갑자기 거대한 여자 한 명이 쓰러지는 걸 본 셈이다. 나를 보고 괜찮냐고 물어보더라.
후회되는 패션 스타일이 있다면?
앞머리를 시도한 적이 있다. 클립으로 고정하는 가짜 앞머리였다. 금발이라 머리카락 색을 맞추기가 힘들었고, 결국 내 머리 위에 얹은 커다란 부분 가발처럼 보였다.
George Clooney 조지 클루니
<제이 켈리(Jay Kelly)>

조지 클루니(George Clooney)는 영화 <제이 켈리>에서 세계적 배우인 동명의 캐릭터를 연기하며 별다른 분석이 필요 없었다고 농담한다. “메소드 연기였죠.” 64세의 클루니는 노아 바움백 감독의 제안이라면 대본도 읽기 전 “무슨 작품이든 예스”라고 답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바움백과 에밀리 모티머가 공동 집필한 이 영화는 점차 명성을 잃어가는 할리우드 아이콘 ‘제이’의 여정을 비춘다. 촬영장과 레드카펫을 오가는 그의 화려한 일면 뒤에는 소원해진 딸들과의 관계, 명성으로도 가릴 수 없는 고독한 성찰이 자리한다. 언뜻 이 설정은 수명이 얼마 남지 않은 무비 스타, 클루니 자신에 대한 자조적 풍자처럼 읽히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제이가 겪는 결핍과 고립이 자신의 현실과는 전혀 닮지 않았다고 명확히 선을 긋는다.
<제이 켈리>에서 유명 영화배우를 연기하는 게 부담스럽진 않았나?
메소드 연기였다! 사람들이 ‘실제 본인 이야기 아니냐’고 묻는지 이제야 이해가 간다. 하지만 시나리오를 읽을 때만 해도 그렇게 느끼지 못했다. 극 중 인물은 인생에서 너무 많은 실수를 저질렀고, 가족과도 단절된 상태다. 나는 그렇지 않다. 그는 돈을 주고 산 친구들뿐이지만, 나에겐 그런 관계가 없다. 이제라도 돈을 좀 줘야 하나 싶긴 하지만 아직 그러진 않았다.
아직도 촬영 첫날이면 긴장하는가?
항상 긴장한다. 64세가 된 지금도 여전히 ‘내가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갖는 건 꽤 근사한 일이다. 브로드웨이 연극 <굿나잇 앤 굿럭>을 할 때도 매일 밤 긴장했다.
9세의 이란성 쌍둥이를 둔 아빠다. 아이들은 할로윈을 좋아하는가?
할로윈은 아주 큰 명절이다. 작년에 아들은 배트맨 분장을 했다. <배트맨>을 본 적도 없는데 말이다. 아빠가 배트맨이었던 걸 알고 있냐고 물으면 항상 ‘아니’라고 답한다. 결국 최근에 영화를 보여줬다. 어른들에겐 그리 훌륭하지 않아도 어린아이에게는 딱 맞는 영화라 아주 좋아하더라. 참, 딸은 마녀로 변신했다. 공주 같은 건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오히려 사악한 마녀가 되는 쪽을 선호한다.
첫 키스의 장소는 어디였나?
고향인 켄터키주 오거스타의 한 교회 뒤편이었다. 열한 살때인데, 그 친구와 관계가 오래가진 않았다. 열한 살들은 금방 마음을 바꾸니까.
당신에 관한 의외의 사실 하나, 물건을 잘 고친다는 얘기를 들었다.
가난하면 자연스럽게 배우게 된다. 자동차 수리도 할 줄 알고 바느질도 한다. 한번은 친구와 이탈리아 남부의 외딴곳으로 바이크 여행을 갔다가 친구가 차에 치이는 사고가 났다. 숲에서 대나무를 구해 번지점프용 코드로 다리 부목을 만들었다. 나는 늘 어떻게든 살아남는 타입이다. 아마 무인도에 떨어뜨려도 살지 않을까.
Ethan Hawke 에단 호크
<블루문(Blue Moon)>

에단 호크(Ethan Hawke)와 리처드 링클레이터가 <비 포 선라이즈> 이후 30년 만에 아홉 번째 협업작 <블루문>으로 돌아왔다. 호크는 ‘My Funny Valentine’의 작사가로 잘 알려진, 천재적이지만 고통에 시달리는 작사가 로렌즈 하트를 맡아, 생애 가장 쓸쓸한 하룻밤을 연기한다. 영화는 옛 파트너 리처드 로저스의 뮤지컬 <오클라 호마!> 개막 파티가 열린 뉴욕 사르디스 레스토랑을 배경으로, 술에 취해 무너져가는 하트의 궤적을 쫓는다. 호크는 하트의 대표곡들처럼 위트와 비애가 공존하는 입체적인 얼굴을 그려냈으며, 이 열연으로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영화 <블루문>에서 천재적이지만 자기파괴적인 작사가 로렌즈 하트를 연기했다. 가장 아끼는 로저스 앤 하트의 곡이 있나?
과거 영화 <본 투 비 블루>에서 쳇 베이커를 연기한 적이 있는데, 그 시절 재즈를 아는 사람이라면 쳇의 커리어가 로저스 앤 하트의 곡으로 가득하다는 걸 알 거다. 당시 영화에서 ‘My Funny Valentine’을 직접 불렀기에 그 곡과는 인연이 깊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가장 로맨틱한 곡이라고 생각한다. 하트의 가사는 완벽한 하이쿠 같다. 문장의 전환이 대단히 매혹적이고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흐른다.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이 아주 오래전 이 시나리오를 보냈다고 들었다.
대사가 면도날처럼 날카로웠다. 묘하게 로저스 앤 하트의 노래처럼 우울함과 즐거움이 공존하더라. 링클레이터에게 전화를 걸어 정말 좋다고 했더니, 그가 그러더군. ‘자네는 아직 이 역을 맡을 수 없어. 여전히 여자들이 자네와 자고 싶어 하거든! 조금 더 기다려보자고.’ 그렇게 10년 넘게 시나리오를 다듬었고, 마침내 그가 다시 전화를 걸어왔다. ‘어젯밤 지미 팰런 쇼에 나온 자네를 봤어. 이제 <블루문>을 찍을 준비가 됐군.’ 농담 같지만 농담이 아니었다.
첫 영화 배역은 무엇이었나?
14세 때 찍은 <컴퓨터 우주 탐험>이다. 상대 배우는 리버 피닉스였다. 고등학교 생활에서 갑자기 떨어져 나와 할리우드 촬영장에 있는 건 몸과 영혼이 분리된 듯한, 환각 여행을 하는 기분에 가까웠다. 영화는 흥행에 크게 실패했는데, 열다섯 살 소년의 자존감에 큰 타격을 입혔다. 다행히 다음 작품인 <죽은 시인의 사회>가 믿음을 회복시켜주었다. 내 인생의 완벽한 전환점이었다.
본인은 강아지와 고양이 중 어느 쪽에 더 가깝나?
나를 아는 사람이라면 모두 강아지라고 답할 거다. 나는 수더분한 편인데, 솔직히 말하면 이런 내 성향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항상 쿨한 사람이 되고 싶었으니까.
배역을 따기 위해 없는 기술을 있는 척한 적도 있는가?
내가 좋아하는 일화가 있다. 누군가 워런 비티에게 동성애 경험이 있냐고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이렇게 말해두죠. 좋은 배역을 위해서라면 테네시 윌리엄스와 잠자리를 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까 ‘할 수 있는 척’은 내 직업의 일부라는 뜻이다.
Greta Lee 그레타 리
<나의 사적인 예술가(Late Fame)>

그레타 리(Greta Lee)는 지금의 스포트라이트를 전혀 예상치 못했다. 브로드웨이 뮤지컬로 데뷔해 <걸즈>, <러시아 인형처럼> 같은 TV 드라마에서 존재감을 알린 그녀는 2023년 셀린 송 감독의 <패스트 라이브즈>를 통해 커리어의 결정적 분기점을 맞이했다. 10여 년의 내공 끝에 거머쥔 골든글로브 노미네이트는 시작일 뿐이었다. 이후 전방위적 행보를 이어갔고, 2024년 Apple TV+ 오리지널 시리즈 <더 모닝 쇼>로 에미상 후보에 오르며 연기력을 증명했다. 레드카펫 위 글로벌 패션 하우스의 앰배서더로서도 독보적인 아우라를 뽐내는 그는 최근 <나의 사적인 예술가>에서 스타를 꿈꾸는 배우 ‘글로리아’를 연기했다. 그녀는 이 작품을 두고 ‘개인적으로 깊이 와닿은 작품’이라 설명하며, 배우로서 맞이한 이 비현실적인 전성기를 담담히 통과하고 있다.
<나의 사적인 예술가>와는 어떻게 인연이 닿았나?
잔드라 휠러가 하차한 덕분이다. 잔드라를 사랑하지만, 이렇게 말하고 싶다. ‘잔드라, 잘못된 선택이었어. 대체 무슨 생각이었던 거야!’ 이 역할은 하늘에서 꽃가루가 쏟아지는 것처럼 내게 왔다. 내가 연기한 ‘글로리아 게이너’는 예술적인 삶을 갈망하는, 뼛속까지 ‘디바’ 그 자체인 인물이다.
또 한 명의 할리우드 디바, 라이자 미넬리가 연상되기도 한다.
그녀를 정말 사랑한다. 영화 <카바레>는 나에게 큰 영향을 준 작품이고, 연기의 기준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었다. 모든게 덧없고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예술가로 산다는 게 무엇인지 고민하던 차에 이 역을 만났다. ‘글로리아’는 여전히 배고프고 한 방을 기다리는 인물이지만, 실제의 나는 수십 년 만에 <패스트 라이브즈>로 그 ‘한 방’을 맞이했다. 역사적으로 여성 배우들이 은퇴를 고려할 나이에 정반대의 상황이 펼쳐진 거다. 마치 공상과학 영화 같은 일이다. 멋지고 꿈만 같지만, 동시에 얼떨떨하기도 하다.
최근 미디어에서 패션 아이콘으로 급부상했다.
어떤 기사에서 스웨터를 반쯤 걸치고 길을 걷는 내 사진을 썼더라. 다들 ‘숄처럼 연출하다니, 시크하다’고 생각한 모양인데, 사실 그날 나는 그냥 정신이 좀 없었을 뿐이다.
타투가 있나?
별로인 타투가 몇 개 있다. 손가락에 여성 심벌을 새겼는데, 거의 지워져서 지금은 그냥 원처럼 보인다. 힐러리 클린턴이 대선에서 졌을 때 새긴 거다. 개인적으로 타투는 좀 별로여야 제맛이라고 생각한다. 허리 쪽에는 하트 안에 한국어로 ‘사이코패스’라고 적힌 타투도 있다. 아이들이 맨날 놀린다. 혹시 레이저 제거 잘하는 곳 알면 소개 좀 해달라.
본인은 강아지와 고양이 중 어느 쪽에 더 가깝나?
고양이다. 사실 고양이를 질색하지만 성향은 그쪽이다. 최근에 깨달은 건데, 배우라는 직업은 BDSM 테스트에서 말하는 ‘브래티 서브(제멋대로 구는 복종자)’와 비슷하다. 관련 퀴즈를 풀어봤더니 ‘97% 바닐라(평범한 취향)’라는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왔지만 말이다. 강아지는 순종적이고 충실하지 않나. 나도 그렇긴 하지만, 사실 속마음은 좀 못된 구석이 있는 것 같다.
Jodie Foster 조디 포스터
<프라이빗 라이프(A Private Life)>

영미권을 대표하는 가장 뛰어난 배우에 조디 포스터(Jodie Foster)의 이름을 빼놓을 수 있을까. 아카데미상 2회, BAFTA 3회 수상 경력으로 완벽한 명성을 자랑하는 그녀가 프랑스 영화 <프라이빗 라이프>의 주연을 맡으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영화에서 포스터는 파리지앵으로 살아가는 미국인 정신과 의사로 등장하며, 한 내담자의 죽음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사설탐정이라는 또 다른 삶과 깊이 얽힌다. 작품은 작년 칸 영화제 비경쟁 부문에서 처음 공개되었으며, 포스터는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는 강렬한 연기를 선보이며 큰 찬사를 받았다. 예순셋의 포스터는 이번 역할을 준비하며 느낀 긴장감이 오히려 캐릭터의 신경질적인 면모를 더욱 날카롭게 만들어주었다고 말한다.
프랑스어로 영화를 찍는 게 긴장되지는 않았나?
9세 때부터 프랑스어를 배웠다. 뉴욕에서 프랑스식 교육 과정을 따르는 국제학교 리세 프랑세(Lycée Français)를 다녔는데, 당시 고음의 목소리를 가진 여성들에게 언어를 배운 탓에 프랑스어를 할 때면 내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진다. 덕분에 이번 캐릭터는 훨씬 여성스러운 분위기를 띠게 됐다. 나는 늘 허스키한 목소리로 알려져 있었는데 말이다. 어릴 때는 ‘허스키’라고 불리기도 했다.
다른 언어로 연기한다는 점이 연기 방식에도 영향을 줬을까?
두려움이 컸다. 혹시 잘못 말하면 어쩌지 하는 생각 때문에. 내가 맡은 역할은 파리지앵에 대한 환상을 가진 정신과 의사다. 당연히 멋진 의상이 필요했고, 프랑스어를 쓴다는 점까지 더해지면서 완전히 새로운 인물을 만나게 된 기분이었다.
영화에 유령 같은 존재가 등장한다. 실제로도 믿는 편인가?
물론이다. 믿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나. 기분 좋은 미신 같은 걸 믿는 편이다. 축구 경기를 볼 때면 응원하는 팀의 상징색을 맞춰 입는 식으로.
촬영 현장에 있을 때 가장 행복한가?
나만의 창작 주기가 있다. 평범한 일상을 즐기다가도, 어느순간 몸이 근질거리며 영화 제작에 집착하게 된다. 새벽 3시에 일어나 4시까지 현장으로 달려가는 생활이 시작되는거다. 그러다 모든 시간을 영화에 뺏기고 있다는 생각에 분개할 즈음 크랭크업 파티를 맞이한다. 다시 평범한 일상을 갈망하게 되고, 그러다 또 지루해지는 식이다.
몸에 흉터가 있나?
사자에게 물린 자국이 있다. 9세 무렵인데, 사자가 나를 물어 올리고 흔들다 바닥에 떨어뜨렸다. 영화 촬영 중 겪은 가장 무서운 경험이었다. 엉덩이 양쪽에 선명한 송곳니 자국이 남았다. 사자의 입에 물려 공중에 떴을 때 스태프 모두가 도망치는 광경이 보였다. 조련사가 ‘놔!’라고 소리치자 사자가 나를 뱉어내더군. 퇴원하자마자 현장으로 돌아가 그 사자와 다시 촬영을 마쳤다.
나를 울게 만드는 영화는?
일상에서는 잘 울지 않는다. 극장 안, 어둠 속이 내가 유일하게 우는 장소다. 조금 부끄럽지만 <사랑과 영혼>을 보고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다.
Alexander Skarsgård 알렉산데르 스카르스고르드
<필리온(Pillion)>

알렉산데르 스카르스고르드(Alexander Skarsgård)는 배역과 상관없이 자신을 온전히 장면 안으로 던지는 배우다. 이번 ‘베스트 퍼포먼스’ 화보를 위해 몸에 불을 붙이는 시늉을 할 때나, 영화 <필리온>에서 순진한 청년을 BDSM(지배와 복종의 성적 취향)의 세계로 이끄는 바이크 갱 리더 ‘레이’로 변신할 때나 그의 태도는 견고하다. 지난해 칸 영화제 각본상 수상작인 <필리온>은 정반대의 인물들이 관계를 통해 확장되는 과정을 당혹스러울 만큼 솔직하고 따뜻하게 그려낸다. 그가 장난기 가득한 레드카펫 룩으로 큰 화제를 모은 작년 칸 영화제의 일화부터 이번 작품에 매료된 이유, 그리고 대배우 스텔란 스카르스고르드의 아들로 보낸 유년 시절을 가감 없이 들려주었다.
<필리온>은 BDSM 로맨틱 코미디다. 흥미를 느꼈나?
초기 시놉시스는 이랬다. ‘벽화처럼 존재감 없던 콜린이 폭주족 리더 레이를 만나 기묘한 관계를 시작한다.’ 시나리오 첫 페이지를 읽자마자 매료됐다. 상대역인 해리 멜링과는 촬영 이틀 전 처음 만났다. 극 중 격렬한 레슬링 장면이 있어 그 연습을 하며 통성명을 했는데, 엉덩이가 훤히 드러난 레슬링 유니폼을 입고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 꽤 근사하더라.
영화 속 의상이 상당히 파격적이다.
처음에는 게이 바이커 문화라서 핀란드 예술가 톰 오브 핀란드의 스타일을 따라가지 않을까 생각했다. 물론 그런 스타일도 좋아하지만, 이번 의상은 좀 더 실용적인 쪽에 가까웠다. 작년 칸 영화제에도 캐릭터의 연장선에 있는 차림으로 참석했다. 평범한 블랙 턱시도를 입고 가는 것이 지루하게 느껴져서 레드카펫 룩에 파격적인 가죽 아이템을 더해보고 싶었다. 그런데 실제 영화에 출연한 영국의 게이 바이커 모터사이클 클럽(GBMCC) 멤버들도 영화제에 하네스를 포함한 여러 아이템을 착용하고 왔더라.
처음부터 배우를 꿈꿨나?
아니다. 아버지가 배우이긴 하지만, 나는 배우를 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7세 때 감독인 아버지 친구분이 영화에 출연할 아역을 찾고 있었고, 마침 내가 근처에 있어서 참여하게 됐다. 그러다 13세에 연기를 그만두고 8년 정도 공백기를 가졌다. 뒤늦게 촬영장의 즐거움이 떠올라 뉴욕 연기 학교에 진학했고, 몇 년 뒤 영화 <쥬랜더>를 통해 미국에서의 첫 배역을 따냈다.
꿈은 영어로 꾸나, 아니면 스웨덴어로 꾸나?
영어로 꾼다. 악몽은 스웨덴어로 꾸고. 누군가를 괴롭히는 꿈에는 스웨덴어가 더 잘 어울리니까.
파티를 즐기는 편인가?
좋아한다. 8남매 중 장남이다. 우리 집은 늘 영화 세트장처럼 혼란스러웠다. 앞집엔 조부모님이, 위층엔 삼촌 부부가 살았고, 늘 기괴한 사람들과 성대한 저녁 파티가 이어졌다. 사춘기 시절 내 간절한 꿈은 아버지가 회색 슈트를 입고 서류 가방을 든 채 사무실로 출근하는 것이었다. 정작 아버지는 이상한 토트백이나 들고 다녔지만. 우리 가족이 평범하지 않다는 게 싫었고, 그저 남들 틈에 섞이고 싶었다.
- 에디터
- Lynn Hirschberg
- 포토그래퍼
- Tyrone Lebon
- 스타일리스트
- Sara Moonves
- 스타일 디렉터
- Allia Alliata di Montereale
- 헤어
- Jawara for L’Oréal Professional at Art Partner
- 메이크업
- Lauren Parsons for Sisley Paris at Art Partner
- 네일
- Jolene Brodeur for Dazzle Dry at the Wall Group
- 세트
- David White at Streeters
- 코디네이터
- Frank Lebon
- 촬영 디렉터
- André Chemetoff
- 총괄 프로듀서
- MARION ZAPHIRATO AT DOBEDO REPRESENTS
- 프로덕션
- AP STUDIO, INC
- 총괄 프로듀서
- ALEXIS PIQUERAS
- 프로듀서
- ANNELIESE KRISTEDJA
- 프로덕션 매니저
- HAYLEY STEPHON
- 포토 어시스턴트
- PHOEBE SALMON, MAX HAYTER, DAVID KATZINGER, BAILEY BECKSTEAD
- 세컨드 AC
- HOLDEN MILLER
- 세컨드 유닛
- ROBBIE CORRAL, LAWRENCE HAYMES
- 세컨드 유닛 어시스턴트
- JADE ROUSE
- 조명 감독
- MICHAEL AMBROSE
- 조명 부감독
- ROB REAVES
- 조명 프로그래머
- BRIAN FISHER
- 조명 스태프
- PEZ ZEE, BILLY COLEMAN III
- 조명 어시스턴트
- ABHISHEK TATA, WILL COLEMAN IV, AND LIAM SERWIN
- 조명팀 드라이버
- ANGEL GONZALES
- 그립 감독
- DON REYNOLDS
- 그립 부감독
- PAUL GIACALONE
- 드라이버
- HYDOUK HONARCHIAN, JOEL BYSTROM
- 달리 그립
- ADAM (DONNIE) CARDENAS, JOHN REYNOLDS
- 음향
- JEAN PAUL ROBELOT, GABE LINKIEWICZ
- 카피라이터
- CARMEN HALL
- 필름 현상소
- COLOR&BLACK&WHITE, FOTOKEM
- 패션 마켓 에디터
- TORI LÓPEZ
- 패션 어시스턴트
- TYLER VANVRANKEN, CELESTE ROH, KALEY AZAMBUJA, MARISSA DIAZ, ANTONINA GETMANOVA, MAKAYLA GODDEN, HALEIGH NICKERSON, JACOB NORTON, LAUREN MARRON
- 프로덕션 코디네이터
- NINA SU, MALICA CHEHRZAD, MIRANDA DOS SANTOS
- 프로덕션 어시스턴트
- MAYA BERGMAN, MARK CHECHE, COSIMA CROQUET, KYLE DEKKER, JB HOLMQUIST, BRANDON JOHNSON, ARIANA KRISTEDJA, MOOSE KRUPSKI, SAMMI KUGLER, ALAN KROHN, RICH MONTEIRO, LEX VAUGHN, PATRICK WETTON, LANCE WILLIAMS, HENRI WUILLOUD
- 헤어 어시스턴트
- MARVIN TARVER, REMY MOORE, DENISSE VILLALVAZO GUTIERREZ, KELSIE DAILY
- 바버
- DREW RUSH, NICHOLAS SUHR
- 메이크업 어시스턴트
- LARA WEIDMANN, MADDIE CHAMBERLAIN, CLAIRE BROOKE, IONA MOURA, YUI OGAWA
- 특수 분장
- GAGE MUNSTER, MARCEL BANKS
- 네일 프로듀서
- MICHELLE SAUNDERS
- 네일 어시스턴트
- PILAR LAFARGUE
- 세트 아트 디렉터
- CIARA HALPIN
- 세트 아트 어시스턴트
- MELISSA MCCLINTOCK
- 세트 데코레이터
- NANCY MCILVANEY
- 세트 드레서
- BRYAN CLARK
- 세트 어시스턴트
- PHIL DOUCEDAME, SAM HINDLE, SASKIA KIVILO, CHRIS PIGOTT
- 특수효과 리드
- MARK NOEL
- 리드맨
- COLLIN LEBRASSEAUR
- 화염 스턴트 대역
- CHRIS PATTON
- 화염 안전 담당
- DUANE BURKHART, HENRY KINGI JR
- 화염 스턴트 코디
- TROY ROBINSON
- 케이트 허드슨 대역
- CHRISTIE CLAUDE AT PHOTOGENICS L.A., MOLLY CODY, ALI COLLIER AT VISION LOS ANGELES, JENSEN FAIRCHILD AND ZOE ROSE INFANTE AT L.A. MODELS, KATHLEEN HOWES, MEGAN BLAKE IRWIN AND LILLY MOREAU AT INDUSTRY MANAGEMENT, NIKKI STROMBERG, MARION ZAPHIRATO
- 엑스트라 캐스팅
- SHAY NEILSEN AT LALALAND
- 테일러
- IRINA TSHARTARYAN, GAYANE MNASTAKANYAN, GOHAR AVAGYAN AT SUSIE’S CUSTOM DESIGNS
- 스페셜 땡스
- PARAMOUNT STUDIOS, STACY MANZANET, SCOTTY DALRYMPL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