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와 감자 팩, 전해 내려오던 민간 요법의 진실

박은아

엄마 말 들으면 피부도 좋아져요.

초여름 밤의 시원한 오이 팩

@thv

엄마가, 혹은 이모가 냉장고 문을 열고 오이 하나를 꺼내 툭툭 잘라 얼굴에 올리는 장면은 과거 드라마에서도 단골로 등장하던 씬이었습니다. 정겹고 친숙하죠. 그런데 그게 단순히 시원해서였을까요? 사실 오이 팩에는 생각보다 훨씬 정교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오이는 95%가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어, 얼굴에 올리는 것만으로도 즉각적인 수분 공급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진짜 비밀은 나머지 5% 안에 있습니다. 오이에 함유된 비타민C와 카페인산은 모두 항산화 성분으로, 자외선으로 인한 피부 손상을 억제하고 주름 생성을 방어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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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오이 팩이 특히 유효한 이유는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오이는 팽창한 혈관을 수축시키는 냉각 효과가 있어 눈의 붓기를 가라앉히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한여름 자외선에 달아오른 피부에 차가운 오이 조각을 올렸을 때 즉각적인 시원함과 함께 홍조가 가라앉는 것을 느꼈다면, 그것은 단순한 냉각 효과가 아니라 오이 속 항염 성분이 실제로 작동한 결과라는 사실! 그리고 오이를 갈아 팩으로 만드는 것보다, 슬라이스로 잘라 그대로 얹는 방식이 비타민 C 파괴를 방지할 수 있어서 더 효과적입니다. 드라마 속 그 장면이 사실 꽤 근거 있는 뷰티 루틴이었던 셈이죠.

달아오른 어깨에 감자를 얹는 이유

@stephmandich

해변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다 어깨 피부의 살갗이 벌게져서 하얗게 피부가 다 벗겨졌을 때, 엄마가 강판에 감자를 갈아 얹어주던 기억이 있습니다. 당시엔 그냥 어른들의 민간요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사실 꽤 정교한 피부과학 위에 서 있었더라고요.

@stephmandich

자외선 화상은 피부 속 활성산소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키는 산화 스트레스 반응입니다. 피부가 벌겋게 달아오르고, 만지면 뜨끈하고, 다음 날 각질이 일어나는 것이 모두 이 연쇄 반응의 결과죠. 이때 생감자를 갈아 피부에 얹으면, 감자 속 비타민C와 항산화 성분이 이 산화 반응을 억제하는 방패 역할을 하며 염증을 가라앉히고 열감을 누그러뜨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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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크기 감자 150g 한 알에 비타민C 일일 권장 섭취량의 30%인 27mg이 담겨 있다고 하는데요. 새삼 놀랍지 않나요? 여기에 생감자의 낮은 온도가 피부 열감을 물리적으로 낮춰주고, 수분이 천천히 증발하면서 추가적인 냉각 효과까지 더합니다. 고급 쿨링 마스크팩이 하는 일을 감자 한 알이 동시에 해내는 셈입니다. 여름에 감자와 친해져야 할 이유, 이제 충분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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