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저민 프렝클린 효과’? 호감을 얻고 싶다면, 부탁하세요
누군가에게 잘 보이고 싶을 때, 우리는 대개 도와주려 합니다. 선물하거나, 배려하거나, 상대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는 식이죠. 하지만 심리학은 반대로 말합니다. 호감을 얻고 싶다면 오히려 부탁하라고 말이죠. 이 역설적인 현상을 ‘벤저민 프랭클린 효과’라고 부릅니다.
내가 도와준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 이유

이 이론은 실제 인물 벤저민 프랭클린의 경험에서 비롯됐습니다. 자신을 싫어하는 상대에게 프랭클린은 “당신의 희귀 서적을 잠시 빌려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부탁을 들어준 상대는 얼마 후, 책을 돌려받은 프랭클린에게 호의적인 행동을 보였죠. 그리고 프랭클린은 자신의 자서전에서 이렇게 썼습니다. “한 번 나에게 호의를 베푼 사람은, 다시 나를 도와줄 가능성이 높다.”
이후 1969년, 사회심리학자 두 명이 현상을 실험으로 입증했습니다. 참가자들에게 퀴즈를 풀게 한 뒤, 일부에게는 연구자가 “개인적으로 연구비가 부족하다”며 상금을 돌려달라고 요청한 것이죠. 실험 결과, 부탁을 들어준 사람일수록 연구자를 더 호감 있게 평가했습니다(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1969). 내가 도와준 사람을 더 좋아하게 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인간은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려는 존재이기 때문이죠. ‘내가 싫어하는 사람을 왜 도와줬겠어?’라는 의심어린 마음이, ‘사실 저 사람이 꽤 괜찮았던 거야’로 바뀌는 순간입니다.
신뢰와 관심을 부탁으로 표현하기

연애나 인간관계에서도 이 심리는 그대로 작동합니다. 작은 부탁은 단순히 의존이 아니라 신뢰의 표현에 가깝거든요. “당신이라면 믿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은근히 담고 있다고 볼 수 있죠. 부탁을 받은 상황에서 상대는 자신이 신뢰받고 있다는 느끼며, 자연스럽게 친밀감을 갖게 됩니다.
다만 모든 부탁이 통하는 건 아닙니다. 핵심은 ‘작고, 부담 없는 일’에 있거든요. 상대가 쉽게 도와줄 수 있는 영역에서 시작해야 하는거죠. 커피 취향을 물어보거나, 짧은 조언을 구하거나, 옷차림에 대한 피드백을 부탁하는 정도가 괜찮습니다. 작은 부탁을 통해 상대는 ‘내가 이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자기 효능감을 느끼고, 그 감정이 호감으로 전이될 수 있습니다.

결국 마음을 얻는 기술은 적당히 기대는 용기에서 시작되는 걸지도 모릅니다. 누군가에게 호감을 얻고 싶다면, 작은 부탁 하나를 건네보세요. 이를 계기로 두 사람 사이에 새로운 대화와 감정이 생겨날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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