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가나아트 한남에서 열리고 있는 앤드류 몽크리프의 개인전에서 주목해야 할 단 한 작품은 무엇일까?

“이번 앤드류 몽크리프의 개인전에서 주목할 작품은 작가가 자아 해체의 임계 지점에서 신체와 의식의 충돌을 포착한 작업, ‘Bardo’(2024)이다. ’바르도‘는 티베트 불교에서 죽음과 다음 생 사이, 존재가 전환을 겪는 과도기적 상태를 의미하는데 작가는 이를 단순히 차용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자아 소멸과 감각의 분열이라는 심리적 경험을 회화적 언어로 풀어냈다. 격렬한 붓질과 왜곡된 손의 제스처, 조각난 신체 형상은 몸이 하나의 완결된 실체가 아니라, 끊임없이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존재임을 드러낸다. 이처럼 ‘Bardo’는 분열과 흐름을 통해 인간의 고정된 이미지가 아닌 불안정한 존재 상태를 구현하며,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감각 사이의 균열을 탐색하는 하나의 통로로 기능함을 보여주는 대표작으로 꼽힌다.”
– 윤서인(가나아트 책임)
지금 가나아트 한남에서는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앤드류 몽크리프의 전시 <Moment Point>가 한창이다. 퀴어 정체성과 남성성 등 사회적인 주제를 바탕으로 작업을 펼치는 작가는 자신의 예술 여정에서 전환점이 된 신작 25점을 선보인다. 작업 초기, 그는 ‘몸’이라는 실체를 통해 사회가 정의한 남성성과 정체성의 기준을 해체하는 데 집중했다. 이후 내면의 감각과 인식 같은 근원적인 탐구로 관심이 이어져 독창적인 조형 언어를 구축해 냈다. 때문에 그의 회화에서는 시간의 단편을 거쳐, 신체가 해체되고 재조립된 모습의 인물들을 살펴볼 수 있다. 존재의 감각을 일깨우는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작품에 대해 가나아트 책임 윤서인이 말했다. 전시는 6/19까지.
- 글
- 홍수정(프리랜스 에디터)
- 사진
- 가나아트 한남